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의 고장 상주

여름휴가는 고향에서

paxlee 2015. 12. 27. 12:37

 

 

여름휴가는 고향에서

 

지난 8월 9일 고향을 향해 여름휴가를 떠났다. 형님 한분과 여동생과 친구와 함께 네명이 자동차로 출발을 하였다. 나의 고향은 삼백의 고장 상주이다. 상주에서 서쪽으로 중화의 중심 화령에서 더 서쪽으로 내려가 충북 보원군과 경계를 이루는 아주 산골 농촌이다. 20여년 전에 고향에서 모인 친구 몇 명이서 여름휴가는 고향에서 보내기로 약속을 한후 고향에 살고있는 사람들과 향후회를 결성하여 해마다 8월 둘째 토요일과 일요일은 고향을 떠나 만나지 못하는 고향사람들과 함께 만남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자기의 생활을 하는 고향사람들이 모이는 날이다. 

 

우리는 고속도로의 곧은 길이 너무 지루하고 또 곳곳에 지체가 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국도를 달렸다. 고속도로보다 시간이 조금 더 소요 되드라도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농촌풍경을 가까이 눈여겨 보면서 가는 즐거움이 우리를 국도로 이끌었다. 국도도 고속도로 못지않게 2차선으로 길은 좁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서 좋고,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고 노면도 고속도로보다 오히려 더 깔끔하여 고향을 향해 달려가는 기분은 즐겁기만 하였다. 용인를 지나 양지에서 진천으로 가다가 음성, 괴산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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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우재전승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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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금왕을 지나면서 이곳에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하였드니 들려서 점심을 같이 먹고 가라고 한다. 우리는 여동생이 네명분의 점심을 준비해 와서 괴산 감우재전승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였다. 한국전쟁 감우재전승기념비와 기념관을 세우고 주위를 성역화 하여 아주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고 주위 공간은 공원 같은 분위기여서 쉬어가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었다. 금왕에 있는 동생이 수박 한덩이와 음료수를 들고와서 함께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은 다음 다시 출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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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나무의 처참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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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서있던 주위 소나무

 

괴산에서 상주 화북면으로 이어지는 터널을 지나면 바로 화북으로 접어든다. 냇가를 중심으로 우측은 화북면이고, 좌측은 괴산군 송면이다. 송면에 유명한 왕소나무가 있어 이 길을 지날때면 들려서 왕소나무의 특이한 모습을 한 번 올려다 보고 쉬었다가 가는 곳으로 여러번 방문하였다. 이번에도 왕소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지난번에 왔을 때 그 늠늠하던 왕소나무가 상처투성이었는데, 이번에 들렸을 때는 소나무로 일생을 마치고 앙상한 몸 뚱이만 땅바닥에 누워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몸 뚱이와 가지마다 배배틀려서 기이한 모습으로 우뚝서있던 왕소나무를 다시는 못 보게 되어 이제는 이곳을 들리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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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맥문동과 꽃

 

속리산 산행을 위해 문장대로 오르는 장암리 입구를 지나 화북면사무소가 있는 시가지를 지나 상오리 마을 앞에 이르면 소나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을 지나게 된다. 친구가 이곳에서 쉬어가자고 하면서 차를 멈추었다. 그 넓은 소나무 아래에는 맥문동이 무성하게 자라 자주색 꽃이 활짝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곳은 소나무와 맥문동을 촬영하기 위해 전문 사진사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나도 카메라에 몇 컷을 담아왔다. 소나무와 맥문동이 하나 하나 있을 때보다 이렇게 군락을 이루고 집단으로 서식이 되어 있을 때 자연의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게 되는 것은 우리의 눈 길을 더 많이 끌어 당기기 때문이다.

 

전에는 갈령재를 넘어 다녔는데, 지난해 갈령재 터널이 뚫려 시간이 단축되었고, 재를 넘는 것보다 안전하게 통과할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평온쪽으로 달려갔다. 화령 뒷산 봉황산과 형제봉능선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비재에 산 짐승들의 왕래와 백두대간 산행자들을 위해 구름다리 길을 상주시에서 설치하여 놓았다. 평온을 지나 고향마을 상두골에 도착하니 벌써 고향친구들이 많이 와 있었다. 보고 싶었던 얼굴들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이지만 고향에 가지 않으면 만날수 없는 친구들이기에 우리는 앞 동산 정자에 모여앉아 안부를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와 고향에서 즐겁게 지냈던 추억이 깃던 이야기를 들추면서 고향의 추억에 젓어들었다.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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