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의 발자취

-* [에베레스트 30주년 헌정 등정 (1)] *-

paxlee 2007. 5. 5. 21:34

 

             다시! 에베레스트다

 

고 고상돈 대원의 에베레스트 첫 등정 30주년을 맞아 후배들 헌정 등정을 하고있다. 박영석 원정대은 5월10~20일 정상 공격한다. 30년전 그때처럼 한국일보가 함께 합니다
 

   

    

            - 남서벽 등정 '코리안 루트'-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
1977년 9월 15일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서 들려온 고상돈의 일성은 전 국민을 열광시켰다. 한국일보가 후원한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국내 최초로 세계의 지붕에 올라선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유신 말기의 암운을 뚫고 날아든 낭보는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되살려 준 큰 선물이었다. 한국은 세계 8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기념해서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이번에는 '한국 최초의 신루트 개척'을 선언한다. 박영석 세계탐험협회가 주관하고 한국일보, 대한항공, 노스페이스, 싸이더스FNH가 후원하는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31일 한국을 떠나 네팔 카트만두로 들어간 뒤 두 달 내에 에베레스트의 최대 난코스인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 정상 등정에 나선다.

 

박영석(44)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은 "이번 원정은 77년 한국 산악계가 이뤄낸 대업을 기리기 위한 후배 산악인의 헌정 등정"이라며 "에베레스트에 '코리안 루트'라는 미답의 길을 개척해 선배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장은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적인 산악인이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인 올해는 당시 원정을 후원했던 한국일보 장기영(張基榮) 창간 사주의 30주기(周忌)이기도 하다.

 

77에베레스트 원정대의 김영도(83) 대장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추진된 에베레스트 원정은 장 사주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애초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장 사주는 원정대 출발 직전 타계, 아쉽게도 등정 성공을 지켜보지 못했다. 이번 원정에는 30년 선후배 산악인이 함께 한다. 이제 노년에 접어든 77원정대원 11명은 30년 만에 에베레스트를 다시 찾아, 97년 탕보체에 세워진 한국 에베레스트 등정 20주년 기념비를 방문하고, 베이스캠프까지 같이 오른다.

 

원정대는 4월 3일 네팔 카트만두를 출발해 루크라(해발 2,827m), 남체(3,446m), 탕보체(3,860m) 등을 거쳐 10일께 해발 5,7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한달 간 5곳의 공격 캠프를 마련하고 5월 10~20일 정상 공격에 나선다. 베이스캠프까지의 원정길에는 77대원와 함께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사진작가 김중만씨, 2006 미스코리아 미 박희정 김수현씨도 동행할 예정이다. 
 
              박영석 대장과 드림팀


 

    

                        - 박영석 대장 -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히말라야 14좌 최단기간 완등, 남극점 최단기간 무보급 도달한 박영석 대장은 이번에 [에베레스트 30주년 헌정 등정] 원정대를 이끌 박영석(44ㆍ골드윈코리아 이사) 대장의 이력에는 ‘최초’, ‘최단’의 수식어가 수 없이 따라다닌다. 2005년 5월 박 대장은 북극점 원정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쾌거였다. 산악 그랜드슬램이란 히말라야 8,000m 급 14좌 완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에베레스트와 북극, 남극 등 지구 3극점 도달을 모두 이루는 것을 말한다.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세계는 넓고 가슴 뛰도록 가고싶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 남서벽 신루트 개척을 앞두고, 박 대장은 이 달 초 베링해협 횡단에 도전했다. 도전 5일째 강풍에 따른 유빙의 빠른 이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쉽게 원정을 접었지만 실패는 성공의 원동력일 뿐이다. 박 대장 일행은 18일 귀국해 에베레스트 남서벽 도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대장의 베링해협 횡단에 동참했던 오희준(37) 부대장은 히말라야 8,000m 급 봉우리 14개 중 10개를 오른 주목받는 산악인이다. 박 대장과 북극점과 남극점을 비롯해 히말라야를 수없이 함께 등반했다. 이현조(35) 대원은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에서 100일의 사투 끝에 정상에 섰던 주인공이다. 이 대원의 8,000m 급 암벽 등반 경험이 이번 원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 에베레스트 30주년 헌정 등정 대원들 -

 

이재용(36) 대원은 한국 클라이밍계의 대표주자다. 아시안 X-게임 3연패, 아시안슈퍼스타익스트림게임 2연패 등 세계적인 암벽 등반가다. 이형모(29) 대원은 지난해 에베레스트 등정 경험이 있고, 정찬일(27) 대원은 로체샤르를 등반하고 박영석 대장과 북극점을 함께 밟았다. 김영미(27) 대원은 홍일점이자 원정대의 막내로 7대륙의 최고봉 중에서 5개를 등정했고 이제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를 겨누고 있다.

 

          - 한국일보 2007/03/14 이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