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이야기

-* 숲이 미래다. *-

paxlee 2008. 6. 9. 21:34

 

           [숲의 과학] 숲은 4억년, 인류는 고작 200만년

 
창간 39주년 기념특집 | 숲이 미래다
        숲의 생태계·구조·종류·기능·가꾸기와 숲에 대한 인식

나무가 여럿이 모여 자라고 있는 곳을 숲, 산림, 삼림이라고 한다. 숲은 우리나라 순수어이고, 산림(山林)은 산에 있는 숲이란 뜻으로 산에 숲이 많은 곳에서 쓰이며, 삼림(森林)은 나무가 많은 곳을 의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숲은 여러 말로 표현이 되지만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이란 것이 공통된 표현이다.


국제적으로 볼 때 세계농업식량기구(FAO)에서는 5,000㎡ 이상의 면적에 나무 높이가 5m 이상, 수관울폐가 10% 이상 되는 곳을 숲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고, 현재의 나무가 어린 경우 이러한 크기까지 자랄 수 있으면 이곳도 숲에 해당된다고 부연설명을 하고 있어 숲(forest)이라는 용어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 대관령 소나무 단순림.

숲의 생성과정을 보면 고생대 데본기에 식물이 출현하여 물에서 육지로 올라온 것은 4억 년 전으로, 이때까지는 숲의 형태를 이루지 못하다가 대형 양치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한 약 3억5천만 년 전부터이고, 이후 석탄기인 2억7천만 년 전부터 2억2천만 년 사이에 극성기에 달하면서 대규모 숲을 이루고 침엽수가 자라게 된다.


약 2억 년 전인 페름기에 지구는 빙하기를 거쳐 1억5천만 년 전에 활엽수가 나타났으며, 약 5천만 년 전에 오늘날 현재의 수목들이 자라게 되었다. 나무와 숲의 역사는 4억 년이나 되지만 이에 비해 인류는 고작 약 200만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났다는 것을 비교하면 숲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숲생태계… 물질순환과 에너지 흐름


▲ 숲의 층 구분(WSL, 2001)

숲은 식물(나무), 동물, 곤충, 버섯, 부후균 등의 생물과 공간, 땅 등 무생물 환경이 합쳐진 독립된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숲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모든 생태계에서는 물질과 에너지는 계속 변화하고 이에 따라 생태계의 구조도 변화하게 되는데, 생물과 물리적 환경 사이에 끊임없는 물질순환이 이루어지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생태계의 기본적인 흐름이다.


생물이 살려면 여러 가지 원소가 필요한데, 이러한 원소들이 생물과 물리적 환경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물질의 순환과 에너지의 흐름으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에너지의 순환이 필요하다. 생명체가 최초로 얻는 에너지가 태양에너지이다. 녹색식물 즉 나무는 태양에너지를 얻어 광합성으로 물질생산을 하기 때문에 생산자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나뭇잎이나 풀을 먹는 초식동물들은 식물을  먹고 살아 가는 생물을 소비자라고 하는데,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을 1차 소비자, 동물을 먹이로 하는 육식동물을 2차 및 3차 소비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사람처럼 동·식물을 먹는 동물은 잡식동물로 소비자에 해당된다. 숲생태계에 있어서 인간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인간들은 숲에서 살지는 않지만 숲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죽으면 이들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미생물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숲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나무를 비롯하여 숲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모두 숲생태계에서 개개의 역할을 담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숲의 구조… 상층·중층·하층·관목층·지피식생층


숲의 구조는 나무의 크기 즉 높이에 따라 구조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에는 나무 높이가 3~4m 정도이기 때문에 대부분 단층을 이루고 자라지만, 나무가 다 크면 나무들로 이루어진 층이 여러 개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상층, 중층, 하층 3개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오대산 천연림(분비나무·활엽수 혼효림)

나무의 높이는 수종, 입지 등에 따라 비슷한 나이더라도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절대 수치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숲의 꼭대기층(상층)을 기준으로 하여 상대적 수치로 나타낸다. 상층은 숲의 꼭대기를 점유하는 나무, 중층은 숲의 중간부분에 위치한 나무, 하층은 숲의 아래 부분을 이루는 나무들로 이루어진 층이다.


나무들로 이루어진 층 이외에도 하층의 아래 부분에는 관목과 지피식생이 자라면 관목층과 지피식생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관목층은 2~3m 높이까지 자라는 관목들이 구성하는 층이며, 그 아래 부분 땅바닥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층을 지피식생층이라고 부른다.


