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중원산(中元山·800.4m)과 중원계곡 *-

paxlee 2011. 7. 25. 23:39

 

                         중원산(中元山·800.4m)과 중원계곡

 

중원산 산행은 특히 여름에 자주 찾아가는 산이다. 그것은 시원한 중원계곡이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원산(中元山·800.4m)과 도일봉(道一峰·864m)사이 계곡을 중원계곡이라 부른다. 울창한 숲과 그늘속에 크고 작은 폭포(瀑布)와 소(沼)와 담(潭)이 이어진 계곡에 거울같이 맑고 찬 계곡이 시원하다. 그 가운데 중원폭포는 높지는 않지만 많은 물이 항상 흐르고 그 아래 물이 떨어져 소(沼)를 이루는 곳엔 푸른 물의 깊이를 물의 색이 점점 더 짙어지는 것으로 그 깊이를 가늠해 본다, 

 

오늘(7/24)도 날씨는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 산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가 없었다. 산행 약속을 해 놓고 비가 온다고 안 나갈수가 없어 우산을 받고 출발을 하였다. 회기역에서 우암님을 만났다. 우리 회원들이 타고온 용문행 전철에 오르니 오랜만에 만나는 회원들과 자주 만나는 회원들, 그리고 처음 만나게 된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날씨 탓인지 그래도 자리가 남아있어 앉을 수가 있었다. 용문역 종점에서 내려 택시 3대에 나누어 타고 중원리 주차장에서 내렸다.   

 

우리는 산행기점을 향해 올라갔다. 중원산으로 오르는 삼거리에서 임원진 3명은 중원폭포 근처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서 오늘 중복의 보양식을 준비하기로 하고 우리는 중원산을 향해 올라갔다. 중원산은 계곡으로 오르는 길과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우리는 능선길을 따라 걸었다. 올라갈수록 산을 지키는 수목이 울창하였다. 우리나라 산에 수종은 어느 산이나 소나무와 참나무가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원산에도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많고, 여러 종류의 참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산 길은 계속 오름길이 이어지고 전형적인 흙 길은 발걸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간간이 비가 내려 배낭커버를 쒸우고 서서히 올라갔다. 그러나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아 우비를 입지는 않았다. 비가 내리는 것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빗방울은 나무잎에 부딪히는 소리가 멀리서 피아노 소리처럼 들려왔다. 오름길에 습해서 그런지 땀은 비오듯이 온 몸을 적시고 있었다. 안개가 자욱하여 건너편 산이 보이지 않았다. 그져 앞만 보고 앞 뒤의 산객과 어울려 열심히 올라갔다. 

 

정상이 1.44km 남았다는 안내판을 보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였다. 경사가 더 가파르고 숨이 차 오르기도 하였다. 이제 땀으로 사워를 하듯이 흐르고 있었다. 키가 큰 나무들의 밑에는 낙엽이 깔려있을 뿐 풀 한포기 없어 매우 깨끗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는 곳에선 풀도 자랄수가 없나보다. 경사가 급한 길을 열심히 올라갔드니 조금 평평한 능선에 도착을 하였다. 아마도 1.5km는 올라왔을 것 같은데, 그곳 안내판에는 정상 1.47km라고 되어 있어 누가 만들어 세웠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8부능선 쯤에 올라서면 전망대 바위가 있는데, 오늘은 전망대 역할을 포기한 전망대에는 아무도 그곳에 서는 사람이 없었다. 산하는 완전히 안개바다에 빠져 안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건너편 도일봉도 보이지 않으니 너무 답답하였다. 우람하게 서있는 용문산도 자취를 감추었다. 봉우리를 향해 땀을 흐리며 열심히 올라가면 정상봉은 아니다. 다시 저 멀리 봉우리를 향해 다시 올라가야 한다.그러나 그곳도 정상봉은 아니다. 이렇게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멀고 멀다. 보통 3개의 봉우리를 지나 정상에 도착하면 빨리 오르는 정상봉이다.

 

어느 산은 5개의 봉우리를 넘어가야 정상에 이르고, 또 어떤 산은 7~8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정상에 이르는 정상봉도 있다. 중원산도 그렇게 5개정도의 봉우리를 지나가서 정상봉에 도착하였다. 먼저간 야크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정상봉앞에서 사진을 한잔 찍었다. 우리 팀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사이 그 좁은 정상에는 등산객으로 만원이 되었다. 한 20분 후에 우리 회원들이 도착하여 함께 정상석을 배경으로 하여 중원산 산행 기념사진을 찍었다.

 

앵두님 친구분이 만들어 온 떡과 약식을 먹으며 앵두님이 가져온 호박식혜를 마시며 맛의 배결, 솜씨의 비결을 칭찬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은 하산 후에 하기로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여기서 싸리재로 해서 도일봉까지 산행을 해야 하는데, 오늘은 아래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중원폭포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하산길은 우리가 올라온 길과는 완전히 다른 산 길이었다. 내려가는 길에는 암벽으로 형성된 사나운 길이 등산객이 많아 지체가 되고 있었다.

 

비가 와서 미그럽기 까지 하여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진행하여 중원폭포쪽으로 하산을 하는 길은 경사가 가파른 흙길은 매우 미끄러워 스틱을 짚고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어느 정도 내러가니 사나운 암석으로 뒤덮힌 너덜바위지대였다. 흙 하나 없는 바위를 밟고 걷는 길은 고행길이었다. 물이 없는 계곡길은 지루하고 또 가다보면 길이 애매하여 다시 확인을 하면서 내려가야 하였다. 바위에 그래도 흙이 조금씩 묻어있는 길을 더듬으면서 내려가는 그 길은 한없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얼마를 내려왔는지 아래쪽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계곡에 물이 흐르는 물소리와 사람들의 뜨드는 소리를 들으며 너덜바위지대를 벗어날수가 있었다. 맑은 물을 만났으니 우선 땀으로 얼룩이 져 세수부터 하였다. 물을 보면서 내려가니 중원폭포에 이르렸다. 계곡에 수량은 많은데, 폭포수가 떨어지는 낙차는 높지않았다.그곳에서 사진을 몇장 찍고 계곡길을 따라 내려갔다. 소나기가 내려 평상 2개를 빌렸다고 하여 우리는 평상에 둘러앉아 임원진이 준비한 닭백수과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동안 소나기는 또 한차례 퍼부었다.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며 너덜지대 때문에 고생한 산행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싸리재로 해서 도일봉까지 산행을 위해 다음에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짧은 산행이었지만, 중복날 중원산 산행과 더불어 중원계곡에서 소나가기 수도없이 내리는 가운데, 시원한 물가에서 닭백숙과 삼겹살의 맛은 임원진의 수고만큼이나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리고 물놀이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소나가가 줄기차게 내리고는 또 해가 얼굴을 보이는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아우게님, 수기님, 우암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행회원 / 소나무 외13명 

사진제공 / 다우산악회 아우게님, 야크님, 뒷골살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