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덕유산의 겨울 *-

paxlee 2008. 1. 7. 20:47

                덕유산의 겨울

 

산행일시 / 2008, 01, 06. 일요일 07:00. /

모임장소 / 동대문 종합주차장 07:00 / 양재역 서초구민

               회관앞 07:30 /  복정역 로타리 07:50 /

산행회원 / 빈님, 가을님, 서희님, 현이님, 방이사자님,

               트로이님, 청산님, 늘푸른님, 노식님(친구),

               소나무, 아우게님, 레몬님. /

산행코스 / 무주리조트-(관광콘돌라)-실천봉-향적봉

               (1,614m)-중봉(1,594m)-(중식/14:40)-송계

               삼거리-동엽령(1,320m)-(하산)-안성매표소. /

 

                                     - 여기는 덕유산입니다. - 

 

덕유산 산행을 떠나는 날의 일기는 영상의 포근한 날씨였다. 덕유산의 눈꽃이 환상적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기분좋게 출발을 하였다. 겨울의 차창 밖의 풍경은 정적으로 겨울잠을 자는 계절이었으며, 하얀 눈이 산과 들, 그리고 길 옆에 쌓여있다. 헐벗은 나목들은 봄을 기다리고, 저 푸른 소나무 마저 없었드라면 산은 더 적막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인삼랜드 휴게소에 들려 커피 한 잔 마시고, 잠시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출발하여 우리가 무주 덕유산 등산 기점인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었다.

 

 

곤돌라를 타려면 가서 줄을 서야 한다며 서둘러 곤돌라 앞에 이르니 벌써 수 백명이 넘는 등산 인파가 넓게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산악대장은 곤돌라 티켓을 하려가고 우리는 그 뒤에 가서 줄을 섰다. 줄은 열 줄이 넘게 뭉쳐 있어서 우리는 12명이 무리를 지어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12시가 지나도 줄은 줄지를 않는다. 이러다가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 문의를 해도 정확한 대답은 없고 약 1시간 30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예정 시간을 말해줄 뿐이다.

 

                                 -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 

 

곤돌라를 설치 운영하면서 등산객은 이것을 이용해야 산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전에는 등산로가 있었지만, 곤돌라가 시작 된 후부터는 백련사 쪽으로 가면 오르는 길이 있지만,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등산객은 이곳을 거처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도 전에 오르던 길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오르지 않고 눈이 많이 쌓여 갈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지루하게 짜증이 나는 기다림의 시간은 시간이 갈 수록 덕유산의 겨울 산행은 할 것이 못된다는 생각이 앞을 막는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곤돌라에서 내리면 바로 이곳 설천봉입니다. -

 

어제만 하여도 1시간 대기하여 올라갔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더 많은 등산객이 몰려 그렇단다. 그런데 한가지 역겨운 것은 등산객을 동물 취급을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눈이 쌓여 빙판 위에서 약속 시간도 없이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너무 짜증스러웠다. 한 10여분 기다리면 겨우 한 발자욱 옮겨 갈수 있어서 조금이라도 먼저 가려고 발걸음을 옮길 때면, 막무가내로 뒤에서 밀고 밀리는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다행이 모두가 배낭을 매고 있어서 신체접촉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 향적봉에서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지루하게 기다리다 보니 환불하여 걸어가자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우리팀의 아우게님과 레몬님이 기다림에 지처 도저히 산행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산행을 포기해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열에서 빠져 나갔다. 무주에 나가서 버스로 상경하겠다고 하여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섭 한 마음으로 불평을 늘어 놓으며 기다렸다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겨우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었다. 곤돌라 정원이 8명이어서 함께 오르지 못하고 다음 편에 나누어 타고 올라갔다.

 

                     - 덕유산 정상 향적봉 표지석을 앞에 세웠습니다. - 

 

걸어서 오르면 1시간 반 내지 2시간이 소요 된다고 하는데, 곤돌라는 10여분 만에 설천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준비를 하여 향적봉을 향해 눈 길을 걸었다. 눈 길은 발이 푹푹 빠지는 적설이 쌓여있다. 바람은 불고 날씨는 차거웠다. 오랜 만에 걸어보는 하얀 눈이 쌓인 겨울산행의 맛을 느끼며 덕유산 산행을 비로서 시작할 수 있었다. 2시간 넘게 지루하게 기다림의 그 시간이 짜증스러웠지만, 산행을 시작하니 탁 터인 시야의 시원함이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 주었다.

 

       - 중봉을 배경으로 함께 산행 해 주신 정다운 님들 입니다. - 

 

늦게 시작한 산행의 시간을 만회하려고 그러는지 발걸음 빨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르막 길에서는 눈이 쌓여있고 등산객이 몰려 지체게 되기도 하였다. 덕유산의 정상 향적봉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이 운집하여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한 참이었다. 우리도 조금 기다렸다가 표지석 앞에서 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더 넓은 산하는 눈 쌓인 산들이 첩첩이 산 넘어 산이 있고, 그 넘어 너머에도 산은 선을 그리며 겹겹이 둘러 서 있다. 동서남북 그 어디로 봐도 보이는 것은 산 뿐이다.

