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삼각산과 북한산 *-

paxlee 2007. 4. 29. 21:50

 

               삼각산과 북한산

 

삼각산이란 이름이 문헌에 처음 나온 것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새 도읍을 정하여 경복궁을 세우며 만년태평을 기원하는 가사집 '악장가사'에 삼각산(三角山)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이 이름은 고려사에도 삼각산이 등장하고, 세종실록지리지, 대동여지도와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실려있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가면서 남긴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의 시조에도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저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삼각산이 나온다.

 

                   -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봉의 삼각산이다. - 

 

북한산은 일제시대부터 불리어 졌다고 전하는 말이 많으나, 조선 중기(1711년)까지는 부아악(負兒岳), 화산(華山), 한산(漢山)이라고 불리다가 숙종때 북한산성을 축조하였다고 하는데, 그 산성은 한성, 한양에서 보면 한산(漢山) 너머에 형성이 되어있다. 그래서 이 산성을 북한산성이라고 불리어 지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산(北漢山)이라 불리게 되지 않았을가 하는 가설을 달아본다. 남한산의 남한산성과 대비하여 한강 북쪽의 큰 산이란 의미로 1900년 대 초반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였다는 말이 전하여 지기도 한다.

 

                        - 백운대 정상 태극기가 휘날린다. -

 

지금은 삼각산을 주봉인 백운대(836m)을 중심으로 북쪽의 인수봉(811m)과 그리고 남쪽의 만경대(799m) 이 3봉이 삼각형으로 놓어 있어 삼각산이라고 한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백운대는 삼각산의 주봉으로 거대한 암벽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그 오름길은 철책이 잘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항상 주봉을 오르는 길은 만원이고 지체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올라 인수봉을 바라보면 암벽을 타는 릿지로 오르는 전문 산악인들이 까맣게 붙어있다. 건너편 만경대는 암벽길이 험해 오르는 등산객이 가장 적다.

 

                               - 인수봉 정상이다. -

            

오늘은 혼자서 삼각산을 산행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우이동 종점에 내리려고 하는데, 버스 라디오에서 10시를 알려주었다. 동호인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재미가 있고 즐겁기도 하지만, 혼자하는 산행은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먼저 간다고 말하는 사람없고, 늦게 온다고 눈총주는 사람없어 자유스러워서 좋다. 혼자하는 산행이 더 많은 자연과 속삭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서서히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을 살피며 빨리 걷는 사람은 먼저 보내주고, 힘들면 아무곳에서나 쉬었다가 가는 것도 산행을 넉넉하게 포용해 준다.

 

                       - 만경봉의 정상은 위험하다. -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길을 올라가다가 기도원 삼거리에서 우측 능선길로 들어서서 올라갔다. 이 길이 아스팔트 길로 오르는 것 보다는 산행이 먼저 시작되므로 백운대를 오를 때는 이 능선길을 선호한다. 이 길은 생각보다 그 오름길이 가파르지는 않치만 계속해서 오름길이 이어져 땀을 흘리면서 올라가야 한다. 도선사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조금 걷기가 편해진다. 길 양쪽에는 5월의 꽃인 철쭉이 막 꽃 망울을 트뜨려 화사하게 웃고 있다. 아직은 산 벗 꽃이 피어있는데, 철쭉이 새 얼굴을 내 밀고 있었다.

 

                        - 북한산 산행 안내도 - 

 

하루재를 오르는 중간지점 조금 위쪽에서 도선사 주차장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여기서 하루재까지는 0,4km 라는 안내판이 하나 서 있는 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하루재 깔닥고개를 올라갔다. 하루재에서 물을 한번 마시고 다시 출발을 하였다. 오늘같이 휴일에는 언제나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으로 만원이 된다. 인수봉 아래에는 암벽을 타는 등산가들의 텐트가 즐비하게 서있다. 인수봉 대패소를 지나 백운산장을 오르는 계곡으로 접어드니 이곳은 음지여서 그런지 아직 진달래가 한창이다. 개나리도 피어있고, 산 벗도 피어있어 아직은 봄이었다.

