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발자취

등반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paxlee 2012. 6. 19. 21:22

 

 

             등반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고산 등반의 리드는 통찰력, 열정, 소통능력, 자금 동원능력 순
        뛰어난 등반리더는 고 박영석, 유학재, 조형규, 엄홍길 순으로 꼽혀
 

히말라야 원정에서 대장의 역할이란 등반 성패뿐만 아니라 대원들의 안전을 좌우할 만큼 막중하다. 변화무쌍하고 위험요소가 많은 히말라야에 대해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장을 맡는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또한 대원 운영을 제대로 못 해 등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심지어 대장과 대원 간의 갈등이 심각해 귀국 후 뒷말이 무성한 원정대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이 역시 대장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에 일어난 일인 것이다.

월간山은 창간 43주년을 맞아 ‘등반리더 특집’을 기획하고, 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특집은 히말라야 등반 50년의 해를 맞아 그동안 수많은 원정대에 참가했던 산악인들을 통해 대장으로서 원정대를 이끌려면 어느 정도의 덕목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파악해 차후 해외원정에 나설 산악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함이다.

리더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통찰력

설문 조사의 첫 번째 질문인 a항은 등반리더의 덕목에 관해서였다. 1)함부로 대들 수 없게 하는 권위(카리스마), 2)직접 등반할 줄 아는 등반능력, 3)자기 돈이든 후원을 받든 등반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 등 11개 항목 중 등반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어떤 것인지 순위를 선정해 보았다. 또한 두 번째 질문인 b)항에서 한국 산악인 중 특히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등반리더 5명을 선정해 보았다.

▲ 고 박영석 대장이 강한 카리스마와 실천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후배들과 함께 신 루트를 개척한 에베레스트 남서벽.
설문 참가자는 최소 1회 이상 히말라야 원정에 참가한 바 있는 산악인들로서, 선정한 100명 중에서 연락이 가능한 78명 중 51명에게 회신을 받았다. 설문 조사 결과, a. 등반리더에게 필요한 자질 중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세 가지에서 9) 등반의 전체 과정을 한눈으로 파악해 낼 줄 아는 통찰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혔다(19표).

통찰력을 꼽은 산악인들은 등반 루트를 읽을 줄 아는 눈, 눈사태나 빙탑 붕괴와 같은 상황을 미리 피할 줄 아는 판단력을 지닌 대장이라야 대원들의 안전 등반을 이끌 뿐만 아니라 등정률도 높다고 말하고 있다.

다이내믹 부산 원정대를 이끌고 지자체 최초의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홍보성(부경대 OB) 대장은 대원들의 능력과 인성을 잘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장은 “사람마다 타고난 인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성장과정을 통해 형성된 수행능력 또한 차이가 크다”며 “아무튼 대원들을 통솔할 때에는 단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장점을 키워줄 줄 알아야 원정이 수월하고 능률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경험담을 얘기했다. 홍보성 대장은 “대원들의 인성을 파악하기까지 술자리를 자주 갖고 함께 잠잘 기회도 자주 만들었다”며 “부산 팀의 경우 원정을 여러 차례 나갔지만 그때마다 대원 변동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다른 큰 원정대에 비해 신경 쓸 일이 적었다”고 말했다.

1993년 초모랑마 이후 2011년 마나슬루에 이르기까지 히말라야 8,000m 고봉 원정에 7차례나 참가한 바 있는 이정현(순천대OB)씨는 “원정대가 구성되기까지 돈 내놓는 사람, 돈 만드는 사람, 그리고 실제 등반을 펼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 모든 사람들을 잘 조율하려면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원정 등반 중에는 루트를 잘 살피고 또 기량과 성격에 따라 조를 짜서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며 대장의 통찰력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대장이 갖춰야 할 덕목 2위는 5번) 어떻게든 등정을 이루어내겠다는 열정과, 6번) 대원들의 세세한 점까지도 파악해 내는 소통 능력이 각각 17표로서 2위로 꼽혔다. 설문응답자들은 대장의 의지가 약하면 작은 일에도 원정대 전체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작은 위험에도 의지가 꺾여 등반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 또한 소통 능력이 없으면 대장이 대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할뿐더러 대원들 간의 소통도 원활치 못해 등반이 순조롭게 풀릴 수 없다고 여러 사람이 지적했다.

