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백두대간 봉황산 코스

paxlee 2020. 3. 15. 21:59

 

3월 9일 월요일 12시쯤에 화령재에서 시작하는 백두대간 봉황산 코스를 산행하기 위하여 산행 기점 입구까지 친구가 픽업해 줘서 산행을 시작 하였다. 산길은 오름길이고 낙엽이 많이 쌓여 있었다. 수년 전에 여름휴가때 혼자 땀을 뻘뻘 흘리며 걸은 길이라 쉽게 생각 하였다. 그러나 결코 쉬운 산행은 아니었다. 겨울과 봄 사이의 3월이라 날씨는 춥지 않고 포근하였다. 능선 길이라 좌측에는 숲사이로 화령쪽의 풍경이 보이고, 우측은 화송쪽이 보여 전망은 시원 하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오름길을 오르고 또 올라가도 한없이 반복 되었다. 낙엽이 너무많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은 곳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곤 하였다. 갑자기 길이 보이지 않아 그 자리에 서서 길을 바라보니 낙엽이 차분하게 쌓여있지 않고 발자국의 흔적 때문인지 낙엽이 요철의 흔적을 그리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면서 언덕을 올라 서면 또 저 만큼에 또 다른 능선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듯이 기다리고 있다. 오르다가 힘이 들면 쉬어 가기를 거듭 하면서 올라갔다.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그 길은 평탄한 흙길이라 어렵지는 않았다.

오름길을 한시간 가량 올라가고 있는데, 나를 산행 입구까지 태워다 주고 간 친구가 전화로 정상에 도착 했는지를 물었다. 이직 정상의 반 정도밖에 못 올랐다고 하니, 천천히 오르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 운전 조심해서 올라 가라고 하였다. 산림 감시초소에 오르니 부부팀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인사를 하였드니, 그들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디서 올라 왔냐고 물었드니 그들은 화령에서 올라왔단다. 나는 '코로나 19' 때문에 집에서 방콕만 하다가 너무 답답하여 이 대간길 비조령 아래 절골에 머물고 있다고 하니, 그들도 대구에서 2주전에 이곳에 와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들은 내가 올라온 길로 내려갔다.

나는 다시 걷기를 시작 하였다. 또 하나의 능선에 올라서니 우측에 갈령재 터널이 보였다. 갈령재 길과 비조령의 갈림길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고도 몇번이나 능선에 올라가도 봉항산 정상은 지멀리 우뚝서서 나를 굽어보고 있다. 급경사 길을 몇번이나 오르며 이길이 마지막 깔딱고개 겠지 하고 올라가면 또 저만치 서있다. 그렇게 지루하게 걸어서 마지막 깔딱고개를 올라서니 드디어 백두대간 봉황산(740.8m) 정상 표지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14:20분이다. 화령재에서 12시쯤에 출발하였느니, 2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이곳 정상에 주위 백두대간에 대한 설명 안내판이 서있는데, 화령재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4,6km 이고, 정상에서 비조령까지 3,8km 라고 기록되어 있다. 정상 표지판 앞에 둥그란 원형 벤취가 있어 그곳에 앉아 쉬면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그곳에 누웠다. 그기서 그렇게 30여분 휴식 시간을 보내고, 이제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 하였다. 내려가는 길은 오름길 하고는 다르다. 좌측에는 상촌 뒤쪽에 작은 땜에는 푸른 물이 고여있고 청주에세 상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뻩어 있다. 조금 더 내려서면 암벽길이다. 바위와 나무를 잡고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이런 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봉황산 산행에서 가장 전망이 호쾌한 곳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시야는 첩첩이 그려놓은 산 그리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풍경이 일품이다. 가슴을 펴고 산행의 진수를 마음껐 느끼고, 감상에 젖어 보기도 하다가 다시 산행길을 내려 갔다. 내려가는 길은 능선이 아니고, 산 허리를 돌아가는 길이 이어진다. 능선길은 암벽이어서 산 허리를 돌아가는 길이 뻗어있다. 산허리를 돌아걷는 길이 끝나고 다시 능선을 오르는 길이 시작 되는 곳에 이르니 흙길이어서 걷기가 편해졌다. 내려가다 보면 다시 능선을 오르는 길이 몇번이고 고비를 넘어가게 되어있다. 마지막 오름길은 급경사길이다.


좌우로 갈림길이 없어 그냥 그 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백두대간 길은 곳곳에 산행인들의 리봉이 줄지어 나무에 달려 있어 길을 잘못 들거나, 길을 잊어버릴 염여는 없다. 혼자 산행을 하다보니 조금은 지루하였다. 빨리 내려가는 길이 나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길은 멀었다. 하산길에 넘어온 능선보다 많이 높은 능선에 올라서니 드디어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이 길 끝에 비조령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힘이 났다. 어느정도 내려 오니, 나무 판자로 된 계단길이 나타났다. 산 짐승들의 통로를 위해 도로위에 굴 다리가 조성된 곳을 지나 내려갔다. 이곳에 도착하니, 오후 다섯시가 되었다.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벗어나 도로쪽으로 내려섰다.


비조령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절골로 이어지는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동관 임도길을 걸어서 백토재를 넘어 '수진명가'에 도착하니 오후 6시 10분이다. 샤워부터 하고 저녁을 준비하였다. 혼자서 걷는 산행은 많은 생각을 하면서 걷기 마련이다. 매마르고 잠자는 겨울에서 아직 봄이 시작되지 않은 계절이라 자연의 의미를 느끼기에도 부족하였고, 대간 길은 공휴일이나, 주말에 대부분 산행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오늘처럼 월요일에는 산행인을 만나는 경우는 더물다. 몇년 전에도 주말이 아닌 날에 걸었는데, 그때는 산 길에서 염소 한마리를 만난것이 전부였다. 오늘은 그래도 부부팀을 만날수 있었다. 산행은 외로운 길이다. 산행은 자기 자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3월 6일 절골에 내려갔다가 오늘 서울에 돌아와서 이제 이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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