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뒷산 문필봉을 향하여 *-

paxlee 2011. 7. 10. 23:19

 

                    뒷산 문필봉을 향하여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3주째 장마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에 산행이 취소되었다.  남부에는 집중호우가 내려 비 피해로 인명사고와 농경지의 침수, 도로유실등이 많았다는 뉴스가 실시간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일요일 아침은 평온하기만 하였다. 일기예보의 뉴스를 살펴보았드니 장마전선이 느리게 북상을 하고있어 오전에는 소강상태이다가 오후에 비가 올것이라고 하였다. 

 

 2주 동안이나 산행을 못해 조바심이 나듯 참이라 일찍 다녀와야 겠다는 마음이어서 오전 08:30분 쯤에 뒷산을 향해 올라갔다. 화계사에서 둘레길을 따라 절 입구로 향하는 길을 별도로 둘레길처럼 설치를 하여 산행을 하기위해 산행입구로 내려서는 곳에 길을 터놓기는 하였으나 너무 높게 내려서야 하는 곳은 불편하기 짝이없다. 길을 새로 내었으면 기존의 길도 불편이 없어야 하는데 아쉬웠다. 

 

화계사 골짜기에 들어서니 계곡에선 장마비의 영향으로 수량이 많아져 물소리의 향연이 요란하게 울려펴지고 있었다. 날씨 탓인지 산행 인파는 뜸 했다. 비에 젖은 나무들은 몸이 무거워 그런지 미동도 없이 죽은듯이 서 있고, 바람은 한 점 없었다. 산 길은 깨끗하고 먼지가 나지 않아 너무 좋았다. 혼자서 하느적 하느적 올라가는 길은 조용한 분위기가 좋고, 맑은 공기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하늘엔 먹구름이 덮혀있고 산은 안개속에 갖혀 높은 곳은 보여주지를 않고 있었다. 산길을 올라가니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땀을 많이 흐른다. 땀이 흐른다는 것은 몸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에 비례하여 땀이 흐르게 되는 것이다. 등산운동은 근육에 열이 발생하고 이는 체온을 올리게 된다. 이 때문에 인체는 몸 밖으로 땀을 배출시켜 몸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땀은 우리 체내에 쌓인 노패물을 체외로 발산하는 역할을 함으로 신진대사를 촉진 한다. 이 몸 밖에서 증발할 때 대류현상에 의해 체온이 낮아진다. 그래서 땀을 흘리고 난 후에 상쾌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땀에는 젖산과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그 미네랄에는 소듐(나트륨)과 포타슘(칼륨) 그리고 칼슘과 마그네슘이 있다. 어쨌든 염분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미네랄은 땀으로 배출된다.

 

이렇게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가면 근육의 경련이 생기거나 쥐가 나기도 한다. 땀을 많이 흘린 후 몸속의 미네랄이 희석되어 상대적으로 체내의 염분의 농도가 낮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저나트륨혈증이라 불리는 상태가 되어 피로와 어지럼증,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할 때는 소금을 섭취하라고 한다. 사실 우리 몸은 그렇게 많은 양의 소금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고작 물 1ℓ에 소금 0.5~0.7g 정도로 충분하다. 그냥 물보다는 이온음료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땀은 냉각수로의 역할뿐 아니라 일종의 페로몬(pheromone)과 같은 작용을 하기도 한다. 페로몬(pheromone)은 동일 종의 생물에서 상대방을 유혹하기 위해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1956년 처음 발견됐다. 페로몬은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특별한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에 경험하게 되는 사랑의 향기같은 것이라고 한다. 땀의 의미와 역할에 대하여 자료에서 인용한 하였다. [참고 /국민체력센터 원장 선상규의 땀의 의미와 헬스조선 이현주 기자의 사랑의 향기 페로몬(pheromone)]

 

땀을 흠뻑 흘리며 첫번째 능선에 올라가 바위쉼터에서 땀을 닦으며 쉬었다. 산행은 걷기와 쉼의 연속이다. 쉼은 더 열심히 걷기위한 준비자세이기 때문이다. 능선길을 돌아 계곡길로 올라갔다. 골짜기 높은 곳에 위치한 운동장에도 오늘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약수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열심히 올라갔다. 문필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에 올라서니 등산객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안개구름에 가려 산의 정상은 볼수가 없었다.

 

문필봉에 도착하여 한 번 더 쉬었다. 오늘은 휴일이 아닌 날 보다도 등산하는 사람이 적었다. 칼바위를 오르는 사거리에서 오늘은 우회길을 걸을까 하는 생각도 하여 보았지만, 그냥 칼바위를 올라가기로 하고 바위를 타기시작하였다. 바위에 물기는 없어 오르는 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쉽게 오를 수가 있어 편하고 좋았다. 날씨는 조금씩 훤해지더니 드디어 해가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

 

첫째 봉우리를 지나 두번째 정상봉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는 그 멋이 일품인데, 오늘은 북한산 정상을 볼수가 없었다. 안개가 바람처럼 산 능선을 향해 치솟아 오르는 그 모습이 살아있는 것 처럼 생동감을 느끼게 하였다. 칼바위를 넘어 내려갔다. 그리고 내려가는 바위길도 경사가 가파르다. 다시 북한산성길에 올라서면 험란한 코스를 무사히 지나왔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산성길에서 칼바위를 되 돌아보는 감회도 새롭다. 

 

대동문을 향해 걷는 산성길은 한없이 편한 길이다. 대동문에는 언제나 등산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한쪽에 쉬면서 간식을 먹고 우이동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였다. 지난번 국수역 청계산 산행시 등산화의 뒤축이 많이 닳아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 생각이 나서 우이동 장비점에 창갈이를 부탁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귀천 계곡으로 하산을 하였다. 다행이 산행을 하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다.

 

대동문에서 하산하는 길은 아카데미하우스쪽 길과 진달래능선길이 있고, 소귀천계곡길이 있다. 소귀천길이 가장 짧고 편한 길이다. 일찍 산행을 하고 내려가는 마음은 그 만큼 가볍기도 하였다. 우이동 장비점에 들려 등산화 창갈이를 부탁하고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그분의 등산에 대한 노하우를 듣는 시간은 산행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었다. 등산화와 등산배낭의 대한 장점과 중요성을 강조해 주었다. 

 

12시 조금 지나서 도착하여 그 누구도 들려주지 않는 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문의를 하다가 2시가 넘어서 그곳을 나왔다. 등산화창갈이는 공장에 갔다와야 하므로 10일 넘게 걸린다고 하였다. 빗나간 일기예보 때문에 짧은 산행이었지만, 일찍이 하산을 한 것은 여유로운 산행이 되었다. 날씨는 산행하기에 그지없이 좋은 날이었다. 북한산은 언제 어느때 어느 코스로 올라가도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답고 웅장한 서울 시민의 안식처 역할을 하는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