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오 대 산 *-

paxlee 2006. 10. 22. 06:56

 

                            오대산(五大山/ 1,563m)을 다녀와서

 

산행일시 : 2006, 10, 13.~14. (1박 2일코스)
산행동료 : 친구와 둘이서.
산행코스 : 전철 천안선 오산역에서 출발-평창휴게소-오대산 월정사-관대거리-비로봉-적멸보궁-상원사-진고개(야영1박)-노인봉-노인봉 대피소-진고개-귀경

 

1. 오대산 가는 길
친구가 갑자기 전화를 하여 1박 2일이나 2박 3일간 오대산을 가자고 하여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식으로 예정에 없는 오대산 단풍산행을 다녀왔다. 오산역에서 10시 쯤 만나 오대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친구와 둘이서 떠나는 산행은 여행의 시발점이 되었다. 차동차도 승용차가 아니고 봉고3를 타고 서울방향으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강릉행 영동고속도로로 방향을 바꾸어 달렸다. 금요일 오전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친구에게 오늘은 왜 봉고를 몰고 왔느냐고 물으니 이 차에서 숙식을 다 해결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가을이라고 하나 날씨는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낮 기온이 너무 높은 것 같다. 가을 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으며, 산에 수목들의 잎이 아직은 파랗게 물들이고 있으며, 이제 조금씩 색갈이 변하려고 하는 그런 상태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을 단풍을 찾아 오대산을 가는 길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한가하게 떠나는 산행이다. 친구와 단 둘이서 이렇게 홀가분하게 떠날수 있는 산행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둘이 함께 한가한 시간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산행이어서 이번에 우리의 아름다운 산행의 추억은 우리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각인이 될 것 같다.

 

평창휴게소에 들리니 12시 10분이다.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유롭게 마음 가는데로 할 수 있다는게 마음을 풍요롭게 하였다. 커피를 한잔하고 다시 출발하여 진부 톨게이트로 벗어나 오대산 월정사를 향해 진행을 하였다. 국립공원이라 입장료가 3,400원 이었다. 오대산 산행은 월정사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여 두고 다리를 건너 월정사(1:20)에 들렸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자장율사는 신라진평왕 12년(590)에 진골 출신으로 소판벼슬을 지낸 김무림(金武林)의 아들로 태어났다. 

 

                              - 오대산 개념도 동대산과 노인봉 사이가 진고개이다. - 

 
오대산은 주봉인 비로봉(1,563m), 호령봉(1,560m), 상왕봉(1,485m), 두로봉(1,421m), 동대산(1,432m)등 높은 봉 다섯개가 원을 그리며 이어져 있어, 오대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으며, 진고개를 사이에 두고 그 맞은편에 노인봉(1,338m)이 자리를 잡고 있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대산은 진고개를 중심으로 그 좌측에 평창의 오대산 월정사지구와 그 우측에 강릉의 노인봉과 소금강지구로 구별된다. 오대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사계절 언제나 오를 수 있는 산이며,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 겨울이면 하얀 설화가 환상적이다.

 

2.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오대산은 유서깊은 명찰 월정사와 상원사, 적멸보궁, 등 불교문화 유적이 많은 곳이다.오대산국립공원의 제1관문격인 월정사 적광전 앞에 팔각구층석탑 (국보 제48호)이 있으며, 월정사 진입 우측으로 2㎞ 구간에 전개된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은 매우 특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팔각구층석탑 옥개석 끝 마다 달려있는 풍탁들이 미풍에 흔들려 맑고 경쾌한 소리는 부처님의 설법처럼 들려 고려의 시대를 뛰어넘어 산사에서 울려퍼지는 그 소리는 부처님 정토의 백 천 가지 음악소리가 이 땅에 울려 퍼지는 것처럼 느껴져 불자가 아닌 나그네의 심금도 울려준다.

