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퍼온글

-* 자기 경영 30 *-

paxlee 2007. 3. 21. 22:29

"자기 경영(自己經營)"[30]

 

(주) 자기경영이란 글을 읽고 혼자 읽기가 아까워 여기에 소개하게 되었다.

오늘(3/21)까지 30회에 걸처 자기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서 그동안 관과하면서 소흘히 하였던 삶에 대한 태도와 생각들을 되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기경영은 자기개발에서 부터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을 증진시키면서 여유로운 삶을 위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10회 정도는 더 계속 자기경영에 대한 글을 싣으려고 한다.

-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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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상대를 알면 흥정이 쉽다.

 

물건 사는 법에 대한 글에서 이미 나는 판매자의 처지를 살펴보라 고 말한 바 있다. 나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부동산을 구입하건 간에 소유자가 누구인가, 왜 팔려고 하는가, 재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등을 최대한 파악한다. 심지어 경매 부동산의 경우에도 소유자에 대해 조사할 때가 있다. 7~8년전 거주 목적으로 일터와 가까운 지역에서 경매 아파트를 기다렸으나 6개월이상 물건이 나타나지 않아 중개업소를 통해 사기로 했다.

 

시기는 여름으로 택했다. 중개업소에 여름에 물건을 내놓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봄에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여름으로 넘어온 것이며 때문에 소유자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으므로 협상을 하는데 유리하다. 마침내 적당한 물건이 나타났고 나는 소유자 인적 사항을 파악하였다. 그 당시에는 주민등록이나 호적에 대한 법이 까다롭지 않았기에 조사에 별 문제도 없었다. 심지어 재산 상황도 파악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소유자는 50대 재력가였고 그 아파트에서 2년전 아내를 병으로 잃고 재혼을 했으나 같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런 경우 새로운 아내는 대개 전처가 살던 집에서 계속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빨리 이사 가고자 하는 것이 여자의 심리다. 그러나 재력가인 경우 돈에 쪼들려 헐값으로 집을 내놓을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사철에 집이 팔리지 않았으므로 그는 아내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고 내가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고 있을 것이다.

 

소유자가 처한 상황을 알고 난 뒤 어느 일요일 나는 그 집에 사람을 한 명 보냈다. 그 사람은 내 지시를 받고 이미 중개업소를 방문해 상담까지 마쳤으나 나와의 관계는 비밀로 했다. 일요일을 택한 이유는 집주인을 직접 대면하기 위해서다. 내가 그에게 준 임무는 단 하나. 집주인과 중개인이 있는 자리에서 계약금을 보이며 여러 가지 시장상황을 설명하면서 호가보다 7000만원을 깎아 계약하자 고 말하는 것이었다. 계약금은 물론 내가 준비하여 준 것이었다.

 

당연히 그 제안은 거절되었다. 하지만 내가 원한 것은 심리적 압박이었다. 실제 목표는 5000만원을 깎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당사자에게 직접 압박감을 주는 방법을 택해야지 중개업소를 통해 봤자 큰 효과가 없어 제3자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2주일 후 내가 직접 나섰다. 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집주인으로서는 2000만원을 더 받았다는 심리적 위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에게 심리적 위안을 갖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협상전략이다. (다음 회에 협상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혹자는 어떻게 그렇게 상대방의 처지를 이용해 먹을 수 있느냐고 비난할 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수천 만원짜리 게임을 즐겼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돈 한푼 안 생기는 컴퓨터 게임에 몰두한다.

 

■ 56. 성공하고 싶다면 협상능력 길러라.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이런 것도 읽을 정도로 유식하다고 자랑하려는 듯이 난해한 책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그런 흉내는 내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 하면 주저 없이 권하는 책이 있다. 미국의 명사회자 래리 킹의 절친한 친구 허브 코헨의 협상 이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른다. 미국에서도 한때 베스트셀러 반열에 속했으나 뉴욕 같은 곳에서만 그랬다. 왜 그럴까 책 중에는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스러운 책들이 있다. 읽고 나서 혼자서만 알고 있기를 바라는 심리가 생기는 책들 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당연히 별로 소문이 나지 않는다.

 

어느 주한 대사관의 상무관에게 이 책의 원서를 선물했더니 첫날은 그대로 읽었으나 그 다음날에는 책에 표지를 씌웠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몇 년 전 출판사가 교체된 것을 보면 잘 팔린 것 같지는 않으며 제목이 협상만으로도 세상을 얻을 수 있다 로 바뀌었지만 품절이므로 큰 도서관에 가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좀더 전문적인 내용은 김병국 변호사의 비즈니스 협상론 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훌륭한 책이다.

 

협상을 잘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올 1월 독일 지멘스그룹의 하인리히 폰 피레 회장은 주룽지 중국 총리와 사업수주를 위한 협상을 하다 빈 양복 주머니를 뒤집어 내보인 뒤 일어나 두 팔을 벌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더 이상 양보하기가 어렵다는 뜻. 그는 약 2분간 주머니를 뒤집어 보인 채 서 있었고 주 총리는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악수를 청했다. 1조원이 넘는 계약이 그렇게 체결된 것이다.

 

피레 회장은 당시 협상에 진전이 없어 묘안을 짜내야 했다 면서 빈 주머니를 내보이기로 작심하고 미리 주머니를 비워 뒀다 고 말했다. 나는 비행기를 10시간 이상 타고 외국에 가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미나 아프리카인 경우에는 비행기만 24시간 이상 타게 되는데 1등석이라고 해도 정신이 허리 멍텅한 상태로 도착하게 된다.

 

이런 경우 나는 현지 도착 후 적어도 10시간은 지난 뒤에야 사람들을 만났다.

 만약 상대방이 내가 도착한 즉시 미팅을 하자고 고집할 경우에는 상당한 경계심을 갖는다. 나의 허리 멍텅해진 정신상태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려는 의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의 배경 없이 홀로서기를 하면서 무릎이 수없이 깨지는 가운데 협상력을 길렀다.

 

사람 사이의 중요한 일은 사실 대부분 협상으로 결정된다. 얼마 전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유형을 설명한 이유 역시 협상이나 대화를 할 때 그러한 사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인간에 대한 여러 간접 경험이 필요한데 나에게는 최인훈 작가의 관념적 심리소설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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