숲은 이와 같이 단층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무, 관목, 지피식생으로 이루어진 5개 층을 이루고 자라고 있다. 숲은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층에 따라 살고 있는 나무종류, 그리고 식물종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나무들 아래 자라는 지피식생들은 음지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들이 흔히 보는 야생화들은 숲속에서보다는 숲 가장자리나 길가에 많이 자라고 있다.


숲의 종류…천연림·인공림 & 단순림·혼효림


숲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숲이 시작되는 것이 다르다. 사람이 나무를 심지 않고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숲을 천연림이라고 하고, 사람들이 직접 어린 나무를 심어서 숲을 만든 것을 인공림이라고 한다. 이렇게 천연림과 인공림으로 구분하지만 나무가 크게 자라면 겉으로 봐서는 구분이 잘 안 되는 것이 보통이다.


▲ 잣나무 인공림.

천연림은 나무의 종류나 크기에 따라 침엽수림이나 활엽수림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같은 나무종류라도 사람이 심을 수 있기 때문에 나무종류로 구분할 수 없다. 천연림은 대부분 여러 종류의 나무와 크고 작은 나무로 이루어져 있는 특징을 보인다. 숲이 어렸을 때에는 나무를 심지 않았기 때문에 일렬로 서서 자라지 않고 나무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

 

인공림은 이와는 달리 어린 숲에는 나무를 심은 줄이 뚜렷이 보이고, 대부분 숲을 이루는 나무종류가 한 종류이거나 2~3종류로 비교적 종류가 적고 나무의 높이도 대체로 같다. 숲은 인공림과 천연림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어떤 수종들로 이루어졌는가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는데, 한 종류의 나무로 이루어진 숲은 단순림(單純林), 두 종류 이상의 수종으로 이루어진 숲을 혼효림(混淆林)이라고 한다. 숲이 소나무로만 이루어지면 소나무단순림, 소나무와 참나무가 같이 자라면 소나무·참나무혼효림이라 한다.


▲ 오대산 침엽수·활엽수 혼효림.

특히 혼효림에서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숲에 따라서는 특정 종류의 나무들이 함께 잘 자라고 어떤 종류의 나무들이 같이 못 자라는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징은 마치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처럼 특징적인 집단이 구분되기 때문에 숲을 연구하는 분야 중 산림사회학이라는 분야가 생겨날 정도이다.


이외에도 숲은 나이를 기준으로 유령림(어린나무숲), 장령림, 노령림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소나무 숲의 나이가 많으면 소나무 노령림이라고 한다.


숲의 기능…목재 제공에서 재난 방지와 휴양기능으로


숲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주고 있는데, 이중 전통적인 것이 목재다. 목재는 옛날에는 건축용, 난방용, 취사용, 광산용, 유리제조용 등으로 이용되는 필수적인 품목으로, 현재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목재 등과 같은 물질적인 것 외의 공익적 기능이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도시생활과 자연과의 격리,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등에 의해 휴양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면서 숲의 휴양기능이 중요하게 되었다. 특히 주거지 주변의 숲은 일과 후에, 도시 근교의 숲은 주말에 도시민들이 찾는 장소로 이용이 되고 있다.


▲ 수자원함양림. 우리나라 산림의 수원함양. 정수기능을 돈으로 환산하면 23조6천억 원에 달한다.

숲은 도시에 비하여 변동이 적은 기온, 비교적 높은 상대습도, 낮은 풍속, 그리고 맑은 공기를 갖고 있고, 공기 중에 약효가 있는 방향물질(피톤치드)이 있어 피로한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소음이 적고 면적이 넓기 때문에 다양한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숲은 도시에 경험할 수 없는 자연에서의 경험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자연과의 접촉과 동식물의 관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도시민들이 숲을 많이 찾는다.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물은 숲에 의하여 저장되고 정수된다. 특히 산림토양은 녹색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하고 물을 정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은 숲 토양 내에서 생물학적 물리적으로 정화되고, 토양 침투수는 균일한 수자원공급에 기여한다. 특히 장마와 눈이 녹아내릴 때 지표유수와 지중유수가 급히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홍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완화하며, 갈수기에는 물을 공급한다. 홍수범람지역에서 숲은 유수속도를 저하시켜 부유물질의 침적과 여과를 촉진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면 “공기가 맑다, 시원하다, 깨끗하다”라고 느낀다. 이것은 숲의 나뭇잎들이 마치 필터처럼 대기 중에 있는 먼지를 흡착하여 공기 중에 있는 먼지들을 정화하고, 부유물질을 여과시켜 주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단지 숲속의 공기만을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숲을 통과하는 모든 공기들을 정화하기 때문에 도시 주변의 숲들은 도시의 공기도 맑게 해준다.