▲ 2009년 봄 남서벽 신 루트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고 박영석 대장. 그는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대장으로 꼽혔다.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8,000m급 4개 봉 등정자인 김웅식(청주대OB·충북등산학교 강사·8,000m급 4개봉 등정자)씨는 “히말라야를 등반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일을 창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게다가 히말라야 등반은 그 어떤 대가도 없기 때문에 열정 없이는 이루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그는 “히말라야 원정은 등반뿐만 아니라 경비 마련, 직장, 집안 등 시작부터 수많은 문제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라며 “때문에 원정대에 속한 모든 대원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대장은 원정대 전체의 힘든 일을 헤쳐 나가고, 힘들어하거나 부족한 대원들을 끌고 나가려면 역시 뜨거운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원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과 대원 간의 신뢰”

양손가락 장애에도 불구하고 8,000m 고봉 6개를 등정한 김홍빈(광주 송원대 OB)씨는 “원정을 계획하고 나면 자금 문제, 대원 선발 문제 등 별별 일이 다 일어나지만 대원들에게 원정을 약속했다면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며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바로 대장”이라 말했다. 김씨는 “히말라야 원정에 나서면 대장은 힘들고 위험한 순간에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이 역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 했다.


48세 적잖은 나이에도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대한 꿈을 꾸며 오는 6월 중순 K2 원정에 나서는 김홍빈씨는 “7대륙 최고봉 외에 히말라야 원정만 해도 11회나 추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주변의 도움과 더불어 꼭 가겠다는 열정 때문이었다”며 “그 열정 덕분에 경험이 많이 쌓여 이제는 고산 등반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2003년 8,000m 14개 고봉을 완등한 한왕용(신발끈여행사 이사)씨는 소통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원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과 대원 간의 신뢰”라며 “신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속을 보이면서 얘기를 나누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단력이 등반의 안전과 등정의 성패도 가른다”

50대 나이에도 고산 거벽 신 루트 등반에 매진하고 있는 유학재(휠라스포트 기술고문) 대장은 “과거 군사문화에서 비롯된 강압과 독선으로 이끄는 등반은 사라져야 한다”며 대장과 대원 간의 자연스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장과 대원들 간의 소통과 뉴스의 소통은 전혀 다르다”며 “매스컴을 통해 신적인 존재로 원정대를 잘 이끌었다고 소문났더라도 훗날 그 원정에 참가했던 대원들의 입에서 당시 원정대장은 형편없는 사람이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예를 들었다.

▲ 2008 익스트림라이더 메루피크 북벽 원정대. 김세준 대장은 “대원들 간의 소통과 끈끈한 동료의식 덕분에 등반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왼쪽부터 김태만, 조우영, 김세준, 왕준호, 김형욱.

3) 등반 자금 동원 능력과 8) 신속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결단력이 열정과 소통능력의 뒤를 이어 각각 16표를 획득했다. 등반자금 동원능력은 원정의 책임졌던 대장들이 주로 꼽았다.

한국 히말라야 사상 첫 원정대인 경희대 다울라기리2봉 정찰대 박철암 대장이 원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신의 집을 팔았듯이 원정경비는 예나 지금이나 원정에 나서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일일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들 대부분 이름이 알려지기까지 주변 선후배들의 도움을 통해 십시일반 도와준 돈으로 히말라야 원정을 나서야 했고, 이후에도 스폰서를 찾아다니다 보니 스폰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경험자들의 얘기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새 히말라야 등반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많이 평가절하되고, 지난해 박영석 대장 일행과 김형일 대장 일행이 사고를 당하면서 히말라야 고산 등반에 대한 회의가 이는 상황에서 앞으로 원정에 나서는 산악인들에게는 원정경비를 마련하는 일이 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단력은 원정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1994년 안나푸르나 남벽, 19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K2 남남동릉 한국 초등에 이어, 2002년 시샤팡마 남서벽 코리아하이웨이 루트 개척 등 8,000m 고산 거벽에 기록적인 등반을 해내고 촐라체 북벽 동계 초등을 이룩했으나 하산길 사고로 손가락 여럿을 잃은 박정헌씨는 “결단력은 등반의 성패뿐만 아니라 대원들의 안전에 직결된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며 “좋은 결단력은 결국 수많은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박씨는 “히말라야 원정 중 눈을 만날 적이 많은데, 이럴 때 등반을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기다려야 할지 잘 판단해야 하며, 결국 이러한 판단에 의한 결단력이 등반의 안전뿐만 아니라 등정의 성패도 가른다”고 말한다.


