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가을 옷 단풍으로 아름답게 갈아입은 삼각산 *-

paxlee 2010. 10. 24. 22:32

 

                가을 옷 단풍으로 아름답게 갈아입은 삼각산.

 

산행일시 / 2010, 10, 24. 일요일 10:00. 혼자서~
산행코스 / 화계사~삼섬사~냉골~문필봉~칼바위봉~대동문. ~왕복. (약7.2km~4시간 30분 산행)

 

가을 하늘은 높고 유난히 파란색이 유흑하는 날씨는 청명하고 포근하여 가을 산행을 즐겁게 이끌어 주었다. 오늘도 일요일이라 산이 그리워 동네 뒷 산 삼각산을 올라갔다. 화계사에서 연결되는 북한산 둘레길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걷고 있었다. 지난주에 둘레길을 걸어서 오늘은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화계사 옆으로 오르는 칼바위 능선길엔 벌써 낙엽이 길을 덮고 있었다. 세월은 이처럼 빠르게 우리 앞에 왔다가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계절의 변화 앞에 정신을 가다듬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 몇일 남지않은 10월이 가고, 11월이 되면 겨울을 걱정해야 한다.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산 길은 그대로인데, 계절이 바뀔때마다 산을 오르는 느낌은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름을 깨닭는다. 인간이 현실에 빠져 앞을 보지 못하고 해매다가 산을 오르며 산의 모습이 계절을 따라 변하는 것을 의식하면서 나는 종종 나를 돌아보면서 정신을 차리곤 한다. 늘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느끼는 일상은 시간과 성과에 억매여 복잡한 현실에서 맴돌다가 휴일에 산을 한 번 다녀오게 되면 높은 곳에서 바라본 시야가 어제의 잡다한 생각들을 훌훌 벗어버릴수 있어서 산행은 삶의 청량제 역할을 하며 심신의 고뇌를 풀어주는 안내자가 되어준다. 

 

화계사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가 능선길로 올라갔다. 능선길이 계곡길 보다는 산행의 기분을 더 자극하기 때문이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땀이 솟아오르는 그 쾌감을 느끼며 의식하면서 산 길을 올라간다. 좁은 산 길은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숲속의 바람은 이제 서늘한 감각으로 스며든다. 잡목나무의 잎들은 어느새 누렇게 붉게 단풍잎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지난주와 또 다르게 단풍은 짙게 물들었다. 나무들은 푸른잎을 불게 불태우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려고 준비한다. 단풍은 능선과 능선 사이의 계곡의 사면을 곱게 아름답게 새옷으로 갈아입고 산과 등산객과 작별 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첫번째 능선길에 오르는 길에서 부터 부부와 어린 자녀들을 다리고 산행하는 인파가 좁은 산 길을 매우고 있어 처음부터 등산로는 지체가 되고 있었다. 뒤 따라가다가 아무래도 답답하여 냉골로 접어드는 곳에서 잘 다니지 않는 능선 길로 올라섰다. 가파른 능선길이지만, 호젖한 길을 혼자서 걸어니 좋다. 능선길은 암벽길이 전개되고 암벽을 돌아오르는 곳과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곳에선 암벽타는 재미를 느끼며 올라갔다. 능선은 그리 길지가 않았다. 칼바위 능선길에 올라서면 많은 등산객을 만나게 되고 길은 산하를 내려다 보는 시야가 산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평지길이 발 길을 편하게 만들어 주어 쉬엄쉬엄 걷다가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칼바위 능선의 첫 봉우리 문필봉에 올라서게 된다. 잠시 쉬었다가 칼바위를 향해 출발 하였다. 칼바위 아래 사거리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날씨가 좋아서 인지. 북한산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서 그런지 오늘 칼바위 봉을 오르는 등산객은어느 휴일보다 많은 것 같다. 칼바위 봉을 오르는 암벽코스는 오르기가 만만치가 않은 곳이다. 칼바위 코스에는 아직 산객의 편의시설이 하나도 설치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길이다. 바위를 잡고 손과 발을 다 사용하면서 발을 옮겨 붙이는 곳이 멀어 낑낑거리며 힘들게 올라가야 한다.

