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 와인 이야기 5 *-

paxlee 2007. 7. 31. 13:08

 

               와인이야기 5    / 정인석

 

 섬세하고 관능적인 피노 누아 맛에 빠져 보세요.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이다. 이곳에서는 레드 와인은 피노 누아,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 한 가지 포도 품종만을 사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든다.

 

  피노 누아는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레드 포도 품종이다. 루비 빛의 피노 누아는 탄닌이 적으며 산도가 있고 과일향이 풍부하다. 와인 소비자들을 관찰해 보면 취향이 변하는 패턴이 있다. 달콤한 화이트 와인으로 시작해,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으로, 가볍고 부드러운 레드 와인에서 점점 더 묵직하고 떫은맛이 강한 와인을 찾는다.

 

  묵직하고 떫은 와인에 지쳤을 즈음에 비로소 빠져 드는 게 섬세하고 관능적인 피노 누아의 세계다. 맑은 루비 빛의 피노 누아에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와인 전문가들이라야 그 진가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와인이다.

 

화학조미료 맛에 익숙해진 사람이 자연식품의 맛을 제대로 알기 힘든 것처럼 자극적이고 강한 탄닌의 와인에 익숙해 있는 사람에게는 탄닌이 적고 섬세한 피노 누아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부르고뉴 와인을 이해하는 데에는 필히 암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 등급과 빌라주, 좋은 제조업자들, 그리고 빈티지를 외워 두면 와인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부르고뉴의 등급은 부르고뉴 루즈나 부르고뉴 블랑과 같이 전 지역에서 생산되는 일반 AOC 와인이 있으며, 주브리 샹베르탱, 포마르, 알록스 코르통 등의 빌라주 와인, 포도밭이 표기되어 있는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그랑 크뤼의 등급으로 나뉜다.

 

  부르고뉴 와인 생산지는 크게 다섯 지역으로 구분된다. 북쪽부터 샤블리, 코트 도르, 코트 샬로네, 마코네, 보졸레 지역이 그것이다. 대륙성의 다소 차가운 기후, 미네랄이 풍부한 점토질과 석회질의 다양한 토양 등의 조건 때문에 부르고뉴에서는 같은 포도 품종으로도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된다. 도로 하나를 두고 양쪽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의 맛이 전혀 다른 곳이다.

 

  샤블리는 샤르도네를 사용한 화이트 와인만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일반 샤블리는 4만 원대, 프리미에 크뤼는 6만~7만 원대, 그랑 크뤼는 10만 원대 이상으로 제조업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부르고뉴의 심장은 황금의 언덕을 뜻하는 코트 도르로, 이곳에서는 고급 와인이 생산된다.

 

  코트 도르는 디종을 시작으로 상트네이까지 30마일의 길고 좁은 포도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쪽의 코트 드 뉘와 남쪽의 코트 드 본으로 구분된다. 주로 레드 와인이 생산되나 몽라셰, 뫼르소, 코르통 샤를마뉴 등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화이트 와인들이 생산된다.

 

  코트 드 뉘는 대부분 레드 와인을 생산하며 나폴레옹이 즐겼다는 주브리 샹베르탱모레 상트니, 샹볼 뮈진느, 부조, 세계에서 가장 비싼 로마네 콩티가 생산되는 본 로마네, 플라제 에세조, 뉘셍 조르주 등의 빌라주들이 있으며 각각의 빌라주에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 와인들이 생산된다.

 

  코트 드 본은 알록스 코르통, 포마르, 볼내이, 뫼르소, 풀리니 몽라셰, 샤사뉴 몽라셰, 상트네이 등의 빌라주로 나뉜다. 코트 도르 남쪽의 코트 샬로네와 마코네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와인들이 생산된다. 레드 와인으로는 메르쿠리, 화이트 와인으로는 마콩 빌라주, 부르고뉴 알리고테, 푸이 휘세 등이 유명하다.

 

  보졸레 지역은 가메이라는 포도 품종을 사용하는데 주로 가볍고 쉽게 마실 수 있는 값싼 와인이 생산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6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국내에는 햇 포도주인 보졸레 누보로 잘 알려져 있다.

 

  부르고뉴 최고의 빈티지는 1995년, 1996년, 1999년, 2002년, 2003년을 꼽을 수 있다. 부르고뉴 와인은 빌라주와 포도밭 이름만으로 품질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제조업자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보르도의 샤토가 1년에 2만 상자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에 비해 부르고뉴의 도멘은 50~1,000상자만을 만든다. 희소성 때문에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

 

포도밭 이름인 도멘이 표기된 와인을 구매하는 것이 좋지만, 4,000여 개의 도멘이 존재하는 만큼 품질 차도 크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비교적 잘 알려진 네고시앙(와인 상인)의 와인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내에는 네고시앙으로 부샤르 페르 에 휘스, 파블리, 루이 자도, 루이 라투르, 라부레 루아, 조셉 드루앵 등이 있고, 도멘은 르로아, 클로 드 타르, 베르나르 뒤가 피, 엠마누엘 루제, 메오 카뮈제, 콩트 아르망 등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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