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도봉산 선인봉의 매력 *-

paxlee 2012. 6. 10. 22:30

                 도봉산 선인봉의 매력

 

산행코스 / 도봉동-녹야원-쉼터-좌측오름길-능선-만월암-석굴암-신선봉정상-옛날깡통집-마당바위-도봉동

 

오늘(6/10)도 혼자서 도봉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가장 한가하고 조용한 코스가 녹야원코스여서 그 길로 올라갔다. 녹야선원을 지나면 바위가 모여있는 쉼터가 있다. 여기서 땀을 닦으며 쉬면서 산객이 거의 오르지 않는 외진 오솔길을 오르기로 하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산 길을 혼자서 터벅터벅 올라갔다. 조금 오르면 좌우로 갈림길이 나타난다. 길이라고 해야 잘 살펴보아야 길 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지난번에는 우측 길로 올라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좌측길을 따라 올라갔다.

 

좌측길로 한 참을 따라 올라가니 부드러운 길이 안내를 한다. 바위가 없는 숲 속의 흙 길은 혼자 조용히 산을 오르기에 아주 좋은 길이 펼쳐지고 있다. 혼자서 산을 오른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고, 왜 일요일에는 산을 올라가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산행은 고행인되 스스로 찾아가는 고행의 길을 한 주에 한번씩 경험을 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투자이며, 미래에 대하여 건강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 중의 하나임을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 본다.

 

도봉산에 그 많은 산객들이 오르지만 내가 오르는 이 한적한 산길에는 나 혼자서 나무들처럼, 바위들처럼 그져 표정없이 숲 속의 그늘속에 이어지는 산 길을 따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가는 마음은 세상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의 향연이 소리없이 펼쳐지는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자연은 자연의 소리로 대화를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 것이다. 봄에는 봄의 옷을 입고, 여름에는 더 아름답게 성장을 하고서 그들이 살고 있는 산을 꾸민다.

 

한 구비를 돌아 올라가면 작은 능선을 만나고 그 길을 얼마만큼 더 올라가면 또 다른 작은 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오늘 오르는 이 길은 지난 번에 오른 우측 길보다 더 여유롭고 코스가 좋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우측 길은 군데군데 암벽길을 만나기도 하고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올라가기도 하였는데, 이 번 길은 아주 편하게 오를 수 있어서 더 좋은 편이다. 그렇게 적막하던 산 길을 7부능선 쯤에 이르니 산객 한팀, 그리고 조금 오로다가 다시 한팀을 만날수 있었다.

 

더 오르니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으나, 산객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니 건너편 선인봉의 거대한 암벽이 도봉산의 충격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이 길을 오르다보면 숲 속에 암벽을 만나게 되는데, 그 암벽에 올라서면 선인봉의 시원한 암봉의 모습이 산행의 피로를 깔끔히 풀어준다. 오늘따라 암벽타는 분들이 갂아지른 90도의 거대한 바위에 새까맣게 붙어있다. 북한산의 인수봉과 도봉산의 선인봉은 암벽을 타는 훈련장이라고 한다.

 

이 능선을 오르면 몇 군데의 암벽 전망대가 있다. 올라가면서 전망대마다 들려서 또 다른 조망의 신비를 찾아간다. 그 전망대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는 조망은 암벽이 저렇게 아름다울수 있는가 감동을 하고, 신비스럽다고 감탄을 하면서, 도봉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 능선에서 조망은 다락능선에서 바라보는 도봉산의 매력하고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다락능선의 조망은 도봉산의 자운봉과 만장봉의 암벽의 높이에 대한 감각을 보여준다면, 이 능선에서의 조망은 거대한 수직 암벽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가진 후 다락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만월암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갈래길이 여러개 있지만, 가장 사람이 많이 다닌 길을 걸어가면 만월암에 이를 수 있다. 만월암 뒤 암벽에 서서 내가 걸어온 능선을 올려다 보는 전망도 시원하다. 지난 번에는 만월암을 지나 바닥까지 내려가서 다시 석굴암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갔는데, 전에 들은 이야기가 있어 옆에 있는 분께 여기서 석굴암 쪽으로 가는 길을 물었드니 알려준다.

 

만월암 전망대 바위 우측 사이로 긴 로프줄이 늘어져 있는데, 그 로프줄을 따라 내려가면 석굴암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고 하여 그 길을 더듬어 내려갔다. 처음가는 길은 설레임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 길은 석굴암 앞으로 이어져 석굴암 앞에 도착하였다. 이 길을 지나며 한 번도 석굴암을 찾아보지 못하였는데, 오늘은 혼자서 여유로운 산객이 되어 가는 길이니 석굴암에 다녀오기로 하고 돌계단길을 올라갔다. 암자는 선인봉아래 작은 규모의 아담한 암자였다.

