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철 마 산 *-

paxlee 2006. 11. 13. 22:27

철마산 현월봉(768.8m)

 

산행일시 : 2006, 11. 12. 일요일 오전 09:00
모임장소 : 전철 6, 7호선 태릉역 7번 출구.
산행회원 : 러브라인님, 러브라인님 친구분, 일랑님, 오지비탈님, 여왕의 남님, 여성회원 2명, 소나무.(모두 8명)
산행코스 : 광능내-진벌리(진접읍)-버스종점-절골-길재-733봉-절고개-765봉-헬기장-철마산정상 현월봉-
                765봉에서 하산-364봉에서 진벌리 산행지점 주차장에서 점심.

 

 

철마산(鐵馬山)에는 철마가 없었다. 그 많은 활엽수의 나무  잎들이 봄 여름동안 수없이 많은 날들 정 들었던 나무가지와 이별을 하고 낙엽이란 이름으로 고스란히 떨어져 산의 흙을 길을 덮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 발 걸음은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려 주었다. 스산한 겨울산의 나무들은 나목이 되어 추위와 싸우려고 그러는지 가지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오랜만에 서울 근교산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철마산 산행을 위해 전철 6호선 태릉역 7번 출구쪽에서 정다운님들을 만났다. 러브라인님과 오지비탈님은 정말 오랜만에 해후를 하여 너무 반가웠다. 전에 보다 더 건강한 모습을 보는 마음은 만남의 정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9인승 승용차에 8명이 타고 철마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구리시를 지나 경춘가도를 달리다가 일동방향으로 코스를 변경하여 달렸다.

 

 

광릉내에서 버스종점를 지나 경복대학 진입로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여 진벌리 마을을 지나 철마산 산행 입구에서 하차를 하여 주차를 시켜놓고, 돌러서서 러브라인님이 산행코스에 대한 안내를 듣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산행준비를 하여 출발하였다. 일기예보는 날씨가 재법 추울것이라고 예보를 하였는데, 생각 외로 날씨는 포근한 편이었다. 산행 길은 한가하고 조용하기만 하였다. 

 

 

산행은 함께하는 동료가 너무 많으면 앞 뒤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고, 오늘처럼 10명 내외가 8명이면 가장 좋다. 우리는 3명이 앞서서 가고, 3명이 조금뒤에 따라가고, 2명이 그 뒤에 오르는 형태로 산행(9:50)을 진행하였다. 오르다 물도 없는 개울을 건너서 우측으로 비탈길을 돌아서 능선길로 올라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철마산 산행길은 서울 근교산처럼 바위가 없어 발걸음이 가벼웠다.

 

 

산 입구에서 부터 낙엽송나무가 철마산을 지키고 있는 것 처럼 곧게 쭉쭉 뻗어있다. 길에는 낙엽송 침엽수 낙엽이 곱게 떨어져 있다. 능선의 오름길을 한참 오르다 보니 땀이 솟아 오른다. 한사람 두사람 외투 하나씩을 벗어 배낭에 넣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 약 100m 쯤 오르면 낙엽송 구간이 지나고 잡목이 산을 매우고 있는데, 그 중에도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참나무 잎들은 하나 남김없이 낙엽이 되어 길을 덮고있어 낙엽에 발이 파 묻히며 걸어가야 한다. 참나무 잎이 낙엽이 되면 우리는 그 낙엽을 가랑잎이라고 부른다. 가랑잎은 그 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적막하기만 한 산행의 여운을 일깨워 주기도 하였다. 우리는 땀을 흘리며 능선에 올라서서 잠시 발을 멈추고 휴식을 가진 후 다시 오르기를 계속한다. 산 길은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계속하여 오름길이 정상까지 이어지는 산행코스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한 고비의 오름길을 오르면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고 그 봉우리에서 우리는 쉬어가면서 산행을 이어간다. 이렇게 한고비 한고비를 거듭하다보면 본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본 능선길은 조금 쉽게 산행할 수 있어 급 경사길을 오른 수고의 댓가를 보상받는 기분으로 좌 우쪽 산하의 풍경을 조망하면서 정상을 향해 걷는다. 

 

 

주 능선길에서 조금 특이한 현상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나목들 사이에 낙엽이 쌓인 그 길옆 비탈에는 수 없이 많은 어린 소나무가 파란색으로 돋보이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우리의 눈 길을 사로잡았다. 철마산에는 소나무가 많지 않았다. 잡목사이에 더문 더문 서있는 소나무의 자연 번식이 철마산의 겨울을 더욱 푸르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미래를 꿈꾸게 하였다. 소나무는 우리산의 대표적인 나무이기에 어린 소나무에 더욱 애착이 느껴졌다.

