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 The Alps from End to End *-

paxlee 2008. 5. 31. 17:56

 

              The Alps from End to End

 
알프스 산군의 39개 고개와 21개 봉 등정한 장거리 등반기

영국 캠브리지대학 출신의 탐험가 윌리암 마틴 콘웨이(William Martin Conway)는 자신의 카라코룸 탐험대(1892년)에 참가했던 유명 가이드 추르브리겐과 구르카 병사 2명과 함께 1894년 6월1일 서부 알프스의 첫번째 산군인 메리타임 알프스에서 장거리등반을 시작했다. 21개 봉을 등정하고, 39개 고개를 넘으며 1,600km가 넘는 거리를 주파하는 이 대장정에는 유명 클라이머 피츠제랄드가 가이드인 아이모노트와 루이스 카렐, 그리고 그의 하인인 제임스를 대동하고 참가했다.


피츠제랄드의 하인 제임스의 책임 하에 당장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장비와 식량을 다음 등반기점까지 이동시키고, 그들이 몽클라피에(Mont Clapier)에 오르니 지중해가 내려다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이 산군의 최고봉 아르장테라(3,297m)는 사방에서 눈사태가 쏟아져내려 등정할 수 없었고, 부정확한 지도 탓에 길을 잘못 들어 몬테마토를 지나쳐야 했다.


알프스 주능선 상의 몽스니 고개까지를 코티안 알프스라고 하며, 이 산군의 최고봉은 몬테비조(3,841m)다. 코티안 알프스에서 좌측으로 능선이 뻗어나가 에크랭, 몽펠부, 메이주 등의 봉우리로 구성된 도피네 산군과 연결된다.


코티안 알프스의 중앙에 위치한 몽주네브르 고개는 옛날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를 침공하기 위해 코끼리떼를 몰고 넘었다는 전설이 있고, 기원전 57년 로마의 시저가 갈리아 지방을 원정할 때 넘었던 고개로 유명하다. 그들은 펠보델바(3,064m)를 등정하고 비조 산장에 도달한 다음 몬테비조 남서벽 설사면을 횡단하여 남릉 밑에 도달, 빙벽에 계속 스텝커팅하면서 등정에 성공했다.


알프스 주능선 상의 작은 셍베르나르 고개까지가 그라이안 알프스인데, 주능선 좌우로 서(西)그라이안 알프스(최고봉 그랑카스)와 동(東)그라이안 알프스(최고봉 그랑파라디소·4,061m)가 연결된다. 콘웨이는 이미 그랑파라디소를 등정했기 때문에 그들은 서 그라이안 알프스쪽으로 향했다.


가이드 추르브리겐이 개인사정상 귀향한 다음 그들은 산장을 이용하거나 야영하면서 샤스포레(Chasseforet)와 그랑사시에(Sassierr)를 등정하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심설을 헤치며 작은 셍베르나르로 이어지는 도로에 도달했다. 콘웨이는 북측으로 이미 몽블랑을 등정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몽블랑을 횡단하려고 했다.


그들은 마차를 이용하여 쿠르마이예에 도달하여 로얄 호텔에 투숙했다. 이 호텔의 발코니에서 몽블랑 브렌바 벽과 그랑조라스, 제앙의 위용을 감상하던 콘웨이는 10여 년 전(1882년) 친구와 망원경으로 제앙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을 때 정상에 갑자기 인간 모습이 나타나 깜짝 놀랐던 일이 생각났다. 그 때가 바로 등정불가능으로 여겨지던 제앙이 셀라 일행에 의해 비로소 초등되던 순간이었다. 지금은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그 봉우리의 신비감이 사라졌다.


