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아름다운 산길 삼각산 상장능선 *-

paxlee 2007. 5. 13. 21:43

              삼각산 상장능선

 

산행일시 : 2007, 05, 13. 일요일 오전 09:1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불광동 시외버스 종점.(34번 의정부행 버스이용)
산행회원 : 살미님외 14명.
산행코스 : 솔고개-패타이어봉-상장능선-상장봉1,2,3봉-마지막 뾰족봉-육모정

                고개-영봉-하루재-우이동.

 

 

일요일이라 집안일을 조금 도와 주다가 출발시간이 늦어졌다. 버스타고,

전철을 타고 가다가 다시 704번 송추행 버스를 탔다. 구파발에서 북한산성

입구까지는 얼마나 길이 막히는지 가는 시간보다 서있는 시간이 더 많다.

앞서간 동료들에게 전화를 하여 먼저 출발을 하면 뒤 따라가겠다고 전하고

지루하게 늘어선 차량행열을 바라보며 마음은 바쁜데, 이렇게 서서 기다리

는 시간이 산행기분을 흔들리게 하였다.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니 길이 뻥 뚤려 잘 달린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막혔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흔들리는 기분을 달래며 차창밖의 푸르름이 전하는

싱그러움에 안정감을 느끼면서 몇 주 만에 만나는 정다운님들을 생각하며

솔고개에서 내렸다(10:25). 전원주택이 몇 채가 모여있는 마을길을 걸어가면

서 이런 곳에서 삶을 산다면 자연처럼 그렇게 살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 본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삼각산 상장능선은 언제 어느 때 찾아가도 산 길이 참

으로 걷고싶은 길이 이어진다. 산 길에 발을 들여 놓으니 파란 나무잎새와

숲에서 뿜어내는 자연의 향기가 코 끝을 강하게 자극한다. 새로운 신록이

전해주는 이 자연의 향기는 '5월의 자연의 향' 이라고 부르고 싶다. 5월의

산행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맛 볼수있는 이 자연의 향은 머리와 마음과 몸

을 파고 든다.

 

어제 내린 비가 먼지를 깨끗하게 처리하여 길이 촉촉하게 젖어있고 나무와

숲의 얼굴은 더욱 화사하게 단장을 하고 우리를 맞아주는 산길을 오르는 기

분은 세상사의 시름을 잊게하는 나 만의 시간이며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산

길이 된다. 하늘은 맑고 해 빛은 따스하지만 숲 길을 걷는 발걸음은 가볍기

만하다. 바람은 솔솔 불어와 시원함을 가슴 가득히 불어넣는다. 

 

 

이 길은 북한산 이면서도 바위가 많지 않고 숲길과 오솔길이 이어지는 흙 길

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오늘은 연초록의 푸른잎새가

오히려 꽃 보다 더 아름다운 빛을 전하여 준다. 패타이어봉까지 오르는 오르

막길을 숨을 헐득이면서 올라가서 땀을 닦고, 물을 마시고 다시 걸었다. 일요

일이라 오늘은 이 길에도 산행인파가 꼬리를 물고 올라간다.

 

겨울에는 그렇게도 산하의 시야가 시원하던 곳인데, 이제 수목의 잎들이 시야

를 가려 숲속길을 묵묵히 걸어여 했다. 바위가 있는 곳에 서야 산하의 시야가

조망된다. 계곡마다 능선마다. 파란 숲으로 새 옷을 갈아입은 산세는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그래서 우리는 사시사철 산행을 하는지도 모르겠

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자연의 변화하는 모

습에 흠뻑 빠져들기도 하면서 말이다.

 

 

오름길을 열심히 올라가니 평지길이 펼쳐진다. 발길이 가벼워지기도 하지만

마음이 평화로워 진다. 상장봉 1봉 앞에 이르니 산행 메니아들은  암벽길로

오르고, 우회길로 내려가는 무리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곳에 낯 익은 목소

리가 들려온다. 오늘의 산행대장이신 살미님이 회원들을 우회길로 인도하면

서 돌아보다가 얼굴을 마주하여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조금 늦게 출발한 차이가 이렇게 많은 거리를 만들었다. 오늘은 산행 날씨가

화창하고, 산행길이 아름다워서, 산행 회원들의 정이 넘치는 산행이 될 것 같

다. 산행회원이 모두 15명이라고 하였다. 방이사자님이 혼자서 1봉의 암벽을

올라가서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였다. 상장능선에서 바라보는

도봉산의 모습은 일품이다. 바로 건너 5봉이 우뚝 솟아있고, 멀리 일명 대머리

바위라 부르는 사패산이 보인다.

