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 한 산 *-

paxlee 2006. 10. 9. 13:16

 

북한산 백운대

 

산행의 산 : 서울의 진산 북한산
산행 코스 : 우이동버스 종점-백운대 매표소-하루재-위문-백운대-
                 위문-노적봉-용암문-동장대-대동문-아카데미하우스로 하산.
산행 일시 : 2006,10, 08. 일요일 오전 10시
모임 장소 : 우이동 버스종점. 블랙야그 앞.( 전철 4호선 수유역에서 하차 후/
                 버스로 우이동 도선사 입구행 109번, 120번, 130번, 144번버스 )
산행 회원 : 고니님, 수정님, 청산님, 그리고 청산님 후배님, 차도리님, 소나무.

 

이번 추석연휴는 그냥 한가하게 보내고 연휴의 마지막 일요일인 오늘은 그래도 산행을 한번 해야 할 것 같아 북한산 백운대를 공지하였다. 연휴기간 동안 산행을 많이 하여서 그런지, 고향을 다녀오너라고 피로해서 그런지 오늘 산행을 하겠다는 신청자가 별로 없다. 그래도 산행공지를 올렸으니 산행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모임장소에 09:50분 경에 도착하였는데, 아직 그리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썬글라스를 써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자세히 보니 지난 번 도봉산을 함께 산행한 청산님의 후배였다. 반갑게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었다.

 



조금있으니 차도리님이 도착하였다. 오늘 북한산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어 반가웠다. 백두대간 정맥코스가 아직  20km짜리 열개가 남아 11월까지 가야 완등을 하겠다고 한다. 백두대간을 끝내고, 정맥을 완등하고 또 그 지맥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니 그 끝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산이 아무리 좋아도 혼자서 우리나라 산 산맥을 차례로 찾아다니며 완등을 한다는 것은 산 메니아가 아니면 불가능 한 일이다. 그것도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을 만들어 우리나라 산을 체계적으로 찾아가는 산악인은 산에 미치지 않고는 그의 욕심을 체울수가 없을것 같다.

 

    " 백두대간에 서면 "

 

물 흐르고 산 흐르고 사람 흘러
지금 어쩐지 새로 만나는 설레임 가득하구나
물이 낮은 데로만 흘러서
개울과 내와 강을 만들어 바다로 나가듯이...

 

산은 높은 데로 흘러서
더 높은 산줄기들 만나 백두로 들어간다
물은 아래로 떨어지고
산은 위로 치솟는다.

 

흘러가는 것들
그냥 아무 곳으로나 흐르는 것
아님을 내 비로소 알겠구나 !
사람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들 흘러가는지...

 

산에 올라 산줄기 혹은 물줄기
바라보면 잘 보인다
빈 손바닥에 앉은 슬픔 같은 것들
바람소리 솔바람소리 같은 것들
사라져버리는 것들 그저 보인다.

 

이성부님의 시집<지리산> 서시 '산경표 공부' 전문

 

 

 

10:10분 쯤에 고니님과 수정님, 그리고 청산님이 도착하여 우리는 여섯명이 산행을 위해 매표소쪽으로 올라갔다. 옛날 고향산천 맞은편에 있는 백운매표소 분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능선길로 산행을 시작(10:30)하였다. 이 능선길이 도선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세멘트길 보다는 산행하기가 조금 편한 길이다. 이 길도 오름길이어서 조금 오르니 땀이 솟아 오른다. 얼마나 비가 오지 않았는지, 한 발자욱 옮길 때 마다  먼지가 비상을 한다.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지만 벌써 나무잎들은 가을을 준비하는지 그 푸른빛을 잃어가고 있는 오습들이 처량하게 애처럽게 보여준다.

 

 

우리는 도선사 주차장이 보이는 곳에서 한번 쉬었다. 목을 축이고 과일을 나누어 먹고 한숨을 돌리고 다시 걸었다. 하루재고개을 오르는 중간지점에서 큰 길로 오른 등산객들과 만나니 오르는 그 깔닥고개 길은 등산객으로 넘처난다. 하루재 고개길은 돌계단길이어서 더 많은 수고를 해야한다. 숨을 헐덕이면서 하루재에 올라가서 다시 한번 쉬었다. 오늘은 수정님이 지난주 설악산을 다녀와 그 후유증이 아직 들 풀렸는지,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하루재를 지나 걸어가다 인수봉을 올려다 보니 오늘은 유난히 인수봉을 오르는 릿지맨들이 수직의 암벽에 매미들처럼 매 달려있다.