콘웨이와 피츠제랄드 일행은 미아즈 빙하를 지나 빌나노바 백작이 그의 가이드들과 등반 중 강풍에 날려 실종된 좁은 설릉을 올랐다. 그들은 비오나사이 안부와 돔 안부를 지나 보세 능선으로 등반을 계속하여 몽블랑 정상에 도달하고, 그랑플라토를 거쳐 샤모니로 하산했다. 피츠제랄드는 사업상 용무가 생겨 그들과 잠시 작별해야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침공할 때 넘었던 큰 성베르나르 고개(몽블랑 북동쪽)에서 서부 알프스의 종점이며 동시에 중부 알프스의 시발점인 스위스의 짐플론 고개까지를 페닌 알프스라고 하는데, 여기에 마터호른, 바이스호른, 몬테로자(4,638m) 등의 주요 봉우리가 솟아 있다. 이어 슈플루겐 고개까지 뻗은 레폰틴 알프스에서는 거대한 흰 사자 형상의 몬테레온(3,553m)이 최고봉이다.


알프스의 주능선은 페닌과 레폰틴을 통과하지만 론 계곡과 라인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쪽의 두 산맥, 즉 페닌과 레폰틴과 나란히 뻗어 있는 북쪽 산맥이 스위스의 베르너 오버란트와 글라루스 알프스다. 베르너 오버란트에는 핀스터아르호른(4,274m), 융프라우(4,158m), 묀히, 아이거, 슈렉호른 등의 주요 봉우리가 있고, 글라루스 알프스의 최고봉은 퇴디(3,614m)다.


콘웨이 대는 베르너 오버란트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무인 산장과 빈 농가에서 잠을 자며 계곡길과 산길을 따라 몇 개의 고개를 넘어 론 계곡으로 내려가 생모리츠에 도달했다. 그들은 게미(Gemmi)까지 가는 동안에 디아블러렛(Diablerets)을 등정하고, 빌트호른(Wildhorn·3,264m)을 서벽으로 등정했다.


콘웨이는 자신이 이미 등정한 마터호른을 트래버스하기 위하여 등산열차로 체르마트에 도달했으나, 악천후로 마터호른 상부에 눈과 우박이 쏟아져 천금을 준다 해도 유능한 가이드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콘웨이가 8번이나 오른 몬테로자를 또 다시 오르기로 했다. 최고봉 듀포르 슈피체(Dufour Spitze) 대신 노르덴트를 목표로 삼은 그들은 북서 아레테 빙벽에 천여 개의 스텝을 깎아 얼음 사다리를 구축하며 등정했다.


이 루트는 콘웨이가 수년 전 유명 가이드 페르디난트 임젱과 오른 루트였다.
콘웨이는 사업상 용무를 마친 피츠제랄드와 2주만에 재회했다. 베르너 오버란트는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군이다. 3개의 고개를 넘으며 오버란트를 관통하는 산길인 리트에서 그림젤까지의 루트에서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그들이 이 루트를 통과할 때 핀스터아르호른이 앞에 우뚝 서 있고, 피쉐르호른(Viecherhorn)이 좌측에, 알레치호른이 우측 구름 속에 솟아 있었다.


가이드 카렐과 구르카 병사 싱은 식량구입 차 마을로 내려가고, 피로가 풀리지 않은 피츠제랄드는 콩코르디아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콘웨이는 가이드 아이모노트, 구르카 병사 카비르와 융프라우를 등정했다. 융프라우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는 조화로운 원경, 아름다운 전경을 갖추고 있어 알프스에서 가장 유명하다.


악천후로 인해 핀스터아르호른 등정을 포기한 그들은 길을 잘못 들어 마지막 고개 오버라르요호(Oberaarjoch)를 찾아내지 못했고, 그래서 산장 대신 목동의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림젤에 도달하여 호텔에 투숙했다.


그들은 달밤에 그림젤을 출발하여 동쪽으로 등반을 계속했다. 새벽에 갈렌슈토크(Galenstock·3,597m)를 등정하고, 쿨와르를 이용하여 티펜 빙하로 내려선 다음 글레치요호(Gletschjoch)를 넘어 괴쉐넨에 도달한 그들은 암슈테크에 닿아 무명의 고개를 구르카 고개라고 명명하고 고개 양옆의 발핀트가(2,962m)와 구르카(3,063m)를 초등했다.


