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삼각산에서 하루 *-

paxlee 2012. 6. 4. 21:49

 

 

                   삼각산에서 하루

 

산행코스-우이동-하루재-숨은벽-계곡길고개-위문-노적봉안부-용암문-대동문-칼바위-

               화계사.

 

삼각산을 갈때마다 생각의 머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삼각산이라고 하지만, 북한산이다. 그래서 북한산이라고 해야 맞는 것인지? 그냥 삼각산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지? 하나의 산에 두개의 이름이 존재하다 보니 어느때는 삼각산엘 간다고 하고, 또 어느 날은 북한산을 간다고 하게 되니, 나 자신도 헷갈리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삼각산과 도봉산을 묶어서 북한산국립공원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오늘(6/3)도 우이동에서 삼각산을 올라갔다. 조금 이른 시간(09:20)이어서 그런지 산객들이 많지 않았다. 소귀천입구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올라갔다. 경사가 완만한 길인데 조금 올라가니 벌써 땀이 흐른다. 완전한 여름 날씨가 몇일째 계속 되고 있으니 땀을 닦으며 올라갔다. 하루재 깔닥고개를 올라가서 쉬었다. 휴식시간을 가지며 오늘은 숨은벽에서 인수봉 골짜기를 오르는 길에 함박꽃 군락지가 있어 그곳을 가기위해 북한산 경찰구조대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인수봉을 돌아갔다.

 

언제인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숨은벽에서 이곳으로 돌아온 것을 생각하면서 무작정 그 진입로를 물어서 그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혼자서 산행을 하는 날이어서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고 진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수봉을 돌아서 숨은벽을 오르는 능선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 길을 찾아갈수 있을 것이지 확신도 없으면서 산객하나 없는 숲속의 낡은 길을 따라 갔다. 길을 돌아가다가 좌측으로 오르는 길이 나와서 그 길을 올라가서 바위위에서 바라보니 인수봉 설교능선이 보여서 힘들게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갔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두서너번 오르다가 내려가고 하는 중에 산객 한분을 만났다. 그분도 정확하게 갈 길을 확인하지 못하는 냥 내가 올라갔다가 내려온 길을 올라가서 나는 다시 내려가는 길에 옆으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갔다. 가다가 길이 없으면 다시 올라오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동안 내려갔드니 인수봉과 숨은벽 사이의 계곡에 이르게 되었다. 우측으로 숨은벽 능선을 오르는 길이 없어 그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길도 희미한 계곡을 힘들게 올라갔드니 드디어 숨은벽능선의 끝 대슬랩을 오르는 안부에 도착하였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허리를 펴는데, 위에서 국립공원을 지키는 직원이 금지된 구역을 왔다며 어디서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서 처음길이라 길을 잘못들었다고 사정을 하였드니 우선 올라오라고 하여 올라갔다. 샛길 금지구역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듣고 그곳을 벗어나 안부를 지나 계곡으로 내려가 다시 계곡길을 올라갔다.

 

돌과 암벽으로 이루어진 계곡길은 고개길까지 계속 오르막길이다. 그래도 숲 속의 그늘이어서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계곡길 막바지 고개를 넘어가는 암벽길에 보기좋게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언제 설치가 된 것인지, 오름길이 많이 쉬워졌다.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니 12시가 지났는지 곳곳에 점심식사하는 산객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위문으로 오르는 길을 걸었다. 오늘은 백운봉을 오르는 것은 생략하고 위문을 넘어서 만경봉 허리길을 돌아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이 길에서 백운봉을 올려다보는 경관이 볼만하며, 원효봉과 염초봉, 그리고 건너편 의상봉능선아래 자리잡은 국녕사의 대불상이 크로즈업된다. 오늘은 노적봉 정상에도 산객들이 많이 올라가있다. 노적봉 안부를 지나 용암문과 북한산대피소를 지나서 대동문까지 걷는 그 길을 혼자 걸으니 지루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대동문 한 쪽에 쉬면서 간식을 한 번 더 먹고 칼바위를 향해 걸었다. 칼바위를 가기위해 산성길을 넘어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도 역시 암벽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곳이다.

 

칼바위를 오르는 길은 몇가지만 주의를 하면 우회길를 걷는 것보다 오히려 편하게 오를수 있다. 칼바위를 넘어 칼바위봉 정상에서 삼각산 정상을 감상하는 포인트도 인상적이다. 백운봉과 만경봉이 겹쳐보여 하나의 봉우리로 보는 것과 그 옆에 인수봉이 거대한 암벽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은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저 세봉우리를 우리는 삼각산이라 부르고, 또 북한산이라 부른다. 그래서 저 세봉우리 가까이서 오를 때는 삼각산이라 부르고 싶다.

 

삼각산이 먼저 이고, 북한산이 나중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북한산이 더 익숙한 이름이다. 북한산에 산재해 있는 사찰의 일주문에는 하나같이 삼각산도선사. 삼각산화계사, 삼각산승가사 등으로 삼각산이라고 되어있다. 이들 사찰은 삼국시대에 창건된 절 들이다. 그때부터 북한산은 삼각산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야기이다. 서울시민은 이번주에 삼각산 산행을 하고, 다음주에는 북한산 산행을 한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다. 

 

오늘은 삼각산에서 하루를 보낸 샘이다. 09:00시 쯤에 집을 나서서 삼각산을 해매다가 오후 5시에 집에 도착하였다. 하루재를 넘어서 숨은벽을 오른다고 인수봉을 돌고 돌면서 불확실한 산길을 오르내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하였다. 인수봉 뒤쪽 능선 바위위에서 상장능선을 바라보는 경관이 일품이었으며, 도봉산 오봉에서 정상봉까지의 능선이 힘차게 뻗어있는 산세는 언제 어디서 보아도 흥미로운 산이다. 

 

혼자 산행을 한다는 것은 길을 잘못 가서 다시 되돌아와도 타박하는 사람이 없어 좋고, 조용한 낭만적인 숲 길을 혼자 걷는 맛이 좋으며, 엉뚱한 길이 가고싶을 때는 꺼리낌없이 가보는 자유가 있어서 좋다. 가다가 힘들면 아무곳에서나 쉬어 가기도 하고, 숲 속 한가한 곳에 그늘이 좋으면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면서 휴식시간을 길게 가져도 되는 자유가 있어서 좋다. 산 길을 갈 때 산은 늦게 걷는다고 타박하지 않으며, 빨리 가라고 구박하지도 않는다. 산은 내가 가고싶을 때 가는 곳이다.   

 

                                                     인수봉 자락에서 바라본 상장능선

                                          계곡길에서 만난 함박꽃 한송이         

                                        만경봉 허리길에서 바라본 백운봉

                                                 만경봉 허리길에서 바라본 염초봉

                                                 만경봉 허리길에서 바라본 원효봉

                                 만경봉 허리길에서 바라본 의상봉

                                         칼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삼각산 정상  

                                           숨은벽에서 계곡길 고개를 오르는 계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