 

내일 모래면 5월인데, 봄 꽃은 날짜 개념이 아니고 일기의 온도가 봄 꽃을 피우고 있으니, 음지와 양지가 다르고 산의 고도의 차이가 다르면 꽃을 피우는 시기는 제 각각이다. 아직도 겨울나무의 나목들 사이에 파란 잎새의 새 순이 돋아난 한그루의 나무는 신비로움을 자랑하고 있어 등산객들의 눈 길을 끌어 당기고 있었다. 백운산장에 도착하여 두레박 샘에서 시원한 물 한바가지의 맛은 그대로 꿀 맛 이었다. 산장앞 간의 의자에는 휴식하는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시간은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4월의 마지막 휴일은 드물게 화창한 날씨였다.

 

위문을 오르는 길도 암벽의 오름길이 이어진다. 날씨는 덥고 땀은 흐르고 숨은 차 오르고 발 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암벽을 오르는 길에서는 벌써 하산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서로 길을 양보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번거러움도 경험해야 한다. 오르다가 사람들과 분비는 것이 싫어 우측 능선으로 올라갔다. 이곳으로 오르면 위문을 들리지 않고 바로 백운대를 오르는 계단길로 올라설 수 있는데, 오가는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아서 편하다. 이 계단길에 올라서면 다시 백운대를 오르는 인파와 부딪히면서 올라가야 한다.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구분되어 있어도 이곳은 언제나 지체가 되는 곳이다. 오늘은 암벽타는 훈련을 받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아서 그 들이 맨 손으로 암벽을 부여잡고 힘들게 오르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백운대를 향해 올라갔다. 올라 갈수록  길은 지체가 되어 산하의 모습을 조망하면서 서서히 올라갔다. 힘들게 암벽길을 올라서서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곳에 개나리 나무가 한 무리를 지어있는데, 이곳의 개나리는 아직도 꽃 망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 백운대(12:00)를 오르는 정상바위 뒤쪽의 진달래도 꽃 망울을 트뜨리지 못하고 있다.

 

백운대 정상에서서 산하를 굽어보는 그 경관은 정말 시원하다. 인수봉에는 많은 산악인들이 붙어있는데, 만경대 쪽에는 겨우 2~3명이 고작이다. 오늘은 염초봉 코스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줄을 서 있었다. 노적봉에도 사람들이 보이고, 백운대 아래 암벽위에는 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휴식시간을 가졌다. 4월 한 달은 산이 푸른 옷으로 단장을 하는 달인지 푸르름이 산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자연의 움직임은 위대하고 신비스럽다고 경외로운 눈 길로 우러러 보게 되는 것이다.   

 

백운대를 내려와 위문을 지나 만경대 허리길을 돌아가는 길도 만만한 길이 아니다. 이곳길에도 진달래는 만개를 하고 있었다. 노적봉 안부를 지나 용암문으로 진행하는 길도 암벽길을 내려가야 한다. 동그라미 길에 접어들면 길은 편해진다. 여름이면 이 길은 늘 진척거리게 되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나무을 잘라 나무토막을 길에 박아놓아서 그 나무토막의 나이테를 보면서 걷는 길을 동그라미 길이라 부른다. 용암문을 지나서 북한산 대피소(12:50)에 들려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혼자서 산행을 하면 식사시간이 조금 불편하다.

 

북한산 대피소에는 개나리가 피어있고 벗 나무에도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진달래도 함께 피어 봄이 왔음을 전하고 있었다. 봄이 먼저 찾아온 곳은 꽃들이 다 지고 여름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듯이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하여 동장대를 지나 산성길을 따라 대동문까지 걸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산행을 하기로 하고 대동문을 지나 아카데미 하우스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내려오다 보니 진달래가 모두 지고 잎새가 파랗게 돋아나고 있었다.

 

                      - 함박꽃의 아름다움과 그 꽃의 향기는 - 

 

그의 다 내려온 들머리에는 막 철쭉이 꽃잎을 펴고 있어 산 기온이 이렇게 달라서 삼각산을 오르며 개나리, 진달래, 벗 꽃을 보고 철쭉꽃까지 볼수 있었다. 이제 나무에서 피는 봄 꽃들이 지고나면, 여름을 장식하는 꽃들은 푸른 초원에서 피어나는 여름의 야생화가 기다려 진다. 산에 가야 보고 만날수있는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야생화가 그리워 진다. 5월에는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관찰되는 함박꽃을 찾아가야 한다. 함박꽃은 인수봉과 숨음벽능선 사이 계곡길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