 

암벽과 한바탕 씨름을 하면서 올라서면 다음 암벽이 또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경사진 암벽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면 칼바위 첫 봉우리에 올라설 수 있다. 이곳에 올라 허리를 펴고 삼각산을 건너다 보는 시야는 황홀하다. 삼각산의 솟아 오른 봉우리는 백운봉과 만경봉이 한 곳에 겹쳐저 하나의 산 모습으로 보이고, 우측에 우뚝 솟은 인수봉은 그대로 암벽의 백미이다. 그 뒤로 노적봉의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북한산성의 능선이 줄기차게 뼏어가는 곳에 동장대와 대동문의 문루 지붕이 이색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능선의 표면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이 곱고 아름답다.

 

봄 꽃들이 산을 수 놓을 때는 부분적으로 물들이지만, 가을 단풍은 산 전체를 그대로 물들인다. 그래서 가을 산을 붉게 타오른다고 표현들을 한다. 칼바위 제2봉이 칼바위 정상봉이다. 누구나 이곳에 올라서면 산하의 조망에 눈 길을 주기가 바쁘다. 전후 좌우 어디를 봐도 가을 산을 수놓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 들게 된다. 칼바위 세번째 봉은 암벽을 타고 넘어가야 하는 난 코스이다. 암벽을 양 손으로 꼭 잡고 돌아서서 뒤로 내려서야 하는데, 발 놓을 곳이 보이지 않아 애를 먹인다. 누군가가 먼저 내려가 안내를 해 주어야 한다. 이곳에선 우회길도 급경사의 암벽길이라 이곳 역시 만만치가 않다.  

 

경사길 암벽을 타고 내려가 다시 산성길에 올라서야 마음이 놓이는 길이다. 산성에서 칼바위 봉우리를 되 돌아보면 그 암벽의 날카로움이 비로서 눈에 들어온다.그래도 칼바위 봉우리에는 항상 등산객이 분비는 곳이다. 칼바위 붕우리는 그 만큼 산행의 멋과 설래임이 있고 스릴을 느끼게 해 준다. 산성길에서 대동문까지는 지척의 길이다. 대동문에 이르면 이곳은 항상 등산객이 쉬면서 머물다가 가는 곳이라 많은 등산객을 만나게 된다. 대동문 주위와 숲속에 들러앉아 쉬면서 간식을 드는가 하면 점심식사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나도 한 곳에 앉아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쉬다가 다시 칼바위를 향해 걸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녀서 다시 칼바위 코스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다음주에 지리산 피아골 산행을 준비하기 위해 워밍업 정도의 산행만 하기로 하였다. 대동문으로 하산하여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 화계사에서 귀가를 하려고도 생각하여 보았지만, 올라 온 코스로 하산을 하는 경우는 산행이 너무 단조로워 모두가 나도 꺼려하지만, 오늘은 그냥 오른 길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삼각산을 가장 많이 오르는 길이라 눈에 익은 길이므로 지루하지는 않았다. 산성길 옆에는 단풍나무들이 있어 짙은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삼각산의 단풍도 아름답기만 하였다.

 

삼각산 북한산성은 문화유산이다.

 

북한산성은 처음 백제가 위례성에 도읍을 정 할 때 고구려의 남진을 막기위해 개루왕 때(132년) 처음 쌓았다고 한다. 그 후 신라가 백제와 동맹을 어기고 한강지역을 차지 하면서 진흥왕이 북한산순수비를 비봉 정상에 세웠다. 고려 고종 19년(1232년) 몽고군의 2차 침입시 이 산성에서 전투를 벌였던 사실과 거란의 침입시 고려 현종이 태조의 위패를 이곳으로 옮긴 일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이전에도 북한산에 산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산성을 대대적으로 수축및 증축이 이루어진 것은 조선 숙종 37년(1711년)이다. 지금 남아있는 북한산성은 그때에 쌓은 것이다.

