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 서울 이야기 (15) *-

paxlee 2005. 7. 3. 00:04

 

                         -* 도봉산의 암릉코스 *-

 

도봉산은 북한산과 함께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받치고 있는 암벽이 아름다운 산이다. 처음 도봉산을 오르게 되면 서울에 이렇게 웅장하고 멋이 있는 암벽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를 보면서 누구나 한번은 놀란 눈으로 이곳 저곳을 살피게 된다. 설악산에 비견해도 결코 그 최고봉인 자운봉(紫雲峰)을 비롯하여 남쪽으로 만장봉(萬丈峰)·선인봉(仙人峰)은 산의 멋이 넘친다.

 

도봉산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사패산은 의정부와 양주시에 속하지만 도봉산의 한 줄기이다. 도봉산은 의정부에서 시작하면 밤골 능선을 오르다 보면 사패산 능선을 만나고 이어서 포대능선은 정상 자운봉으로 이어진다. 최고봉인 자운봉과 만장봉, 선인봉은 깍아지른 암벽으로 솟아있어 보통 등산객은 눈요기만 한다.

 

암벽등산을 하는 전문 산악인들이 자일을 타고 오르고 하강하는 모습만 보아도 신기하고 즐겁기만 하다. 우리가 오를 수 있는 곳은 겨우 신선대이다. 신선대의 날카로운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정상에는 항상 인파가 넘처 난다. 여기서 도봉산을 오른 쾌감을 느끼고 산행의 보람을 음미하게 된다.

 

주봉능선을 따라 오봉에 올라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겨우 제1봉과 제2봉이다. 이곳을 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다. 제3봉에서 5봉까지는 로프를 이용하여 암벽등반을 하여야 오를 수 있다. 여기서 여성봉으로 해서 송추쪽으로 하산을 하기도 하고, 또 우이암능선으로 따라 우이암으로 해서 무수골로 하산을 하던지, 우이동으로 하산을 한다.

 

도봉산의 문화유적은 적다. 그래도 도봉산 입구에 있는 도봉서원은 서울에 소재한 현존하는 유일한 서원이다. 1573년(선조6)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선생의 학문적 사상과 덕행을 추모하고 도학(道學)을 강의하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창건해서 다음해에 사액(賜額)을 받은 서원이다. 1696년(숙종22)에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선생을 병향(竝享:위패를 나란하게 모심)해 모시고 있다.

 

1755년(영조51) 영조대왕의 친필현판을 받아 어필사액서원(御筆賜額書院)이 되었다. 이곳은 본래 양주군 도봉산 계곡에 있는 영국동(寧國洞)으로 영국사(寧國寺)라는 절이 있었던 곳이다. 주변의 경관이 매우 아름다워서 예로부터 명승지로 이름이 났으며 일찍이 시인 묵객의 발걸음이 잦았던 곳이다.

 

도봉산은 암릉코스가 많다. 암벽등반은 등산객의 호연지기를 펼 수 있는   도봉산만이 지닌 멋과 맛이 어우러진 코스이다. 세분하면 미륵봉, 낭만길, 칼바위, 기차바위, 할미바위, 포대능선, 오봉능선의 7가닥을 꼼을 수 있다. 이중 오봉능선은 암릉종주라기 보다는 암벽등반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장봉으로 이어진 낭만길 또한 암릉아닌 암벽등반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포대능선은 철 난간이 가설돼 있어 암릉등반 대상지로서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므로 도봉산에서 암릉 푸트라면 미륵봉, 칼바위. 기차바위 할미바위 네 구간을 꼽는 것이 무난하다.

 

그러나 이것을 별도로 한 구간씩 떼 내어 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개는 두어개 혹은 전체를 답파하는 것이 좋다. 걷다가 암릉 위로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기도 하며 산행하는 멋은 도봉산에서 가능한 최고의 산행이라 할 것이다. 대개는 미륵봉-포대능선- 칼바위-기차바위-할미바위 순으로 밟아간다.

 

공휴일에는 포대능선에 도보산행 객들이 줄지어 밀린다. 전체적으로 보아 북한산 지역의 암릉들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편이지만, 뜀바위와 칼바위의 일부 구간은 살 떨리는 스릴이 북한산 암릉들에 못지 않다. 이곳을 가려면 암벽등반의 경험이 많은 리드를 따라가야 한다.

