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새해 첫 산행 도봉산 *-

paxlee 2012. 1. 1. 22:26

 

                                                      새해 첫 산행 도봉산

 

오늘 새해 일출맞이 산행은 날씨 관계로 접어야만 하였다. 그렇다고 일요일 산행까지 접을 수가 없어 10시쯤에 집을 나섰다. 혼자 산행을 하는 날은 여유를 가질수 있어 좋다. 도봉산을 가는 전철이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오늘은 전철에 자리가 남아 돌아 한가해 보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렸고, 기온은 영하 2도에서 0도라고 하였다. 그래도 도봉산을 오르는 거리에는 등산객이 길을 매우며 올라가고 있었다.  

 

혼자서 가는 산행 이어서 다락능선으로 오르는 Y계곡은 피하고 싶었다. 새해 첫 산행을 하면서 도봉산 신선대(725m)정상 밟고 싶어서 그 길을 걷기로 하고 올라갔다.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지루할 만큼 길고 멀었다. 도봉대피소앞을 지나 천축사를 향해 올라가는 길에 눈이 쌓여있고 암벽이 솟아있어 겨울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계속해서 오르막길을 걸으니 몸에서는 땀이 솟아 오른다. 

 

오늘은 여유가 있으니 천축사에 들렸다가 가기로 하고 절을 향해 올라갔다. 천축사 마당에 올라서면 선인봉 아래 자리잡은 천축사는 신라 문무왕13년(673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도봉산 천년고찰이다. 대웅전 뒤에 우뚝솟은 선인봉은 천축사의 주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절 입구에 불상들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장인의 솜씨가 스며있는 그 정교함이 보는 이의 눈 길을 사로 잡느다. 

 

마당바위를 오르는 길도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몸에서는 계속 땀이 솟아 오른다. 마당바위에 올라서 바위에 앉아서 쉬면서 간식과 물을 마시고 다시 올라갔다.  여기서 신선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은 가장 가파른 암벽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드는 길이 아닌가 한다. 공터에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올라갔다. 신선대 입구에 계단길이 설치되어 있다. 

 

암벽길을 걷다가 계단길을 걸으니 긴장을 하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 그러나 신선대를 올라가는 길은 암벽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다. 암벽길에 설치된 쇠막대로 이어진 손잡이가 없다면 오늘같은 날에는 신선대를 올라가지 못할것 같다. 손으로 설치대를 꼭 잡고 발 놓을 곳은 갂아지른 암벽에 얼음이 깔려 맨들거리고 있어 발 붙일 곳이 없다. 그래도 늘 오르든 길이라 팔 힘으로 올라갔다. 

 

도봉산 정상봉 신선대에 올라서니 겨울의 세찬 칼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왔다. 자운봉과 만장봉 정상에도 눈이 쌓여 오늘은 그곳을 오르는 암벽메니아들도  흔적이 없다. 산하를 한 번 둘러보고 내려 가는데, 내려가는 길은 더 애로가 많았다. 긴장을 하면서 힘들게 신선대를 내려와 돌아가는 길에는 넓은 계단길이 놓여져 편하게 걸었다. 신선대를 돌아가는 길은 음지여서 눈이 쌓여있고 미끄러웠다.  

 

주봉을 지나 주능선길에는 여전히 칼바람이 불었다. 뜀바위와 칼바위를 돌아가는 우회길도 음지 길이다. 길은 미그러워 긴장을 하면서 걸어야 하였다. 오봉과 우이봉으로 갈리는 곳에서 우이봉쪽으로 계단길을 내려갔다. 오늘은 계단길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주능선길도 암벽길이 연속이다. 길은 미그럽고 하늘은 눈이라도 내리려는지 캄캄하다. 작은 암봉을 몇 구비를 넘고 돌아서 오봉 삼거리에 내려서면 조금은 길이 좋아진다.

 

우이암을 오르는 계단길에 오봉 전망대에도 오늘은 날씨 탓인지 산객이 한산하였다. 우이암을 가는 길에 암봉을 오르는 길도 힘들게 하는 곳이다. 우이암을 지나서 원통사로 향하는 길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오늘같은 날은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을 주의해야 한다. 급 경사의 암벽길은 긴장을 하면서 서서히 걸어야 한다. 원통사에 들려서 절을 둘러보는 데, 절 뒤에 우뚝솟은 우이암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내려가다 보면 무수골로 내려서는 길과 우이동으로 연결되는 갈림에서 직진하여 하산을 하였다. 다시 우측으로 비탈길을 걸어서 능선에 올라 능선길을 걸으면 다시 방학동으로 내려서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우이동으로 향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 여기서 부터는 다소 안정된 길을 걷게된다. 새해 첫날 첫 산행을 도봉산 천축사에서 원통사까지 이어지는 주능선길에 칼바람이 세차게 부는 길을 혼자서 걸었다.

 

천축사 가는길

 

먼 산빛을 친구삼아

도봉산에 오르면

천축사 가는 길은 열려 있다.

 

젊은 까치 소리에 눈웃음치고

이름 모를 풀꽃에도 손길을 주며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걸으면

노래하듯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오히려 내 갈길을 재촉하니 재미있다.

 

 도봉산을 품어 안은

천축사의 끝없는 도량을 향해

일상의 상념들을 날려 보내면

근심은 바람되어 맴돌다 사라진다.

 

티끌 같은 몸뚱이에 자리잡은

바위만한 욕심덩이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되돌아 보는 시간

천축사 가는 길은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다


- 시인 목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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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축사 대웅전과 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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