 

 

도봉산의 암봉을 이곳에서 바라보면 아주 날카롭게 솟아있는 모습이 멀리

보인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영봉이 솟아있고, 그 건너 인수봉이 또 다

른 모습으로 다가선다. 그 넘어 백운대의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이 보이고,

만경대는 그냥 뾰족한 모습이다. 인수봉에는 오늘따라 암벽을 타는 메니아

들이 새까맣게 암벽에 붙어있다. 그래서 산행은 릿지산행과 워킹산행으로

분리 되는데, 릿지산행을 하기위해서는 산악학교에서 전문적으로 암벽타는

기술을 배우고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아름다운 오솔길을 정답게 걷다보면 마지막 뾰족봉이 우리를 기다린다. 이

봉우리는 오르는데는 그다지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우리는 쉬면서 과일

과 떡을 나누어 먹고 가능하면 안전산행이 제일이라면서 다시 우회하기로

하였다. 북한산과 도봉산의 숲의 바다같은 녹색의 향연을 가슴에 가득 담으

며 육모정고개로 내려갔다. 점심식사를 하면 오르는데 힘이 드니, 조금 시간

이 늦드라도 영봉에 올라가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올라갔다.

 


                                - 만남이 즐거운 정다운 얼굴들  -      

          

영봉을 오르는 길 좌측의 화재의 흔적은 이제 숲으로 많이 바뀌었다. 불에

탄 소나무의 모습에서 옛 기억을 더듬을 수 있지만 파란 녹색이 자연스럽게

산세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리는 영봉을 오르다가 8부 능선 쯤에서 길 우측

에 우리가 모여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 둘러앉았다.

점심도시락을 펼쳐놓으니 그대로 진수성찬이다. 언제나 야채사라다에서

부터 상치와 쑥갓등 쌈종류와 가지가지의 반찬이 그득하다.

 

막걸리와 참이슬로 정상주를 한 잔씩하고 맛있는 식사시간은 정이 넘치는

시간이 된다. 혼자하는 산행과 산악회와 함께하는 산행의 다른점은 점심시간

에서 차이가 난다. 진수성찬에 우리들 만의 정을 넣어서 먹는 시간은  산행의

하이라트가 된다. 산행하는 동안은 앞서가는 사람의 뒷 모습을 보고 걷지만.

식사시간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반찬으로 하는 정다운 시간이 되어 점심

시간은 언제나 화기애애하다.

 


                          - 솔고개 입구의 아름다운 꽃길 -

 

우리의 점심시간은 1시간이 소비된다. 충분히 쉬면서 땀으로 흘린 에너지를

보충하는 시간이므로 식사가 끝나면 과일과 커피까지 마시고 일어선다. 가볍

게 영봉에 올라 영봉의 의미를 한 번 더 새기며 이곳에 잠들어 있는 산행 선

배들의 명복을 빌게 된다. 산을 좋아해서 산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 그 들은

어쩌면 가장 행복한 사람들인지 모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가

죽음을 맞이 했기에 나이에 관계없이 그들의 비석은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재로 하산을 하었다. 하루재에 이르니 북한산 산행하산 인파가

길을 매우고 있다. 하루재 깔닥고개 길 돌 계단길을 내려오다가 도선사 세멘

트길이 싫어 좌측 능선길로 산행 길을 이어서 내려왔다. 이곳의 철쭉도 이제

시들어가고 있으니 봄은 정녕 다 가고 여름이 되었나보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내려와 그냥 헤어지기는 서운하다고 우이동에서 간단하게 생맥주 한 컵씩

하고 정다운 산행을 마감하였다. 함께 해 주신 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