 

 -> 미륵봉 암릉/ 도봉유원지-금득사-미륵봉

 

도봉유원지에서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주욱 올라가면 길 오른쪽으로 금득사란 절이 나온다. 이 절 바라 옆의 쓰레기 집하장 옆길로 오른다. 테니스장, 계곡가 셈터를 지나 화장실에 선 골짜기 길을 따라오른다. 대개 은석암길이라고 부르는 이 길은 뚜렷하다.

 

도봉유원지를 떠난지 30분쯤 되면 갈림길이 두 번 나타난다. 표지판에 은석암 표식이 돼 있는 방향으로 따라간다. 두 번째 갈림 길목을 지나서는 일단 왼쪽 건너로 둥근 바위가 있는 지점을 지나면 곧 암릉이 나타난다. 여기서 암벽장비를 착용하고 등반을 시작한다.

 

이곳의 바위 정면크랙으로 붙는 것이 정석이며, 걸어서 돌아 오르는 길도 있다. 등반 이후 100m쯤 오르면 조금 긴 피치가 나타난다. 중앙으 슬랩, 오른쪽으로 크랙 모두를 이용할 수 있다. 다음은 길이 약 10m 되는 전형적인 레이백 크랙이 나온다.

 

양손으로 크랙을 잡고 왼발은 바위 면을 딛고 오른는데, 중간의 돌출부위를 지나기가 뜻밖으로 까다로워서 초심자는 실수하기 쉽다. 그 외 재미난 곳이 연이어진다. 큰 위험 없는 곳들이지만 자신 없는 이는 돌아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미륵봉 중단부 크랙은 미륵봉 암릉에서 다소 긴 크랙 루트이다. 왼쪽의 크랙을 이용해 오르는데. 힘은 좀 들지만 등반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이 다음이 미륵봉 암릉에서 가장 긴 피치다. 굵은 나무를 딛고 올라서서 슬랩으로 봍거나 아니면 오른쪽 아래의 슬랩 끝부분부터 시작한다. 중간부에 올라선 다음에는 별로 어려운 부분이 없다.

 

소나무가 선 평평한 곳으로 올라서서 왼쪽으로 주욱가로질러 가면 도보산 행로를 만난다. 이후 포대능선에 다다르게 되는 오르막길을 1시간 가까이 꾸준히 걸어야 한다. 포대능선 길에는 길게 와이어로프 난간이 가설돼 있는데 워낙 많은 사람이 다녀서 맨질맨질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 칼바위 암릉/ 신선대 안부-칼바위 1,2,3봉

 

도봉산 정상 만장봉 바로 옆의 신선대 남쪽 칼바위암릉은 크게 제1봉, 제2봉, 제3봉으로 나눌 수 있다 세 개 암봉 모두 우회로가 나 있다. 신선대 정상 남쪽 안부로 내려서서 능선길로 도보 산행로를 따라 조금 가면 '위험하니 돌아가라'는 팻말이 서 있으며, 여기서 칼바위 제1ㅈ봉 이 시작된다.

 

높이 약 5m, 각도 70도의 급사면으로 손잡을 곳이 좋지만 초심자는 까다롭다. 칼바위 제1봉을 올라선 다음 내려갈 때는 푸석바위가 부스러진 곳이 많으므로 실족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경사면이 일단 각도를 죽이는 곳에서 도보산행로까지는 와이어로프가 설치돼 있다. 초심자의 탈출로로 만들어둔 곳이다.

 

이곳 이후로도 매끄럽고 조심스러운 경사면이 계속된다. 제1봉 끝부분으로 내려가면 제1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곳인 뜀바위가 나온다. 이 뜀바위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와이어로프를 연결한 길이 탈출로로 설치돼 있으니 자신이 없으면 이곳으로 내려선다.