숲의 기능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기능 외에도 우리를 보호하는 여러 기능이 있는데, 이중 대표적인 것으로 산사태·눈사태 방지, 기후 보호, 소음 보호, 시계 보호, 도로 등 시설물 보호 등을 들 수 있다. 산사태 방지는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기능으로 집중호우나 장마기에 산사태가 나는 것을 숲이 막아주는 것으로 나무뿌리와 줄기가 젖은 땅이 통째로 쓸려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 함양 상림. 도시 숲은 소음 차단과 대기순환 원활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주거지 환경을 개선해 준다.

기후 보호는 숲이 주거지, 휴양시설, 농업용지, 특용 경작지를 찬 공기 피해와 바람 피해로부터 보호하고, 대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거주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대도시 주변에 숲을 유지하는 그린벨트에서 실질적인 예를 엿볼 수 있다.


시계 보호는 숲이 자연경관을 저해하는 대상물을 시야에서 차단하고 외부로부터 들여다보이는 것을 막으며, 소음 보호는 공장이나 차량 등에서 발생된 소음을 막아주며, 도로 보호는 숲이 낙석, 눈바람의 피해발생을 막고, 도로의 측면바람의 상황과  곡선이 많은 도로와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시각적 개선하여 교통로의 보호와 교통안전에 이바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림기능을 목재생산림, 수원함양림, 산지재해방지림, 자연환경보전림, 산림휴양림, 생활환경보전림 등 6개 기능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 숲의 다양한 기능을 2005년 기준에서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목재생산 등 물질생산가치는 약 3조 원인데 반하여 공익기능들인 수원함양·정수기능은 약 23조6천억 원, 산지재해방지기능은 16조5천억 원, 대기정화기능 13조4천억 원, 휴양기능 11조6천억 원, 기타 8천억 원으로 거의 66조 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국내 총생산액의 8%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숲가꾸기…풀베기·어린나무 가꾸기·솎아베기


▲ 나무가 자람에 따른 작업종류(Burschel & Huss, 1997)

숲가꾸기는 숲의 다양한 기능을 유지·개선을 위하여 실시하는 작업으로 목적에 맞게 이루어져야한다. 일반적으로 어린 나무로 이루어진 숲은 나무 하나하나가 자라는 공간이 적게 차지하지만 나무가 커감에 따라 나무가 자랄 공간도 커지기 때문에 그냥 두면 나무끼리 자랄 공간을 차지하기 위하여 경쟁을 하게 된다.


나무들이 경쟁하는 근본적인 까닭은 나무가 자라는 데 필요한 햇빛을 받기 위해서다. 자연 상태로 나무들이 경쟁하게 두면 많은 나무들이 경쟁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무가 굵어지지 않고 가늘게 자라게 된다. 나무가 높고 가늘면 강한 바람에 부러지거나 뿌리째 쓰러지게 되는 등 숲이 큰 피해를 받게 된다.


나무가 굵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기 위하여서는 숲을 가꾸어야 하며, 숲을 가꾼다는 것은 숲속에 있는 나무들을 솎아내는 것으로 즉, 숲속의 나무 숫자를 조절하는 것이다. 나무가 아주 어릴 때는 풀베기를 해주고, 어린 나무는 잘 가꾸고, 잘라낸 나무를 이용할 수 있을 때는 솎아베기를 실시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1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회에 걸쳐 반복한다. 이 작업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실시하는 것은 솎아베기(간벌)작업이다.


숲가꾸기는 한 가지 종류의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작업을 나무가 커감에 맞추어 적절하게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칡과 같은 덩굴이 많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덩굴제거작업이 필요하며, 옹이가 없는 고급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지치기도 필요하다.


숲은 인류의 역사와 비교가 안될 만큼 장기간의 진화과정을 거쳐 오늘의 숲을 이루어 왔으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숲을 물질적 정신적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숲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람은 숲을 필요로 한다’는 말처럼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서 숲을 의식하고 이용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다.

/ 배상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 기술연구소

/ 월간 산 [464호] 2008.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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