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퍼온글

-* 자기 경영 32 *-

paxlee 2007. 3. 25. 15:30

 

"자기 경영(自己經營)"[32]

 

■ 60. 친구와 상품거래 할 때

 

친구와 거래할 땐 '마음'을 사고 팔라

 

나는 오징어 냄새가 싫어 극장에는 잘 안가는 사람이어서 영화 친구는 아직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신건강위원회는 친구는 가장 좋은 약 이라는 표어를 갖고 있다. 좋은 친구가 있는 암환자는 치료율도 높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좋은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도 있다 한다.

 

하지만 친구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 갈등의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다. 나는 가난했던 시절 친구네 집에 화장품이나 햄 같은 물건을 팔거나 친구동생을 가르치는 일자리를 얻어 생활고를 해결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주 껄끄러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먼저 물건을 판 경우, 파는 처지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파는 가격을 그대로 받으려고 했다. 사는 쪽에서는 다른 곳보다 싼 가격을 기대하였다. 때문에 어쩌다 500원이라도 더 받게 되면 바가지를 씌우는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 1000원 싸게 판 경우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친구 동생을 가르치는 것도 문제가 있었다.

 

성적이 오르지 않자 친구 집에서는 나를 교체하고 싶었지만 내 처지를 생각해 그대로 놔뒀다. 결국 1년도 안 가 나는 친구들을 찾아가는 그 어떤 일도 영원히 그만두었다. 내가 그때 배운 것은 친구와의 거래에서는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자금이 딸려 한정된 수량만 갖고 있었기에 이득을 남겨야 먹고 살 수 있었다.

 

여기서 갈등이 발생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파는 가격을 친구에게 그대로 받으면 언젠가는 욕을 먹는다. 세월이 흘러 내가 물건을 사게 되었을 때는 다른 곳에서 살 때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것보다 비싸면 안 산다)을 그대로 친구에게 지불하려고 했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다른 곳에 가서 사도 되는데 너에게 왔으므로 싸게 팔아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결국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파는 사람은 이게 원가이므로 이 금액을 지불해다오 해야 한다. 사는 사람은 다른 곳에서 사도 이 정도는 지불하여야 하므로 이 금액을 주겠다고 하면 된다. 서로 양보하다가 나는 장부를 보여주며 원가로 팔고 친구가 술 한잔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야 우정이 아름답게 지속된다.

 

한가지 더 부언하자. 파는 사람이 친구를 찾아 다니며 물건구입을 권유하게 되면 친구에게 부담이 된다. 친구 좋다는 게 뭔가 하면서 구입을 권유하는 순간부터 우정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 60. 목돈 빌려줄 땐 친구라도 냉철하게

 

 나는 내게 무엇인가 팔러 오는 친구들에게 물건을 산 적이 거의 없다. 친구를 돕는다고 내게 필요없는 물건을 사게 되면 그 물건을 볼 때마다 속상해진다. 내게 필요한 물건일지라도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을, 친구를 돕는다는 미명하에 구입하게 되면 그 친구는 자신이 경쟁력이 없음을 계속 인식하지 못할 것이고 나는 현명하지 못한 구매를 한 것이 되고 만다.

 

내가 택한 대안은 형편이 어려운 친구에게 물건판매수당 이상의 현금을 주는 것이었는데, 보통 100만원이었다(나는 부자가 아닌가). 조건은 나중에 돈을 벌면 다른 어려운 친구를 도우라는 것이다. 대신 나는 밥 한끼도 사주지 않는다. 문제는 목돈을 빌려 달라는 경우다. 친구와는 돈 거래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돈 거래가 없을 수 없다. 20대의 돈 거래는 액수는 작으나 친구를 가려내는 시금석이 되기에 나는 권장한다.

 

20대에 친구에게 몇 십만원을 잃었다면 40대에 몇 천만원을 잃을 뻔 한 것을 액땜한 것이다. 나는 처음에 동창들에게 그냥 빌려 주었으나, 도망가는 친구가 생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우선은 재산상태와 수입 및 부채현황 상환계획을 상세히 적으라고 한다. 지갑 속에 신용카드가 많거나 카드사용내역에서 소비성 지출이 많으면 반드시 담보를 요구한다. 사업가 친구인 경우에는 회사의 경리자료들을 세무조사 하듯 본다.

 

경영에 약간의 문제라도 보이면 담보를 받는다. 새로 사업을 하는 친구인 경우에는 그의 성격을 생각한다. 사채놀이는 안 하지만 은행이자 수준은 요구하며 그 이자로 같이 한잔 하기도 한다. 그 어떤 친구가 부탁을 해도 보증은 함부로 서지 말고, 아무리 이자가 많아도 가진 재산의 상당액을 어느 한 친구에게 몰아서 빌려주지는 말라. 그 친구 때문에 당신 가족이 눈물을 흘리게 될 수도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목돈을 빌려달라는 경우는 조심하라. 그들이 갑자기 떼돈을 벌어 목돈을 갚을 수 있게 될 확률은 낮다. 부득불 큰 돈을 빌려줄 경우에는 부동산 담보를 받아라(농지는 안된다). 그 담보물에 선 순위 권리자들이 많다면 당신 돈은 곧 사라질 확률이 크다. 약속어음 공증을 받으면 좋지만 친구에게 재산이 없으면 월급이나 차압할 정도인데 다른 친구들이 친구에게 너무 한다고 당신을 욕할지도 모른다.

 

친구가 급히 큰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는 그가 설명하는 말을 절대로 액면 그대로는 믿지 말라.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상황이 거짓말을 낳는다. 친구를 믿는 것은 좋지만 친구가 처한 상황은 믿지 말라. 그 친구도 미래상황은 모른다. 고의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서는 친구가 속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미래상황이 당신 돈을 못 갚게 만들며 우정도 버리게 함을 명심하라. 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못 갚았다고  절대 자취를 감추지 말라. 연락이 두절되면 곧 소문이 퍼지게 되고 당신이 빚지지 않은 친구들 마저 등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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