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형제봉에서 만난 소나기와 뇌성 *-

paxlee 2012. 5. 27. 22:42

 

 

                 북한산 형제봉에서 만난 소나기와 뇌성

 

산행코스 / 국민대학-작은형제봉-큰형제봉-대성문-보국문-칼바위봉-문필봉-화계사

 

오늘(5/27)은 북한산 형제봉을 찾아 올라가는 산행 들머리 국민대학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처음 시작은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올라간다. 북악둘레길 0.4km 안내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좌측으로 올라갔다. 형제봉능선에 올라서면 계속 둘레길이 이어진다. 좌측으로 가면 북악 둘레길로 연결이 되고, 우측으로 조금 더 오르면 둘레길은 좌측으로 내려서서 평창동으로 향하게 되고 형제봉을 그 길로 계속 오르면 된다.

 

날씨는 화창하고 더워서 조금 오르니 전신에 땀이 쫙 솟아오른다. 여름 산행은 조금 일찍 시작해야 하는데, 나는 오늘도 산행약속이 없어 늦게 산행을 출발하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막 길을 올라갔다.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어느사이 하늘은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어 곧 소나기가 한 줄기 쏟아질 것 같다.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변득을 부리는 것 같다. 대기가 불안정하여 남쪽에는 소나기와 천둥이 친다고 하였는데,

 

그러나 서울의 하늘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조금 오르니 비가 우두둑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오르기를 멈추고 큰 바위 밑에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비를 피했다. 다행이 이렇게 비를 피해갈수 있는 곳을 만나 다행이다. 20여분 동안 비가 천둥과 함께 퍼부었다. 올해는 이렇게 우중 산행을 몇 번이나 해야 할까? 산행 중에 어쩔수 없이 비를 만나게 되지만, 우중 산행은 몇 배로 더 산행을 힘들게 한다. 서쪽 하늘이 밝아지면서 서서히 비는 그쳐갔다. 나는 먼저 출발하였다.

 

비를 피한 곳에서 형제봉까지 멀지않는 곳이라 조금 후에 암벽길을 걸어서 작은형제봉에 올라설 수 있었다. 날씨 탓인지 산객이 많지않아 좋았고, 더위가 한풀 걲여 좋았으며, 산길에 먼지가 나지않아 좋았다. 작은형제봉은 큰형제봉과 가까운 거리에 마주보며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 내려가서 큰형제봉을 올라갔다. 멀리 족두리봉에서 향로봉, 비봉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졍겨움을 나누어 준다. 바로 앞에는 보현봉이 우뚝 서서 문수봉과 함께 북한산 서쪽을 굳게 지키준다.

 

큰형제봉에서 내려가는 암벽길은 가팔라서 철책과 로프가 내려져 있다. 비가 온 후라 길은 미그러워 주의를 하면서 내려갔다. 이 길을 내려서면 산 길은 평지길이 이어지고 능선의 굴곡을 따라 돌아서 올라가면 대성문에 이른다. 대성문을 오르는 날카로운 암벽길은 언제 설치를 하였는지 대성문까지 나무계단길이 보기좋에 놓여져 있다. 내가 이 길을 걸은지도 꽤 오래 되어 길이 이렇게 변하였으니 말이다. 비가 내린 후라 바람은 시원하고 산행은 기분을 좋게 이끌었다.

 

대성문에서 보국문까지는 멀지 않은 길이다. 산성길을 따라 걸으며 산성넘으로 서울을 바라보는 그 조망 또한 신선하다. 시야가 깨끗하지 않았지만, 서울은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서울의 산이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어 간다. 동쪽 멀리 망우산과 용마산, 그리로 아차산이 높이의 굴곡없이 쭉 뻗어있는 모습은 그림같다. 그리고 월계산과 장위산, 그리고 홍릉이 도심의 푸른 숲을 형성하고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서울은 아름다울수 밖에 없다.

 

보국문에서 대동문쪽으로 조금 더 진행을 하면 칼바위봉으로 내려서는 산성이 뚫려있다. 칼바위봉을 올라가는 그 암벽길, 그 바위를 타는 재미는 산행의 또 다른 의미와 설레임을 가져다 준다. 그 설레임에 이끌려 암벽을 오른다. 암벽에 올라서서 산하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은 조망이 있기에 우리는 높은 곳을 오르고 또 오른다. 더 높이 오를수록 더 멀리 더 넓은 경관이 산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오늘은 비가 내려 산객들이 서둘러 하산을 하였는지 산길이 퍽이나 한가하다. 칼바위봉에서 북한산의 정상을 바라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정감이 서려있는 한 폭의 그림이다. 백운봉과 만경봉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삼각산의 정상을 이루고, 인수봉이 옆에서 지킴이 역활을 하듯이 솟아있다. 푸른 숲 속에 대동문과 동장대의 기와 지붕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선다. 좌우로 쭉 뻗어있는 산성의 성벽은 조선시대의 약속과 전통문화를 느끼게 해 준다. 

 

칼바위봉의 하산 길은 암벽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수없이 내려간 그 암벽 길이지만, 암벽을 내려 설 때마다 낯 설고 힘이 든다. 얼마나 더 오르 내려야 낯이 익어 망서리지 않고 내려갈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다. 걸음은 두 발로 걸어면 되는데, 이 길은 손과 발이 함께 움직여야 진행이 가능한 길이다. 이 암벽길에 나무계단길을 설치한다면 칼바위봉은 그 순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클 것 같다.

 

문필봉에서 잠시 쉬었다가 하산을 계속하였다. 문필봉을 지나면 어려운 길은 없다. 칼바위능선을 걸어서 화계사 쪽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곡길에 크다란 참나무 한 그루가 길 쪽으로 넘어져 있어 그 곳을 지날 때마다 몸을 구부리고 지나가도 배낭이 걸리고, 무심코 지나다가 머리를 박는 사람도 있었는데, 오늘 보니 누군가가 그 나무를 잘라내어 길이 시원하게 뚫려 너무 좋았다. 아마 그 나무가 10여년 가까이 그렇게 가로막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화계사 뒤 능선 쉼터에서 조금 휴식을 갖은 후 하산 길을 걷는되 다시 빗방울이 조금씩 뿌린다. 녹음이 짙어가는 산은 여름을 맞이하며 푸른 숲을 형성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다음 계절을 대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산행은 잛게 북한산 형제봉에서 칼바위봉과 문필봉까지 걸었다. 우리가 산에 가는 것은 자연을 벗하기 위한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되겠지만, 자신의 건강을 확인하면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이 산행의 이유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