소나무의 삶의글

[45 : 삶의글] * 落 葉 (낙 엽) *

paxlee 2003. 12. 23. 09:23
빨갛고 노란 단풍잎이
찬 바람에 흔들이며
낙엽이란 이름으로
정든 나무가지를 떠나는
낙엽은
돌아서 눈시울을 적시며
한 없는 아쉬움을 가지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바람과 함께 떨어진데요.

소리없이 표정없이
가진것 모두를 버리고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하는
낙엽은
이른 봄부터 새순을 티우며
연초록의 작은 잎새에서
따스한 기온를 받으며
푸르름으로 짙으질 때
지루한 장마와 집중호우에도
나무와 함께 자라 왔어요.

이제 다시 찬바람이 부는 날
나무의 얼굴이며
성장의 견인차로
부지런히 살아왔는데
그 푸르던 잎새는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단장을 하고
나무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성장을 멈추고
파란잎새는
조금씩 색소를 잃으며
연초록으로 노란색으로
드디어 빨간색으로 갈아입고
얼굴을 붉히며
찬바람을 따라 떠나고 있어요.

겨우 한해를 살아 오면서
비 바람과 번개와 뇌성을 만나고
집중호우와 태풍이 불어와도
굳굳하게 견디어 왔는데,
찬바람이 분다고
찬바람이 가자 한다고
나무의 화려한 옷을
낙엽으로 떨쳐버리고
앙상한 나무를 그대로 두고
떠나야 하는 낙엽이래요.

낙엽도 나무도
인연이 다하여
서로 헤어져야 하는
마음은 아프겠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영욕과 욕심을 버리고
만나고 헤어지는
삶의 순수한 길에서
인간도 자연처럼
그렇게 순수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행복감을
누릴 수 있을 거에요.

헐벗은 나무는
추위에 떨면서
외로움과 싸우면서
겨울을 견디어야 한데요.
오늘은 비록 헤어져야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눈물을 삼키며
이별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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