 

    - 멀리 연무 너머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이 조망 되었습니다.  -

 

멀리 연무 너머로 보이는 푸른 산이 지리산이고 왼쪽에 높은 봉이 천왕봉이며. 우측 끝에 솟은 봉이 노고단 이란다. 합천 가야산도 시야에 들어오고, 대덕산과 삼봉산도 그 자태가 곱게 자리 하고 있다. 이렇게 멀리 더 넓은 시야에 이끌러 산에 오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에 서는 지도 모르겠다. 덕유산의 겨울은 그 어느 산보다 설경이 유명하다. 눈 꽃이 아름답고 상고대가 아름다운데, 눈 내린 날이 오래되어 다 녹아 자취를 감추었으나, 길 에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어 제 멋을 뽐내고 있었다.

 

                        - 송계삼거리 이정표가 산행안내를 합니다. -

 

건너편에 솟아있는 중봉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 하였다. 향적봉에서 중봉까지는 1km여서 그리 멀지는 않았다. 덕유산도 육산 이어서 능선은 부드럽고, 순탄하였지만, 눈이 쌓여있어 발 걸음마다 미끄러워 조금은 힘겹게 걸어야 했다. 산 길이 다 그렇 지만, 큰 봉우리를 오르자면 작은 봉우리를 몇 개를 오르고 넘어야 한다. 그렇게 중봉에 오르니 그대로 평원이다. 키가 작은 나무들이 앙칼진 자세로 빽빽이 서 있고 정상부근에는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 겨울에 더 고고한 주목나무를 배경으로 -

 

중봉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바람막이가 되는 아늑한 곳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런 장소가 없었다. 중봉에서 내려가다가 작은 봉우리 아래 바람을 조금 막아주는 것 같아 눈 위에 자리를 펴고 둘러 앉아(2:40분) 식사를 하였다. 늦게 시작한 산행이어서 중식도 늦어졌다. 3시 10분쯤에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을 하였다. 봉우리 하나를 지나서 내려가는 곳에 이르니 정체가 심하였다. 살펴보니 내려가는 길 목이 암벽길이고 눈이 녹아 얼어있어 심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 첫 산행을 함께 해 주신 두 님과 그리고 대장님 - 

 

내려가는 하산 길에 심하게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상행 등산객들은 암벽을 타고 오르고 서로가 불안하게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한 사람 오르막 길로 내려서다가 질서를 지키라는 원망을 듣기도 하였다. 암벽 길은 몇 구비를 내려가서야 그 지체현상이 풀렸다. 평지 길은 다시 여유롭게 걷고 있는데. 중봉에서 동엽령까지 눈 길 3.2km 는 지루하게 멀었다. 양지쪽에는 눈이 녹아 질퍽질퍽한 길도 걸어야 했다. 걸음을 빨리 하다 보니 처음으로 땀이 솟아오른다.

 

       - 쌓인 눈이 그대로인 덕유산에서 추위를 녹이는 산행 - 

 

땀을 흘리며 걸음을 재촉하니 산행하는 맛과 멋이 가슴에 와 쌓인다. 드디어 동엽령에 도착 하여 숨을 고르고, 산하의 전망에 눈 길을 주고 하산(4:20)을 서둘렀다. 동엽령 에서 안성 주차장까지 거리는 3.5km이다. 여기서 향적봉까지 거리가 3.3km이니, 걸어온 것 보다 더 많이 걸어야 주차장에 도착 할 수 있으니 오늘 산행의 반이 남은 것이다. 눈이 더 많이 쌓인 하산 길은 더 미끄러웠다. 덕유산의 눈꽃이 아름답다고 찾아온 산행은 아쉬움만 남기는 줄 알았다.

 

      - 아름다운 설경속에 정다운님들의 화목한 산행이었습니다. -

 

그러나 조금 내려오다 보니 주목나무에 눈이 억수로 많이 쌓여 있어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오니 이곳은 음지여서 그런지 지난번에 내린 눈 꽃이 그대로 나무마다 아름답게 피어 환상적이 설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너무나 매흑적인 설경을 그냥 지날 칠 수 없어 몇 번이고 사진에 담고 내려오니, 그 아름다운 설경도 차츰 녹아서 그 고운 자태를 잃어가고 있었다. 덕유산 산행이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으나,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산행이 되었다.

 

                    - 산행 사진을 찍어주느라고 수고하신 부대장님 -

 

얼마를 내려와 경사 길을 어느 정도 벗어나니 양지쪽에는 눈이 녹아서 아이젠으로 걷기가 불편하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젠을 벗기에 나도 따라서 벗었다. 산 모퉁이를 하나 돌아서니 다시 눈 길이고 녹았다 얼었다 한 길은 빙판길도 있었다. 경사진 길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한 번 찧었다. 현이님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자신은 아이젠을 하였다며 스틱을 짚고 내려오라고 건네 주었다. 주의하면서도 얼마를 내려오다가 또 한 번 신나게 넘어졌다.

 

       - 덕유산의 겨울은 설경 만큼이나 정겨운 산행 이었습니다. -

 

그러고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내려왔다. 해가 넘어간 시간도 오래되고 어둠이 차츰 엄습해 오는 5:50분 경에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6:10에 서울을 향해 출발하였다.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지만, 덕유산 산행은 즐거웠으며 아름다운 눈 꽃의 환상적이 자태에 흠뻑 빠져 들면서 올해 첫 산행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오는 길에 다시 인삼 랜드 휴게소에 들려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었다. 함께 산행 해 주신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우게님과 레몬님께는 죄송한 마음을 드립니다. 첫 산행을 함께하신 친구분 노식님과 현이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