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0122. 도봉산의 겨울

paxlee 2017. 1. 22. 22:24


0122. 도봉산의 겨울


겨울 내내 기다리든 눈이 드디어 내렸습니다. 눈 쌓인 산 길을 걸었습니다.


연약한 나목의 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벌을 서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이 내려다 봅니다.

푸른 소나무에 하얀 눈 꽃이 피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맑기만 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푸른 소나무와 눈 덮인 바위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바위위에도 소나무 가지에도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겨울임을 확인 시켜주고 있나봅니다.


겨울의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도봉산 모습은 도도하게 우뚝 솟아있습니다. 

 

눈에 뒤덮인 도봉산의 원경(遠景)이다. 능선마다 골짜기마다 눈이 쌓여있다.  


겨울의 참 맛이 익어가는 새해 1월도 하순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이번 주 주말이면 구정이다.

세월은 물 흐르듯이, 바람 지나가듯이, 하늘에 구름이 아름다움을 연출하듯이 그렇게 마냥 지나

가고있다. 쉬지않고 오고가는 세월의 모습은 언제나 순간에 지나가므로 우리는 세월의 그 흔적을

뒤따라 가기가 언제나 버겁기만 하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않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월은 어느 일정한 간격을 정해놓고 끊임없이 반복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기와 때를 놓쳐도 후회를 하면서 미련하게 다시 또 시작을 하곤 합니다.


12월의 년말을 보낸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다시 시작하는 구정 년말을 보내며 다시한번 다짐을

하려고 합니다. 다 부질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주어지는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면서 발버둥을 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주말이라는 타임이 있기에 우리는

고달픈 일상을 이어갈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 생명선이라면 휴식은

생명선을 연장할 수 있는 생활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가 이야기 했듯이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고 한 그 분의 안목이 새삼스럽게 되내이게 합니다.


지난 주에는 산행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뒷산 도봉산을 혼자서 올라갔습니다. 어짜피 인생은

혼자 왔다가 더불어 살다가 혼자 뜨나게 되는 것이 잖아요. 내일 또 일터에 나가면 더불어 협력하면서

함께 하는 삶을 이어가게 됩니다. 직장에 나가면 만나는 그들과 하나가 되어 일을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가정의 중요성이 더 없이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우리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을

이해하고 관용하면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각박함이 높은 하늘을 보면서, 산과 산이 이어져

뼏어있는 산세를 보면서 평야지대의 그 평화로운 광활한 대지를 보면서 크게 넓게 보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하얀 눈이 덮인 산 길을 걸으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과연 무엇인가?. 계절이 바뀌면서 자연의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을 우리는 그냥 맹목적으로 따라가야하는 것인가?. 우리의 삶도 자연의 변화

이상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변화의 과정을 따라가지 않으면 추락하게 되므로 변화의 이치를 깨우쳐주려고

그렇게 쉼없이 자연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현실이 답답해서

변화의 바람을 기다리며 오늘도 도봉산 능선을 올라간다. 수없이 올라간 그 길을 반복해서 올라가는 그 발길은

그 산길, 그 산을 보려고 오르는 것은 아니다. 산을 오르며 나와 산과 나무와 바위와 하늘과 땅이 공존하는

의미는 무엇일가?. 나와의 관계를 찾아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날씨는 생각보다 쌀쌀하게 느껴졌다. 겨울에는 등산복을 선택하기가 참으로 애매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오늘같이 춥다고 두꺼운 옷을 입고 산행을 하면 한 20분쯤 걸어면 덥고 땀이 흘러서

옷을 벗어야 한다. 그렇다고 오늘처럼 얄븐 옷을 입고 나서면 추위가 스며든다. 눈길을 밟으며 걸어 올라가는

산길을 걸으니 얼굴, 코, 귀, 장갑을 끼었으나 손이 시럽다. 추우니까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그렇게 한 20분

이상 열심히 걸었드니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한다. 추위가 조금씩 가시니 산길을 오르는 느낌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끼면서 올라갔다. 좌측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는 좌측능선이 바람막이 역활을 하였다.


능선에 올라서니 찬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온다. 다시 추위가 엄습하여 산행의 굴곡이 현실이 되곤 한다.

오늘은 쉼터에 도착하여도 산객이 한 사람밖에 없다. 날씨는 산행을 좌우한다. 산행의 진정한 맛을 모르는

산객은 오늘 같이 추운 날에는 산행을 포기한다. 산행의 3요소가 날씨가 좋아야 하고, 동행이 좋아야 하고,

산이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산행은 꼭 그렇지는 않다. 비가 오는 날 산행은 그대로 좋고, 친구가 없어 혼자

걷는 산행도 그 나름대로 좋다. 명산이 아니어도 산 길을 걷는 맛은 그 때마다 다르다는 것을 느낄수 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낮은 산도 오름길을 걸으면 땀이 흐르고 숨길이 허득이게 되는 것은 같다.


오늘도 방학능선을 걸으 오르면서 나는 왜 오늘같은 날 산을 오르는가. 일요일이면 그렇게 산 오르기를

다반사로 해 왔기 때문에 산을 찾아가는 것이다. 산악회와 어울리면 높은 산도 오르고 원정산행도 하지만

산은 어느 산을 가드라도 산행의 맛과 느낌은 그 날의 산행 콘디션에 따라 산행 동료들의 친밀감데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원통사 삼거리 쉼터까지 1:20분이 걸렸다. 쉬면서 간식을 먹고 더운 물을 먹으니

한결 물 맛이 다르다. 원통사 앞 벤취에서 아이젠을 하고 급 경사길을 올라갔다. 오늘은 우이암 아래

우회길로 돌아가는 비탈길로 걸어서 올라가 보문능선으로 하산을 하였다. 눈 쌓인 길은 많이 미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