 

           

북한산 조난 구조대를 지나 오르다 인수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백운산장을 오르는 암벽길은 험하고 사납기만 하다. 올라가다가 고니님과 청산님은 암벽길로 오르고 우리는 흙은 모두 어디로 숨고 바위가 앙상한 그 길을 따라 백운산장으로 올라갔다. 백운산장에 도착하여 옹달샘 두래박으로 퍼 마시는 그 물이 말랐는지 오늘은 두껑을 꾹 닫아놓고 사용을 못한다고 한다. 조금 쉬고 있으니 암벽길로 올라온 고니님과 청산님이 도착하여 우리는 또 위문을 향해 올라갔다. 이 길도 역시 암벽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올라간 차도리님을 위문에서 만나 쉬지도 않고 백운대를 향해 올라갔다. 백운대를 오르는 길은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만원이어서 지체를 하면서 올라갔다. 쇠줄로 오름길과 하산길이 있는 곳에서는 지체시간이 더 더디게 진행되었다. 다리힘 보다는 팔 힘이 더 좋아야 오를 수 있는 길이 암벽길이다. 계속이어지는 길에는 오르고 하산하는 사람들로 지체가 조금씩 짜증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기다릴 때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고 상대방을 배려 할 때는 배려도 하면서 가는 것이 산행의 예의이고, 산행인이 지켜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백운대 정상에 올라서니 건너편 만경대 쪽에는 단풍이 물들어 가고, 인수봉에는 수직의 암벽에 수 많은 산악인들이 로프에 메달려 있다. 이렇게 산악인은 일반 등산객과 릿지 등산객으로 구별이 되는데, 백운대를 오르는 것 보다는 인수봉을 오르는 그 들이 산에 대한 매력을 더 많이 느끼는지는 모르지만 위험성은 몇 배 더 많고, 산악사고도 그 쪽이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어려운 코스에서는 그 어려움 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하고, 산행 원칙을 지킨다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다. 산에서는 자만 해서도 않되고, 멋을 부려서도 않되며, 그 날의 산행 리드의 지시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 철칙이다.

 

우리는 백운대 산악선서비에서 사진을 찍고, 정상에서도 기념사진을 남기고, 백운대 넓은 마당바위에서 만경대를 배경으로, 인수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곳 백운대에서 점심식사(01:00)를 하였다. 점심을 먹고 아직 뒷 정리도 들 하였는데, 다음 팀이 와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서둘러 일어섰다. 위문을 지나 만경대 허리길을 돌아 노적봉 안부에서 조금 쉬었다가 용암문을 향해 걸었다. 북한산 대피소를 지나 동장대를 거처서 대동문을 향해 진행하였다. 우리는 보국문에서 칼바위로 하산을 예정하였지만, 오늘은 대동문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코스 변경은 일랑님이 뒷풀이에 참석하기 위해 우이동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여 4.19탑에서 만나기로 하고 진달래능선으로 하산을 하였다. 이 하산길도 만만치가 않은 길이다. 경사가 급하고 암벽이 솟아있는 길이다. 북한산은 어디를 가도 바위와 암벽이 산행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힘들게 하며 애를 먹인다. 내려오다가 물이 말라버린 폭포위에서 또 한번 쉬었다. 그러고도 하산길은 아직도 바위가 만들어 준 길은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아카데미 하우스 건물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길은 바위를 다듬어 깔아놓은 길이 조금은 발걸음을 쉽게 이끌어 준다.

 

아카데미 하우스를 지나고도 4.19탑 입구까지는 지루하게 내려와야 하였다. 일랑님을 만나서 호프집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로 뒤풀이를 거나하게 하였다. 오늘 뒤풀이는 차도리님이 해 주셨다. 오랜만에 오른 백운대 산행은 만남의 기쁨과 산행의 정겨움이 어울어져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안개는 아니고 뿌연 스모그현상이 시야를 가려 멀리 조망은 되지 않았지만,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주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10월의 산행은 산행인들의 발걸음을 바쁘게 할 지도 모른다. 다음 산행은 단풍의 절정기를 보고싶기도 하고, 억새의 은빛물결을 보고싶기도 하다.    

 

* 4050 정다운산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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