 

이 암자를 찾아온 산객에게 12시~2시까지 점심으로 국수공양을 한다고 현수막이 결려있었다. 암자에 도착하니 좁은 마당에 스님이 한 분 계시는데, 점심공양을 하라고 하여 나도 그곳에서 귀한 국수 한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 이곳을 찾아온 산객은 많지 않았다. 국수를 먹고 마당에서 석굴암 뒤 선인봉을 오르는 암벽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스님이 산을 다녀 오면서 어디서 따 왔는지 아주 작은 세까맣게 익은 오디를 따와서 여러사람들에게 몇 개씩 나누어 주었다. 나도 그 귀한 오디를 받아서 맛을 보았는데, 작은 오디의  맛이 아주 달알다.

 

석굴암에서 내려가지 않고 좌측으로 산 길이 연결되어 있어 그 길을 따라 올라갔다. 마당바위로 내려서는 그 길에 올라서니 신선봉을 오르고 내려가는 산객들이 분비고 있었다. 여기서 선인봉까지는 길이 가파르고 암벽의 길이라 오늘 코스에서는 가장 난 코스에 해당한다. 구슬같은 땀을 흘리며 숨을 몰라쉬면서 올라갔다. 힘들게 절터에 올라가서 조금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올라갔다. 여기서 신선봉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다. 신선봉 입구에 이르면 나무계단이 설치되어있어 수고스러움을 들어준다.

 

오늘은 신선봉(725m) 정상을 오르기로 하고 철책을 잡고 올라갔다. 정상을 오르는 길은 가파른 암벽을 올라가야 하는 고행의 길을 걸어야 한다. 정상에는 오늘도 많은 산객들이 도봉산 정상에 오른 감회를 나누고 있었다. 건너편에 마주하는 자운봉과 만장봉의 운치있는 암봉미에 매료되기도 하면서 뜀바위와 칼바위의 위용을 두루 살펴보고 자운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컷을 찍고 하산을 하였다. 일반 산객들이 오를 수 있는 도봉산의 정상 신선봉은 장소가 협소한 것이 험이다.

 

지금은 신선봉을 오르는 길과 하산길이 구별이 되어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수 있다. 신선봉을 돌아가서 주봉쪽으로 하산 길을 걸었다. 주봉앞에 이르러 주봉을 한 번 올려다 보려고 그 앞쪽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 한장을 찍고 내려왔다. 이곳에서 올려다본 뜀바위의 위용도 아름답게만 보였다. 옛날 아주 옛날 이곳에 당귀차를 팔던 깡통집이 있던 곳이라 지금도 이곳을 깡통집이라 칭한다. 여기서 마당바위 쪽으로 급경사의 하산길로 내려갔다. 그런데 길이 전에보다 많이 다듬어 졌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울퉁불퉁하던 암벽 길이었는데, 바위들을 바르게 펴 놓은 길로 변해 있어서 다리의 수고를 들어주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가는 곳마다 길들이 개선되고, 새로운 설치가 놓여져 산객들의 수고를 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수고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 길은 마당바위까지 이어져 있었다. 마당바위에서 천축사로 내려서는 길은 아직 손을 대지 않았다. 다 내려와서 개울을 건너면 도봉동 메인 길인데, 지금은 그 길을 막아놓고 개울 반대편으로 새로 길을 연결해 놓았는데, 흙 길이라 발을 옮길 때마다 먼지가 펄펄 날려 숨쉬기가 많이 불편하였다. 그 만큼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 길을 얼마동안 내려가니 개울을 건너서 원 길로 연결이 되었다. 도봉동까지 이어지는 그 길도 암벽과 돌 계단이 이어지고 있어 산객의 피로한 발은 더 아픔을 참으며 내려가야 한다. 도봉산 산행은 어디서 시작을 하던 도봉산을 걷다가 내려가면 아침에 올라온 그곳으로 내려서게 되어있다. 그래서 교통이 더 편리하게 노선이 많다. 전철 1호선과 7호선이 있고, 버스노선은 서울 시내 연결이 안되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도봉산은 그래서 서울의 어느 산보다 산객들이 많이 모여드는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산이다.   

 

 

도봉산 선인봉의 매력

도봉산 선인봉과 만장봉, 자운봉의 자태

도봉산 포대능선 정상

    

능선 전망대 옆에 있는 소나무

도봉산 소나무의 새 솔방울

도봉산 만장봉  

좌측 앞에 도봉산 뜀바위와 칼바위  

주봉쪽에서 올려다 본 뜀바위 

도봉산 주봉의 정상 보습

석굴암 뒤 선인봉

신선봉 정상에서 자운봉을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