 

                         -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

 

이 석탑은  다각다층(多角多層) 형식으로 고려전기 석탑(石塔)을 대표하는 탑이다. 탑 높이가 15.15m이며 탑신을 이루고 있는 옥개석의 반전(反轉)이 1층에서는 다소 강하게 나타나다가 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그 각도가 미세한 차이로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전체적인 비례와 조각수법이 훌룽하다. 팔각 끝에 매달려있는 풍탁과 상륜부 장식이 사치스러운 귀족적 풍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석탑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긴 세월 비 바람에 시달려 아주 곱게 늙어가는 선비의 풍모를 보는 것 같아 경이롭기 까지 하다. 

 

 3. 상원사 적멸보궁

상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부속 암자로 적멸보궁(寂滅寶宮)을 봉안하고 있다. 자장(慈藏)이 643년(선덕여왕 12) 당나라에서 귀국한 뒤 태백산 정암사(淨岩寺)를 비롯하여, 영축산 통도사(通度寺),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그리고 오대산 상원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적멸보궁은 그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리탑조차도 없이 보궁 뒤에 석탑을 조각한 아주 초라하게 보이는 마애불탑만이 있을 뿐이다. 또 이곳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銅鐘; 국보 제36호)이 있다.

 

4. 오대산 비로봉

월정사를 둘러보고 나와 다시 차를 타고 상원사 주차장이 있는 관대거리로 올라갔다. 아직도 이 길은 포장이 되지 않아 덜컹거리는 흙 길이었다. 차로도 20여분쯤 올라가야 하는 거리이다. 오르는 길 좌우 계곡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손색이 없다. 붉은 단풍은 아주 적은 편이고 누렇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주 색갈이고, 아직 파란 잎들이 변하지 않고 있어 어느 색이 더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가을 단풍은 그래도 붉은 단풍잎이 보기가 좋았다. 오대산 단풍이 설악산 단풍에 뒤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올해는 아직 찬 바람이 불지않아 그리 곱지가 않았다.

 

관대거리 주차장(2:10)에 차를 두고 비로봉을 향해 걸었다. 우선 비로봉(1563m)을 다녀오는 길에 상원사는 들리기로 하고 올라갔다. 해가 지기전에 비로봉까지 다녀 오려면 서둘러야 하였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이 있는 암자까지는 오르막길을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약 1km 이상을 올라가야 한다. 오대산 최고봉 비로봉은 계속 오르막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서울의 산들과는 다르게 바위가 없고 순수한 육산이어서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산행의 진수를 보며 느끼며 감동하면서 우리는 쉬지않고 꾸준히 올라갔다.

 

휴일이 아닌데도 오대산을 찾은 등산객은 올라가고 하산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오르다가 잠시 멈춰서서 물을 마시고 그대로 다시 걸었다. 오대산에는 붉은소나무와 아름드리 이상의 전나무가 곧게 하늘을 향해 오대산의 정기를 받아 등산객들에게 맑고 신선한 수목향을 베풀어 주고 있는지 이 가을에도 오대산 수목향은 오감을 자극하여 마음과 정신까지 맑게 하여 세상사의 시름을 잠재워 주는 듯 하여 기분을 아주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오늘 오대산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3시 50분경에 비로봉(1563m)에 도착하였다. 비로봉 정상을 오르는 길목에 낙엽이 진 앙칼진 나무는 비로봉을 지키는 문직이 처럼 버티고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높고 낮은 산들이 겹겹이 둘러쌓여 있는 산은 끝없이 이어져 있다. 오대산 산행은 효령봉에서 시작하여 비로봉으로 해서 상왕봉을 밟고 다시 두루봉에 올랐다가 동대산으로 하산하여 진고개에 도착하는 종주산행을 해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 늦게 출발을하여 최고봉 비로봉을 오르는 것으로 산행을 해야 하였다. 오대산 종주산행을 언젠가는 다시 해야 한다.

 

진고개에서 일박하고 다시 노인봉(1338m)에 올라가서 강릉 동해바다에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보고 오대산 소금강으로 하산을 하면서 오대산의 숨은 비경을 눈여겨 보면서 산행의 진수는 여기서 감동을 받게 된다. 노인봉에서 소금강 휴게소까지 13km가 넘는데, 이 길을 걷지 않고 겨우 노인봉을 다녀와서 오대산을 다녀왔다고 하는 것은 겉만 보고 오대산의 알맹이는 보지도 않고 산행을 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차를 진고개에 두고 소금강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올수 있는 체력이 없기때문에 문제다.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를 이용하려면 배보다 배곱이 더 크게 보인다.

