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의 고장 상주

-* [상주 MRF이야이길 | 제11코스] 천년길 *-

paxlee 2011. 2. 17. 13:32

                                     [상주 MRF이야이길 | 제11코스] 천년길

천년고찰 남장사 걷는 순례길
천년길은 봄에는 감꽃이 피고, 가을에는 주저리 주저리 열려 누렇게 익어가는 감 밭길을 따라 옛길을 걸어가면서 흥에 젖는다. 서보다리 지나 남장사(南長寺) 일주문과 관음선원(觀音禪院)~연수암(連水庵)을 거쳐 구서원 옛길을 넘어 북천시민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삼사 순례길이다.

이 길은 너라골 잠수교까지는 똥고개길과 중복되는 구간이다. 너라골마을은 남장동 18통의 자연부락이다. 천년길은 잠수교를 건너서 우측으로 이어진 제방 길을 이용해야 한다. 200m 지점에 큰 바위가 보인다. 덤바위다. 바위 밑에는 30명 정도 피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땅 속으로 물길을 이은 관이 덤바위 밑에까지 묻혀 있어 사시사철 맑은 물이 땅 속에서 빠져나와 상주 앞들 수천 다락에 물을 적셔주고, 북천을 가로막은 빼골보 위에는 맑고 맑은 물이 가득 실려 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상주 남장동을 둘러싸고 있는 노악산과 남장마을 전경.

덤바위의 유래는 옛날 옛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장동 빼골에 바우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모두들 물줄기를 찾아 헤매는 사이 바우는 아침저녁으로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바우가 기도를 올린 지 100일째 되는 날 감동한 하늘이 물이 나오는 큰 바위 하나를 북천 건너 논 옆으로 떨어뜨렸다. 큰 소리에 놀라 사람들이 나가 보니 큰 바위 밑에 빈 공간이 있고, 그 속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다들 기뻐 함성을 지르며 바우의 덕을 칭송했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이 바위를 하늘에서 바우의 기도에 대한 덤으로 내린 바위라 해서 ‘덤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바위 밑에 30명 정도 피할 수 있는 덤바위 거쳐

그 덤바위를 지나 저만치에는 자연부락과 또 다른 잠수교가 보인다. 물건너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통로다. 이곳 잠수교는  평상시에는 건너다니는 데 불편이 없지만 장마철에는 물이 넘쳐흘러 천년길을 걸을 경우 서보다리에서 남장교까지는 국도를 이용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수교를 건너 남장교를 지나지 않고 이정표 방향에 따라 마지막 민가로 향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길이 희미해지는데 무조건 하천변을 고집하다 보면 작은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의 감밭길 사이를 벗어나면 남장사로 가는 아스팔트길이다. 남장못 옆에는 코믹하게 생긴 석장승이 반겨주고 곧 주차장이 보인다.


▲ 남장사 극락보전과 3층 석탑이 때마침 내린 눈에 덮여 있다.
주차장에서 남장사로 향하는 솔숲이 우거진 흙길 사이로 오르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웅장하고 아름다운 남장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천년고찰 남장사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범패 보급지이며, 보물 4점을 보유하고 있다. 절 뒤로는 경북 8경의 하나였던 노악산이 병풍처럼 절을 감싸고 있다. 관음선원은 남장사에서 400m 거리에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목각탱화를 모시고 있다.

관음선원을 빠져나와 임도를 거슬러 올라가면 노악산과 중궁암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보이고, 이어진 임도를 거슬러 내려가면 전통사찰 연수암이 나온다. 자전거를 타고 갈 경우 페달을 밟지 않고도 연수암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경사구간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범패 보급지인 남장사 일주문(위). 희한하게 생긴 남장사 석장승이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아래).

연수암을 두루 구경하고 내려오면 또 다른 이정표가 나온다.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에는 아스팔트길을 그대로 이용해야 한다. 걸을 경우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가다가 농로 중앙을 걷다가 논둑길을 벗어나 다시 농로를 이용하면 이정표가 보인다. 방향을 확인하고 사치미지 제방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민가 한 채가 보이고 산 쪽으로 이어진 고개를 넘으면 작은 물웅덩이가 보인다. 그 앞을 지나면 구서원마을이다.

마을 안길을 이용하면 산모퉁이 오막살이 식당 앞 간이정류장이 나온다. 그곳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논둑길을 지나 연원천에서 북천이 만나는 지점까지 쭉 가면 철다리가 나온다. 연원교에 도착해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북천시민공원이다.

▶천년길 | 총 16km, 3시간55분


   북천시민공원~(1.7km, 25분)~연원교~(1.7km, 25분)~서보다리(0.5km, 5분)~너라골마을(1.0km, 10분)~남장교(3.1km, 45분)~남장사~(2.1km, 35분)~연수암~(1.4km, 20분)~사치미지~(1.5km, 25분)~구서원~(1.3km, 20분)~연원교(1.7km, 25분)~북천시민공원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당진상주고속도로 남상주 IC →상주 시내 → 북천시민공원

▶볼거리
남장사(南長寺)


신라 진감국사가 830년(흥덕왕 5년)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 최초의 범패 보급지로 유명하다. 사찰 뒤로는 노악산(725.6m)이 병풍같이 둘러쳐 있다. 사원암(남장사, 관음선원, 중궁암)을 두루 갖춘 사찰이며, 보물 5점을 보유하고 있다. 

- 글 신준범 기자 | 사진 김영선 객원기자 / 월간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