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오늘은 수락산 *-

paxlee 2012. 1. 30. 21:09

 

                            오늘은 수락산

 

오늘(1/29)은 수락산 산행을 하기위해 수락산역에서 출발을 하였다. 수락산의 등산코스 중에서 수락산입구에서 개울골 능선(제2코스)으로 오르는 길을 선택하였다. 수락산 서북능선과 주능선 사이에 있는 작은 능선이다. 개울골 계곡길로 오르는 것보다 능선길이 시야가 있어서 좋다. 산 길은 어느 능선이나 계곡이든 모든 길은 정상으로 통한다.

 

하늘은 맑고 날씨는 많이 풀려서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그래서 등산객이 어느때보다 많았다. 암벽길에서는 어김없이 지체가 되곤하였다. 개울골 능선길도 어느 코스보다 등산로가 넓고 좋았다. 올라 갈수록 몸에서는 땀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혼자서 산행을 하는 날은 여유가 있어서 좋다. 오늘도 늦게 10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다.

 

혼자 산행을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뚜렸하다고 해야 하겠다.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코스로 가지 않아도 된다. 가다가 가지 않은 길이 나오면 그 길을 따라 가 볼수도 있다. 집에서는 온갖 생각과 복잡하던 머리가 일단 산에 들어서면 다른 세상에 온것처럼 마음과 몸이 가벼워진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높게만 보이는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산이 기다려주지는 않지만 산을 찾아가는 마음은 언제나 부풀어 있다. 올라가면서 흘리는 땀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땀을 흘리면서 얻어지는 수고의 댓가는 손에 쥐어주는 것은 없으나. 내 마음과 몸은 그것을 반응 하면서 산행에 감사하고 공감하면서 산을 오른다.

 

서울 근교산행이야 보통 4~5시간이면 충분하다. 가고싶은 산도 충분하게 많다. 올해 첫 산행은 도봉산 신선봉 정상을 올랐고, 두번째는 삼각산 정상 백운봉을 올랐으며, 오늘은 수락산 정상을 오르기로 하였다. 개울골 삼거리 능선에 올라서면 서울의 진산 삼각산과 도봉산이 연봉으로 이어져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는 산의 능선이 구비치며 뻗어있다.

 

삼각산과 도봉산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묶여 형제의 산이라면, 수락산과 불암산 또한 형제의 산처럼 연봉으로 이어져 있다. 다음주에는 아마도 불암산을 올라야 할것 같다. 그리고 관악산과 청계산을 오르면 서울을 대표하는 산을 모두 오르게 된다. 그 보다 낮은 산들도 많다. 그러나 일단 새해가 되었으니 한 번씩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서울에는 산이 많아 좋다.

 

개울골 삼거리에서 부터는 산길이 암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암벽이 나타나는 만큼 산행은 힘들어 진다. 암벽을 직선으로 오르기도 하고, 암벽을 돌아가기도 하면서 올라간다. 팔각정 봉을 오르는 길은 더 가파르고 암벽길이다.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팔각정에 올라서면 매월당 김시습의 호를 따서 매월정(梅月亭)이란 현판이 붙어있다. 이 능선의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정자를 지어놓은 것은 어느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지만, 산행하는 등산객에게 쉼터를 제공하겠다는 배려와 매월당을 흠모하는 여유와 낭만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 여기서 삼각산과 도봉산을 건너다보는 경관은 등산객의 마음에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며 멋진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것 같아 마음은 부자가 된 것처럼 평화스럽다. 

 

수락산의 정상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인상적이다. 의정부에서 부터 수락산 능선은 불암산까지 연봉으로 솟아있다. 철모바위 정상과 하강바위와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수려하기만 하다. 여기서 깔닥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암벽길이 험하다. 쇠줄을 잡고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깔닥고개에서 오늘은 암벽길로 오르기로 하였다. 수락산에서 가장 오르기 험한 코스중의 하나이다.

 

바위에 철막대를 박아 쇠줄로 안전철책을 세워놓아 그 쇠줄을 잡고 올라가는 스릴은 산행에서 만 느끼며 공감하는 산행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중간정도 오르면 그 위에는 계단길이 놓여져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산하를 돌아보면서 오르는 여유가 생기고, 높은 곳에서 멀리 멀리 볼수있는 경관은 생각의 영역까지 넓혀주는 것 같아 산행의 즐거움을 한 번 더 느끼게 해 준다.  

 

계단길을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어느듯 철모바위 앞에 이르게 된다. 오늘은 수락산 정상(637m)을 다녀오기로 하고 걸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0.3km 라고 되어있다. 전에는 정상을 오르는 길이 경사가 급하고 왕모래 길이어서 몹시 미끄럽기까지 하였다. 지난해에 왔을 때는 계단길이 중간정도 설치되었었는데, 오늘보니 정상까지 계단길이 완성되어있다.

 

계단길은 계단의 높이가 불편함을 자우한다. 보통 15~20cm이면 좋은데, 이 길의 계단은 중간부분이 약 30cm 이상으로 되어있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올라갔다. 그리고 계단의 폭이 좁아 오르고 내려가는 등산객에게 여유로움이 없는 것 같다. 수락산 정상의 암벽은 몹시 좁은 편이다. 그 뒤쪽 바위위에 앉아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 쉬었다가 하산을 하였다.

 

하산은 주능선 길로 내려갔다. 철모바위에서 내려가는 길은 아직도 매우 험하다. 코끼리바위를 우회하는 암벽길이 이제는 상행로와 하행로가 별도로 구별되어 있어 전에처럼 지체는 없었다. 하강바위도 우회로로 돌아서 내려갔다. 치마바위를 지나 도솔봉 허리길로 해서 서서히 내려갔다. 얼음길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능선길에서 구암천 약수터로 내려서는 길로 들어섰다.

 

오랜만에 구암천 약수터에 들리고 싶었다. 경사가 가파른 길을 내려가서 구암천 약수터에 이르니 물이흘러 얼음이 길에 깔려있다. 겨울이라 약수터물도 많이 줄어 조금씩 졸졸 흐르고 있어 약수를 한 바가지 마시고 옛 길을 걸었다. 추억이 많은 약수터이다. 겨울가뭄이 심해 먼지가 너무 많이 날려 고행이었다. 등산객들의 바지가 무릎까지 먼지가 더덕더덕 묻어있는 모습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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