 

관광버스를 대절하던지, 아니면 차를 두대를 가져가서 한대는 소금강휴게소에 두고, 한대는 노인봉에 두고 산행하는 계획을 잘 세워야 오대산 산행의 모든것을 일별할 수 있다. 오늘은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아 핸드폰 카메라로 비로봉 표지석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 조금 쉬었다가 하산을 하였다. 부득이 오늘은 올라갔던 그 길로 내려와야 하였다. 해지기 전에 주차장까지 도착해야 하므로 서둘러 하산을 시작하였다. 내려오다 적멸보궁 암자에 들러보고, 상원사도 구경을 하면서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마음편하게 비로봉을 다녀왔다.

 

5. 진고개 숙박

관대거리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진고개에 도착하니 해는 넘어가고 안개가 얼마나 짙게 끼었는지 10m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주차장 한쪽 지점에 주차를 하고 봉골3 트럭 뒤쪽에 차량 텐트를 설치하였다. 돗자리를 깔고 이불을 하나 깔고 침랑 두개를 놓으니 완벽한 잠자리가 준비되었다. 우리는 저녁준비를 하였다. 쌀을 씻어 안치고, 묵은지 김치와 북어를 찢어온것을 넣고 끓이다가 양념을 넣고 두부를 쓸어넣었다. 7시쯤에 준비가 완료되어 맛있는 식사를 시작하였다. 밥은 내일 아침밥까지 하였다. 먼저 콩코드 와인을 한잔하고, 김과 몇가지 반찬을 내어놓고 김치찌개와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차에 연결하는 전등을 켜 놓으니 얼마나 밝은지 친구의 준비는 불편한 것이 없었다. 식사 후 간단하게 약식으로 씻고, 침낭속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가 먼저 잤는지 잠이 들었다. 자다가 주위가 너무 소란스러워 깨어보니 교회버스 하나가 도착하여 풀어놓으니 어린 아이들에서 부터 어머니들까지 여간 시끄러운게 아니다. 밖을 나와보니 안개는 개이고 하늘에는 파란 별들이 하늘가득히 속삭이고 있었다. 해발 1000m 가까이 되는 진고개에서 바라보는 별들의 반짝임은 우리에게 반가움을 전해주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였다.

 

한 시간이상 지나니 그 들도 자는 지 조용하여 졌다. 밤에도 버스는 계속 도착을 하는지 엔진소리가 들렸다. 침낭속에서 야영하는 밤의 낭만이 깃던 긴 밤이 지나고 여명이 밝아와 우리는 일어나 미수가루를 타서 나누어 마시고, 미수가루를 한병씩 타가지 그 것만을 들고 노인봉을 향해 출발하였다. 이른 시간이어서 인지 산행하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었다. 노인봉을 오르는 능선길에 올라서니 야간산행을 한 백두대간 팀들을 만났다. 고산지대에 키가 낮은 잡목들 사이를 걸어서 올라가니 정상에는 바위암벽이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6. 노인봉(1338m)

노인봉 정상에서 바다의 수평선위로 솟아 오르는 일출을 보려고 하였는데, 해무가 덮혀 해무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감동깊게 느끼며 동해 일출을 정말 오랜만에 구경하였다. 물대신 준비한 미수가루 물을 마시고 하산하다가 오대산 대피소 옆에 있는 산악인이 자리잡은 매점에서 인스탄트 커피 한잔에 2000원하는 노인봉 커피를 한잔 씩 마시고 진고개로 하산을 하였다. 우리가 내려오는 길에 노인봉을 오르는 팀들 중에는 어제밤에 우리의 단잠을 깨운 교회팀들도 노인봉을 오르고 있었다. 하산 후 우리는 다시 찌개를 덮이고 밥을 덮혀 식사를 하고 누룽지를 끓여 그것까지 먹고 정리를 하여 서울로 출발하였다.  

 

 

  /함현숙-내 마음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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