대장은 미래 위해 후배 양성도 투자해야”

박정헌씨는 “우리나라 원정대의 경우 베이스캠프의 원정대장과 실제 등반을 운영하는 등반대장의 판단이 합쳐져 결단을 내리거나 혹은 둘 중 한 사람이 결단을 내리는데, 등반에 대한 판단과 결단은 역시 등반에 임하는 등반대장이 내리는 게 맞다”고 말한다. 박씨는 “그러나 소규모 알파인 등반으로 흐름 바뀌어가는 상황에서는 대장과 등반대장이 다를 수 없다”며 “소규모 알파인 등반에서 대장의 역할은 더욱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직지원정대를 이끈 바 있는 박연수(충북대 OB)씨는 2009년 히운출리(6,441m) 북벽 등반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당시 직지루트 개척을 목표로 삼았던 박 대장은 히말라야의 여름 우기가 길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등반 출발시기를 늦추려 했으나 대원들의 생각과 다른 등반대 경험자의 이야기를 종합해 8월 27일 출국했다. 그러나 박 대장은 베이스캠프에 도착 이후 눈과 비가 계속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 봉우리 등반을 통해 고소적응을 마친 대원들이 컨디션이 좋다는 말을 믿고 출발시켰으나 대원 2명은 9월 25일 실종되고 말았다. 박연수 대장은 “몬순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출국했더라면 좋은 날씨에 대원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등반에 임하고, 설벽의 눈 상태 등, 좀더 나은 자연환경에서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사고에 대해 가슴 아파 했다.

▲ 2008년 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 팀이 등반한 메루피크 북벽, 점선이 ‘하늘로 가는 길’이다.
 
이후 등반리더에 필요한 자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2)직접 등반할 줄 아는 등반능력(14표), 11)어떤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회피하지 않는 책임감(13표), 1)함부로 대들 수 없게 하는 권위(5표), 4)어지간한 일에도 당황하지 않는 배짱(4표), 7)대원의 실수에 대한 관대함(3표), 10)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한 눈 팔지 않는 집중력(2표) 순으로 꼽혔다.

질문의 내용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바람직한 원정대를 위한 의견도 여럿 있었다. 파키스탄 힌두쿠시산맥의 가르무쉬(6,244m) 알파인 등반 등 히말라야에서 좋은 등반을 여러 차례 해낸 심권식(청죽산악회)씨는 “히말라야 원정 대원이라면 등반능력, 책임감, 강한 정신력, 체력, 희생정신을 갖춰야 한다” 고 했다. 2006년 대전 쟈일크럽 초오유 원정대에 참가했던 연현모씨는 “원정등반은 순수하고 즐거워야 하고 어떠한 명예나 욕심 혹은 경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1996년 인도의 마나파르바트2봉, 2006년 가셔브룸1봉, 그리고 2010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바 있는 조벽래(동아대 OB)씨는 “성공을 위해 베테랑 몇 명만 데리고 다니면 성공 확률은 당연히 높겠지만 그렇다면 다음 세대는 누가 키울 것인가?”라며 “원정대장은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새로운 대원으로서 후배를 양성하는 데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박영석 대장, 열정과 추진력 타의 추종 불허

설문조사에서 두 번째 질문인 b항은 ‘한국 산악인 중 특히 뛰어난 등반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 5명을 순위대로 거명하되, 그 사람의 뛰어난 점 몇 가지 적어주십시오’였다. 대상으로 열거한 34명의 산악인은 3인 이상의 대원으로 구성된 원정대를 대장(혹은 등반대장)으로서 2회 이상 이끈 경험이 있는 베테랑 고산 등반가들이다.