그들은 퇴디 등정 시도했으나 악천후로 실패하고 라인 계곡에 도달했다. 라인 계곡에서 래티콘과 질브레타(Rh¨atikon and Silvretta) 산군을 지나 알프스의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알프스 주능선은 레포틴 알프스의 종점, 슈플루겐 고개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베르니나 알프스, 오르틀러 산군 북쪽에 위치한 스텔비오 고개와 레쉬엔 샤이덱 고개(중부 알프스의 종점이며, 동부 알프스의 시발점)로 이어진다. 베르니나 산군에는 바딜레와 아름다운 디스그라지아, 그리고 유명한 휴양지 엔가딘 계곡이 있다.


스텔비오 고개에서 외츠탈 산군과 슈투바이 산군, 칠러탈(Zillerthal) 알프스, 중앙 티롤 알프스로 이어진다. 티롤 알프스의 최고봉은 그로스 글로크너(3,798m)다. 그들은 래티콘과 질브레타 알프스의 페라요호(Verra Joch·2,331m)와 스포러 고개를 넘어 몬타폰(Montavon) 계곡에 당도하고, 페르문트 고개(Vermunt Pass·2,950m)를 넘어 에가딘 계곡의 아르데츠(Ardetz) 마을에 도달했다. 그들은 마차로 레쉬엔 샤이덱 고개를 넘어 가움(Gaum)에 도달하여 슈투바이 알프스의 바이스쿠겔(3,764m)를 북릉으로 등정하고 존클라 고개를 넘었다.


피츠제랄드가 런던에 급한 용무가 생겨 2명의 가이드와 함께 떠나자 이제 콘웨이와 구르카 병사 2명만 남게 되었다. 그들은 콘웨이가 전에 등정한 적이 있는 칠러탈 알프스의 최고봉인 호흐 파일러(Hoch Feiler·3,523m)를 등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서릉 정상 아래 10분 거리 지점에서 무릎까지 빠지는 심설을 헤치고 등반중일 때 사람이 날려갈 정도로 강한 눈보라가 불어와 시야를 가렸다.


등정을 포기하는 대신 크림러 퇴를(Krimmler Th¨orl·3,660m)을 등정한 그들은 이어 클라인 글로크너를 오른 후 그로스 글로크너 등정에 성공하고, 티롤의 마지막 설산 존블리크(Sonnblick·3,025m)를 등정했다. 그들은 이렇게 86일(21일의 휴식일 포함)간 21개봉을 등정하고, 39개 고개를 넘으며 1,600km가 넘는 대장정을 돌파했다.


1897년 동계에 피츠제랄드와 가이드 추르브리겐은 남미 아콩카구아를 등반했다. 최종캠프 위쪽에서 피트제랄드는 고산병에 걸려 대원 한 명과 하산하고, 추르브리겐은 단독 등정에 성공했다. 다음 해 마틴 콘웨이도 아콩카구아를 등정했고, 이어서 볼리비아의 6,000m급 일리마니를 초등했다.


당시 영국의 유명 화가 매코믹이 그린 알프스의 풍경화를 흑백 사진에 담아 이 책의 100쪽에 수록했는데, 그 그림 중 오버란트를 관통하는 산길에서 바라본 풍경화를 보면 산과 구름의 조화가 신비감을 자아낸다. 특히 구름이 높은 설벽의 일부를 가리면서 몇 군데를 노출시켜 하늘에 벽 조각이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문자 그대로 '하늘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윌리암 마틴 콘웨이 저
국판 403쪽. 1895년 영국 아치발드 콘스터블 앤드 코 출판사 간.
리뷰 / 이창기 전 강릉고 교사 / 월간 조선 [463호] 2008.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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