 

처음에는 석성(石城)아닌 토성(土城)다고 한다. 한 켜는 흙, 한 켜는 모래, 한 켜는 갈대 등을 넣고 통나무로 다져서 만들었으므로 토성이 석성보다 훨씬 강하다고 하니 성의 견고함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성과물 임을 알 수 있다. 조선 조 숙종 때 석성을 쌓았다고 함, 석성에 사용한 우리나라의 돌은 거의 화강암으로 우리나라의 석축기술과 산성의 형태, 명칭을 보면 산성의 맨 위의 돌 담장은 ‘여장’ 그 밑의 석축은 ‘성’ 구멍은 활을 쏘기 위한 ‘사구’라고 부른다. 건축양식으로 익공법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북한산성은 면적은 543.795㎡이고, 사적 제162호로 1968.12.05일 지정 되었다.

 

북한산성 석축은 왕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익공을 두 개씩 내 놓았다 성벽의 돌들이 모두 네모반듯하지 않고 중간에 하나씩 튀어나와 있는데 이것은 견고하게 하기위한 방법이며, 지붕 제일 윗부분의 망새는 우리나라의 상징인 봉황의 깃털모양인데, 중국의 영향을 받아 용이 되었다고 한다. 북한산성에 스며있는 우리 선조들의 세심한 배려와 과학적인 건축방법, 상징성까지 모두 의미 있는 문화유적이다. 북한산성에는 14개의 문이 있다. 대동문과 대남문, 대성문, 대서문은 문루가 있으나, 그외 10개의 암문이 존재한다. 암문은 성곽에서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적이 알지 못하게 만든 비상 출입구로 사용되었다.

 

북한산성의 14성문이 있으나, 외곽의 둘레에는 12성문이 존재한다. 중성문과 소동문은 성내에 있는 문이다. 북한산성의 둘레는 9.7km 가량되고, 이중 성채만의 총연장은 8.1km에 이른다. '대성문 (1.8km)-의상봉-(0.6km)-가사당암문-(0.4km)-부왕동암문-(1.5km)-청수동암문-(0.3km)-대남문-(0.3km)-대성문-(0.6km)-보국문-(0.6km)-대동문-(0.5km)-동장대-(0.8km)-북한산대피소-(0.2km)-용암문-(1.2km)-위문-(0.3km)-백운대-(0.3km)-위문-(1.2km)-원효봉갈림길-(0.5km)-북문-(0.2km)-원효봉-(1km)-시구문-(1.2km)-대서문'으로 연결된 북한산성 12성문 일주 산행도 인기있는 코스이다.

 

용암문에서 용암봉까지는 성곽이 있지만, 용암봉에서 만경봉을 지나. 위문까지는 성곽이 없다. 성곽보다 더 견고한 암봉들이 있기 문이다. 위문에서 백운봉 입구에 조금 성곽이 연결되어 있고, 백운봉과 염초봉을 지나 북문까지 암봉이 워낙 절벽이라 성곽이 없다.(용암봉에서 만경봉-위문(만경봉과 백운봉 사이에 위문이있고, 그 주위에 성곽이 이어져 있음)-백운봉-염초봉-북문) 다시 북문에서 원효봉으로 성곽이 존재하지만 아직 이곳엔 성곽이 보수되지 않았으며, 그리고 청수동암문에서 대성문까지도 보수가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북한산성을 한 바퀴 도는 되는 13.2km 라고 한다.

 

용암문에서 대남문까지 이어지는 북한산성 길이라 이른다. 산성을 따라 산행하면서 서울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가장 알찬 산행코스 중의 하나이다. 산성길에서 한강의 줄기찬 흐름을 바라보는 조망 또한 인상적이다. 오늘의 서울을 만들어 온 것이 삼각산과 한강이기 때문이다. 조선 초기 정도전이 서울(한양)에 궁궐을 세울 때 삼각산 아래 북악산과 한강을 근거로 도읍을 정했다고 전한다. 삼각산은 서울이 진산을 상징하는 산이 아니라, 민족사의 한가운데 우뚝 서서 우리 민족의 정신을 상징하는 산이다. 우리 민족사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때마다 정신사적으로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