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이야기

-* [한국의 명품 소나무] *-

paxlee 2009. 2. 6. 21:19

 

                        [한국의 명품 소나무]

 

      주문진 늘 푸른 솔,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적룡인 듯

 
▲ 서설을 인 주문진 푸른솔.

소재지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2리 392-7
수령 500년 / 둘레 4m / 높이 20m
찾아가는 길 주문진 읍내 여성회관 앞 씽씽카클리닉 마당에 서 있다.

주문진은 푸른 솔 푸른 바다의 고장이다. 주문진 읍내에 용비늘처럼 신령스러운 분위기의 껍질로 둘러싸인 노거송 세 그루가 나란히 서 있다. 극한의 추위와 눈보라에 시달린 흔적을 생생히 보여준다. 푸른 용이 하늘에 뜬 구름을 안고 있고,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적룡(赤龍)과 같다. 머리에는 흰 눈을 뒤집어쓰고 있으나, 지조와 절개를 잃지 않고 오히려 푸르름을 더한다.

 

▲ 줄기에도 흰 눈이 얹힌 푸른솔의 서기가 대단하다.

 

소나무는 우리의 생활과 의식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민가에서는 혼례식을 올릴 때, 대나무와 솔가지를 꽃병에 꽂아 혼례상 위에 올려놓는다. 솔과 대나무는 사계절 변하지 않는 늘 푸른 잎처럼 부부간의 사랑도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한 염원의 뜻이 담겨 있다. 소나무는 군자를, 대나무는 열녀를 상징하는 것이다. 군자송(君子松), 열녀죽(烈女竹)이라 했다.


‘저 들에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친 들판에 솔잎 되리라.’ 소나무를 보면 늘 떠오르는 가수 양희은의 노래 상록수의 노랫말이다.


  [한국의 명품 소나무] 새해 아침의 의상대·하조대 고송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 의상대와 하조대의 노송은 일출 무렵에 보는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바다 위 수십 길 낭떠러지 위에 날아갈듯 수려한 정자가 서 있고, 여기서 바다 풍경을 바라본다. 붉게 타오르는 아침 해는 열정적인 에너지를, 소나무는 맑은 기운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 자연의 에너지는 아무리 취해도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바다 저 멀리 안락하고 평화로운 피안의 세계가 있다. 가까이 우리 안에도 있다. 피안의 세계는 천심(天心)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야 들어갈 수 있다. 마음이 참으로 비워지면 텅 빈 충만이 되어 부자가 된다. 구하는 마음이 없어도 저절로 구족되는 묘한 작용이 일어난다.


▲ 하조대 고송 일출.

 

낙산사 의상대 노송(老松)


2005년 4월 진달래 붉게 피는 봄날, 낙산사를 화마가 휩쓸고 지나갔다. 천년고찰 낙산사는 불타고 나무들은 모두 잿더미로 변했다. 바다 위 높은 암벽에 있는 이 노송은 반쯤은 화상을 입었으나, 살아났다. 그리고 찬란한 아침 해를 맞이하고 있다. 겨울에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기나긴 겨울밤을 독야청청하며 홀로 지낸다.


▲ 아침 해를 맞이하고 있는 의상대 노송.

 

하조대 고송(孤松)


바닷가 외로운 돌섬에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섰다. 태풍과 눈보라 몰아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고송은 바위섬에 착 달라붙어 살아간다. 뒤틀린 채 눈보라를 맞으며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애처롭지만 의연해 보인다. 발톱으로 기를 쓰고 바위를 움켜쥐듯 하고 있다. 얼마 후, 일망무제의 수평선 위로 해가 따듯하게 떠올라 백설을 소리 없이 녹여준다.


▲ 하조대 고송이 눈보라를 맞으며 웅크리고 앉아 있다.

 

2008년 1월 이곳에 많은 눈이 오고 있을 때 하얀 눈을 맞으며 고송을 촬영했다. 행복감에 눈물을 흘리며-. 조선 초의 문신 강희안의 소나무를 읊은 시를 소개한다.


섬돌 아래 길게 누운 외로운 소나무여.
긴 세월 늙은 등걸은 용의 모습 닮았구나.
해 저물고 바람 세찬데 병든 눈 씻고 보니
천길 용이 청공으로 오르는 듯하여라.


- 글·사진 / 설암 장국현 대구 사진대전, 정수국제사진대전 초대작가, 대구시교육청,

   대구MBC 주최 개인전ㆍ사진집 발간 3회,한국 사진문화상 금복문화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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