 

뜀바위는 바위면을 바라본 상태에서 발로 디뎠던 부분의 튀어나온 바위를 잡고 몸을 내리는 것이 첫쩨 순서다. 그 다름 절대 뛰어내리면 안된다. 바위턱을 잡고 왼손으로 조금씩 이동 지면이 가까워진 다음 살짝 내려서는 것이 요령이다. 이곳에서 뛰어내리다가 발목 골절상을 입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특히 팔 힘이 약한 아녀자들이 손잡이를 놓치면 종종 다치는 경우가 있다. 초심자는 반드시 위에서 자일 확보가 필요하다. 칼바위 제1봉 하강 후 도보산행로를 따라 과거 매점이 섰던 공터를 지나 오르막길로 오르면 칼바위 제2봉이 시작된다.

 

시작은 길이 약 10m으 술랩으로서 별로 어렵지 않다. 제2봉을 올라서 다음 왼쪽으로 경사진 바위 아래를 내려서야 하는데, 속칭 기름바위라 부르는 이곳도 뜻밖으로 까다롭다. 몸을 돌려서 왼쪽의 크랙을 잡고 조금식 내려가다가 살짝 내려서야 한다. 다음은 제2봉에서 가장 까다로운 곳이 나타난다.

 

넓은 크랙을 따라 조심조심 내려가서 칼날처럼 일어서 바위 모서리를 잡고 몸을 돌려 크랙을 잡고 발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내려선다 일단 몸 돌리기가 끝나면 발디딤을 큼직하게 갂아 두었기에 별로 어렵지 않다. 제3봉은 2봉 하강이 끝난 직후 이어진다.

 

손잡이 홀더를 확인하여 꼭 잡고 올라서야 한다. 왼발을 왼쪽 벽에 대고 왼손은 앞의 바위모서리를 잡아당기는 한편 오른 손은 미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오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정상에 이어 침니를 지나면 가로지르는 구간이 나온다. 얼굴 바로 앞의 손잡이를 확실히 잡고 왼발을 초대한 바깥으로 내딛지 않으면 결코 지날 수 없는 곳이다.

 

이곳 직 후 칼바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짜릿하고 위험한 곳을 만난다. 경사면을 살금살금 내려가서 왼쪽으로 개걸음 친 다음 모서리의 턱진 곳을 잡고 길이 약 10m 경사면을 내려가야 하는데., 고도감이 대단하다 초심자는 위에서 확보를 보아주어야 할 곳이다. 우회로로 돌아갈 수 있다.

 

 -> 기차바위 암릉/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들기호

 

기차바위는 칼바위 이후 남하하다가 우이암을 왼쪽으로 보며 지난 직 후 만난다. 칼바위에 비해 매우 짧지만 여러 루트가 있다 암릉꾼들은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둘기호로 난이도에 따라 달리 부른다. 물론 구미대로 선택하면 된다. 새마을호가 가장 어렵다.

 

첫 암부를 넘자마자 정상 능선 왼쪽 기슭으로 내려가면 양반다리 자세로 넓은 바위 사이로 내려간 다음 왼쪽 사면 아래의 45도쯤 경사진 반침니를 지나야 한다. 가장 까다로운 이 지점은 반 침니 속의 크랙을 잡고 몸을 내린 다음 오른쪽 건너편 바위로 건너뛴다. 뜀바위에서는 추락에 대비, 위에서 확보를 보아 주는 것이 안전하다. 이후로는 크게 어려울 곳이 없다.

 

 -> 할미바위 암릉

 

할미바위는 기차바위 능선 종주 종료지점(우이동쪽)에서 왼쪽으로 10m쯤 내려간 지점에서 시작한다. 첫번째 구간은 반크랙으로 조금 까다롭다. 길이 10여m의 크랙은 조금 넓기 때문에 오른발을 크랙에 끼워 넣고 앞 뒤꿈치로 지지하면서 오른다. 암릉등반 경험이 많은 사람은 양쪽 바위 면에 양발을 올려놓고 올라도 된다.

 

할미바위는 하산길이 더 어렵다. 특히 초보자들은 체중 때문에 몸이 뒤로 젖혀지는 듯해 애를 많이 먹는 구간이다. 마지막에 경사 80도에 이르는 '끝바위'라 불리는 크랙이 있으나, 주의를 해야 한다. 전문 산익인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한번 경험을 해 봐야 암릉등반의 재미와 스릴을 느끼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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