조사 결과 고 박영석 대장이 압도적일 만큼 많은 표(26표)를 얻었고, 이후 유학재(필라스포트 기술고문·12표), 조형규(전 경남연맹 회장·11표), 장봉완(한국등산학교 교장·10표), 엄홍길(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10표) 순으로 꼽혔다.

고 박영석(동국대 OB·1963년생)씨는 8,000m 14좌와 7대륙 최고봉, 3극점 도보탐험에 이어, 2009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한국 초등루트를 내는 데 성공했으나 지난해 가을 안나푸르나 남벽 신 루트 등반 중 후배 두 명과 함께 눈사태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 초모랑마와 K2에서 동료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한왕용 대장은 등반리더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원과의 소통을 꼽았다.

 

그는 등반과 탐험을 위해 태어난 인간처럼 열정적인 등반을 펼쳐 온 데다 원정을 기획하고 꾸리고자 마음먹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원정을 실행에 옮기는 능력(추진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카리스마가 뛰어나면서도 마음속에서 의리와 따뜻함을 바탕으로 대원들과 호형호제하면서 교감을 나눌 줄 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기에 원정대 전체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대원들을 적재적소에 운영하는 능력도 남달랐으며, 등반능력도 갖추고 있어 대원들과 함께 어렵고 힘든 등반에 나서는 실천적인 리더 역할을 마지막까지 해냈다는 점 등이 높이 기려졌다. 또한 박영석씨는 등반을 가고자 하는 산악인들에게 지연과 학연을 가리지 않고 기회를 제공해 후진양성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학재(51)씨는 꾸준한 등반과 새로운 등반방식, 색다른 응용력으로 등반하면서 원정 때마다 나이에 관계없이 체력과 실력으로 등반을 선등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반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이 대단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점, 마음이 따뜻하고 산에 대해 순수한 열정과 유쾌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 후배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88-’89 눕체 동계 초등, ’92 낭가파르바트 한국 초등, ’95 에베레스트 남서벽 한국 초등 원정대를 이끌고, 1999년 가셔브룸2봉·2004년 로체 등정에 성공한 바 있는 조형규(63) 대장은 대원들 각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화합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아무리 강한 폭풍설에도 흔들림 없는 판단력을 갖추고 원정을 마친 다음에는 보고서를 내는 데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점 등이 높이 사졌다. 조 대장은 인간은 삶의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길에 고난과 시련은 인생을 더 값지게 만든다는 철학을 지닌 산악인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장봉완(60) 대장은 1986년 K2,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 등으로 탄탄한 고산등반 능력을 보여준 등반가로서, 대원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면서도 대원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는 점과 등반 중 발생하는 어떤 일에도 손발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솔선수범한다는 점이 높이 사졌다.


▲ 2010년 봄 마나슬루 등반 중 비박 후 추위에 고통스런 표정을 짓는 클라이머들.
 
또한 엄홍길(52) 대장은 8,000m급 14개 거봉 완등에 이어 8,000m급 2개 위성봉마저 올라서는 등반열정에 대원들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갖춘 데다 배짱과 책임감뿐만 아니라 포용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이 사졌다.

또한 홍보성(56·부경대 OB) 대장은 과거 경영인의 길을 걸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대원들을 이끌고, 추진력과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리한 판단력을 지녔다는 점, 그리고 대원들을 흔들림 없이 통솔할 수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점 등에서 평가를 받았다.

김영도 대장, 히말라야 원정의 기초 닦아준 공로 인정받아

’77 에베레스트 김영도(88·대한산악연맹 고문) 대장은 우리나라 히말라야 원정에 주춧돌이 되어주었다는 점과 지금까지도 대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속하면서 대원들이 각자 지역에서 맏형 역할을 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기려졌다.

설문조사에서 밝혔듯이 뛰어난 등반리더로 선정된 산악인 중 3명은 인터뷰 기사를 통해 그들이 대장으로서 겪었던 일들을 소개한다. 단, 두 번째로 꼽힌 유학재씨는 5월 9일 미국 등반 투어에 나가 있는 상황이라 네 번째인 엄홍길씨를 소개한다.
 
           - 글·한필석 부국장 대우 / 월간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