 

 

철마산이 육산이지만 유일하게 10m 정도의 암벽이 존재하였다. 그냥 오르가 힘겨워 두 줄의 로프가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조금씩 암벽을 보여주었다. 주 능선에는 헬기장이 두 개가 있다. 헬기장에서 산하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가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저 파란 하늘처럼 펼쳐주는 것 같은 느낌은 산행에서 흘린 땀의 값진 댓가로 보상받는 기분인 것 같아 기분을 좋게 한다.

 

 

주 능선에서도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서면서 다시 오르기를 계속하여 드디어 철마산 정상 현월봉에 도착(12:00)하였다. 전에는 없던 철마산(768.8m) 표지석이 새워져있다. 새운지가 얼마되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한 숨 돌리고 표지석을 가운데 두고 정상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앞 뒤 좌 우 그 어디를 봐도 산으로 둘러 쌓여있다. 산 넘어 산, 그 산 넘어 또 산이 그려져 있다.   

 


철마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는 산이 북동쪽에 가까운 거리에 주금산과 운악산, 동쪽에 소리산과 축령산이 있고, 남쪽에는 천마산이 자리하고, 서쪽에는 뾰족한 불암산과 수락산이 그 넘어 도봉산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북한산 백운대가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여준다. 진접읍내에는 파란지붕의 새 집들이 많이 보이고, 산 골짜기마다 아파트 건물이 수없이 많은 것은 우리의 주거 문화가 아파트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쉬면서 물을 마시고 과일을 먹고, 일랑님이 싸온 주먹밥을 몇 개씩 맛있게 나누어 먹고, 점심은 하산 후에 강원도 고성에서 잡아온 양미리를 꾸어서 먹기로 약속이 되어 간단히 간식으로 때우고 12시 20분경에 하산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하산하기 위해 올라오던 길을 되 돌아서 내려오다가 765봉에서 우측으로 하산을 하였다. 하산 길은 경사가 급한 길이어서 낙엽이 쌓인 길을 미끄러지면서 내려와야 하였다.

 

 

낙엽을 잘 못 밟으면 허공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바위사이에 발이 끼기도 하였다. 이런 경사길을 벗어나야 발 옮기는데, 조금 안심이 된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고 한다. 경사길을 내려와 계곡길도 지루하게 내려와야 한다. 울창한 낙엽송지대에 도착하면 길은 평지길이 이어진다. 이 골짜기에는 아직 파란 잎들이 무성하고 풀잎들도 푸른빛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능선과 계곡의 기온차가 많다는 것을 알수있게 해 준다.

 


산행지점에 도착하니 2시가 다 되었다. 길 한쪽에 자리를 펴고 라면을 끓이고, 또 다른 쪽에서는 양미리를 꿉는다. 여왕의 남님이 참이슬을 한잔씩 돌려서 술을 한잔 마시고 양미리 꾸운것을 먹어 보니, 이 맛은 양미리의 맛이 이렇게 별미일 줄은 미처 몰랐다. 부드럽고 향긋한 그 맛은 처음이었다. 양미리를 석쇠에 올려놓으면 일랑님은 양미리에 소금을 바르고 한 사람은 양미리를 돌리면서 구어냈다.

 


구어내기가 무섭게 한 마리씩 먹으면서 모두가 그 별미에 취하는 것 같은 표정들을 하고, 라면이 끓어 그 라면 맛 또한 입맛을 돋구는데, 한 몫을 하였다. 라면을 다시 끓이고 라면과 양미리의 조화는 별게 아니지만 그 맛은 일품이었다. 그리고 라면을 다 먹고 다음에는 육개장을 끓여서 밥을 먹었다. 산행 중에 만난 등산객은 겨우 대 여섯명 이었은데, 우리가 양미를 꾸어먹는 사이 단체 산행팀이 내려온다.

 

그 들은 지나가면서 양미리를 꾸어먹는 맛에 입맛을 다시면서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아 몇 마리를 나누어 주었다. 철마산 산행은 산행코스도 멋이있고, 지천으로 쌓인 낙엽이 깔린 등산로가 포근하였고, 머리를 깍은 산 머리의 가지런한 표정이 아름답기만 하였다. 날씨 또한 등산하게에 너무 좋았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으며, 겨울 등산의 서막은 이렇게 즐거움 속에 다정한 님들과 함께 철마산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모두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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