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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프라임사태의 문제점 *-

paxlee 2008. 1. 19. 20:00

 

서브프라임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주택대출 부실 금융위기→ 美 경기침체 전세계 확산→

수출의존 한국경제 타격.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야기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출발한 현재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경기침체를 촉발시켜 실물 부문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를 경기 침체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의 원인과 영향 및 대책,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10문10답으로 정리한다.

1.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무엇인가

최근 신문을 읽는 독자들 중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낯선 용어 때문에 당황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프라임(Prime)’이라는 말은 ‘뛰어남이나 자질, 가치에 있어서 으뜸인(First in excellence, quality, or value)’ 또는 ‘순위를 매길 때 가장 높은(First in degree or rank)’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신용등급이 가장 좋은 사람들에게 제공한 주택담보대출을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라고 부른다.
 
이 말에 영어의 ‘아래’라는 의미의 ‘서브(Sub)’가 결합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다. 직역하자면 ‘프라임 모기지 아래에 있는 모기지’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이렇게 직역할 경우 프라임 모기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용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라고 쓰고 있다.

참고로 미국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프라임 모기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이에 있는, 신용등급이 중간 정도 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알트 에이(Alt-A)’라고 부른다. 프라임 모기지 중에서 대출금액이 많은 것은 크다는 의미에서 ‘점보(Jumbo)’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에 대해 조금 얘기할 필요가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 재직 시절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00%(2003년 6월26일~2004년 6월29일)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이렇게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시중에 풀리는 돈(유동성)도 급격하게 늘었다. 이에 따라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금융회사들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액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도 바로 이 시기다.
 
문제는 2004년 6월30일 미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저금리 기조가 오래 지속되면서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경제운용을 하기 어려워지자 정책당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서 2년 뒤인 2006년 6월30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5.25%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단기간에 금리가 급등하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도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의 돈이 줄자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자 부담이 늘어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회사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것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결국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부터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미국 전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둘러싼 금융위기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3. 부실 규모는 얼마나 되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는 아직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실 규모가 나날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추산으로는 3000억~4000억달러(약 282조~376조원)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이처럼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된 이유는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든 파생상품은 구조가 너무나 복잡해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과도한 단순화의 위험은 있지만 축약적으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A라는 회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제공한 뒤 이를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B라는 헤지펀드에 판다. 이럴 경우 A사는 주택담보대출로 돈이 나갔지만 대출해준 자금의 상당수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A사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된다. 파생상품을 인수한 B라는 헤지펀드도 이를 근거로 또 다른 파생상품을 만들어 예컨대 C라는 사모펀드에 판다.
 
이런 과정을 계속 거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한 건에서 수많은 파생상품이 나오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파생상품이 많아지면 이익을 볼 때는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손실을 보게 될 때도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금융위기로 비화하고,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까지 높이게 된 이유도 바로 이 파생상품 때문이다.

4. 美 금융회사의 문제 해결법은

금융회사의 부실을 해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부실 자산을 털어내버리고(이를 회계용어로 ‘상각’이라고 한다), 부족해진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으로 181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한 뒤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인 98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씨티그룹과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관련 파생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한 메릴린치도 지난해 4분기에 167억달러에 달하는 부실 자산을 상각하고 93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인 98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들은 중국·한국·쿠웨이트 등 아시아와 중동의 국부펀드(나랏돈으로 해외에 장기간 투자하는 펀드) 등에서 긴급 자금을 지원받아 자본확충을 함으로써 현재의 부실을 털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5. 서브프라임 사태와 美 경기침체

과거에도 미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실물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사례는 별로 많지 않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발생한 저축대부조합(S&L) 사태와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움(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사태 정도가 있을 뿐이다. 저축대부조합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금융위기로 미국과 세계의 경기가 동시에 위축되었다. 
 
LTCM 사태 당시에는 미국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생한 현재 미국경기는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비교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올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는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6. 미국은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나

부시 행정부는 오는 18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에 대한 세금 환급과 기업 설비투자 공제 확대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경기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는 세금 환급의 경우 개인 800달러, 가계 1600달러로 현재 10% 수준인 기본 세율을 잠정적으로 유예하는 방식으로 환급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의 경우 올해 새로 구입하는 장비에 대해 가격의 50%를 공제하는 혜택이 부여되고, 중소기업의 경우 현재 장비구입 비용으로 공제되는 액수가 현행 11만2000달러에서 20만달러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7. 美 연준의 금리인하 얘기는 왜 나오나

통화신용당국인 미 연준은 오는 30일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0% 또는 0.7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회사들이 엄청난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부실 자산을 상각한 뒤 돈이 없어 쩔쩔 매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례 FOMC회의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긴급 회의를 소집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금리 상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저금리 상태를 너무 오래 지속해서 부동산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위기가 발생했는데, 위기해소를 위해 금리를 다시 낮추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추후 다시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적어도 당분간은 미 연준이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8. 미국과 한국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미국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 투자은행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상각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미국 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 투자회사가 당장 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18일까지 5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가도 강력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18일에는 코스피지수 1700선이 장중 한때 무너지기도 했다.

9.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

미국 경제가 침체 상태에 빠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4.7%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오는 25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기업친화적인 정책에 대해 기대감이 높은 데다, 이 당선인이 한반도 대운하 등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공약들을 내놨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 일반 국민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자산 가격의 지나친 상승이 경제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저금리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추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없는지, 그런 상황에서도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지 미리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의 급등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 조해동기자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