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 와인 이야기 6 *-

paxlee 2007. 7. 31. 13:21

 

                 와인이야기 6        / 정인석

 

특별한 날을 위한 샴페인

 

 결혼기념일, 생일, 크리스마스 등 각종 기념일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샴페인. 사랑과 기쁨, 축하를 나누는 데 있어 샴페인만큼 낭만적인 것은 없다. 샴페인이란 명칭은 프랑스 동북부의 발포성 와인을 생산하는 샹파뉴 지방의 이름에서 왔는데, 영어권 국가에서는 샴페인으로 발음한다.

 

  그러나 샴페인은 단지 탄산가스가 녹아 있는 술이 아니다. 와인은 포도당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겨울이 빨리 찾아오는 샹파뉴 지방은 기온이 낮아 효모가 발효를 멈춘다. 여러 해, 여러 포도밭에서 생산된 여러 품종의 포도즙을 섞어서 병에 넣으면 이듬해 봄 각각의 병 속에서 효모의 2차 발효가 일어나면서 탄산가스가 녹아든다.

 

  진짜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된 거품이 있는 와인만을 가리킨다. 파리에서 동북부로 144㎞ 정도 떨어진 샹파뉴 지방은 와인 생산지역으로는 북방한계선에 위치해 있다. 땅이 척박하고 기후가 차서 다른 곡식이나 작물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한때 바다로 덮여 있었던 이유로 백악질의 석회질 토양과 연평균 기온 10도의 차가운 기후는 샴페인 제조에 세계 최고의 조건이다.

 

  샹파뉴 지방의 와인 생산은 1세기부터 시작됐다. 옅은 색의 가벼운 레드와인을 주로 생산하다 17세기 말 이후 샴페인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흔히 샴페인은 전설적인 동 페리뇽 수도사에 의해서 발명됐다고 한다.

 

일생 동안 샴페인 제조와 연구에 몰두한 동 페리뇽은 코르크 마개를 도입하고 여러 가지 포도품종의 블렌딩, 샴페인의 병 내 숙성 등 샴페인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수세기 동안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발견한 샴페인의 최고 품종은 레드 포도품종인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 화이트 포도품종으로 샤르도네가 꼽힌다.

 

  피노 누아는 주로 샴페인의 보디와 복합적인 풍미, 샤르도네는 섬세함·신선함·우아함을 주고, 피노 뮈니는 과일향과 꽃향기를 준다. 샴페인은 스타일에 따라 논빈티지 샴페인, 빈티지 샴페인, 프리스티지 쿠베로 나뉜다. 다른 지방에서는 빈티지가 없는 와인은 저급 와인으로 인식되지만 샴페인의 경우는 여러 해의 빈티지를 섞었다 하여 멀티 빈티지라 한다.

 

샴페인 총생산량 중 85%를 차지하는 논빈티지 샴페인은 여러 해의 빈티지를 섞어서 샴페인 하우스마다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한다. 국내에서는 모에 샹동, 볼렝저, 뵈브 클리코 등이 6만~10만 원대에 판매된다.

 

  빈티지 샴페인의 경우는 매년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해 포도의 경작이 매우 좋았을 경우에 한해서 한 가지 빈티지로 생산되는데 품질이 매우 좋다. 프리스티지 쿠베는 각 하우스를 대표하는 최고 품질의 샴페인으로 매우 좋은 해에 좋은 포도밭에서 특별히 선별하여 제조하는 고급 샴페인이다. 모에 샹동의 쿠베 동 페리뇽, 루이 뢰더러의 크리스털 등이 이에 속한다.

 

  샴페인의 90%는 세 가지의 포도품종을 섞어서 만드는데 한 가지 포도품종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포도품종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블랑 드 블랑, 블랑 드 누아, 로제 세 가지의 특별한 샴페인이 있는데, 생산량은 적지만 품질이 대단히 좋은 와인들이다.

 

  블랑 드 블랑은 샤르도네 포도품종을 100% 사용하여 만드는데 가벼운 보디에, 산도가 높은 편이고, 우아하며 오랜 기간 숙성할 수 있다. 살롱의 블랑 드 블랑, 테텡저의 콩테 드 샹파뉴 등이 있다. 블랑 드 누아는 레드 포도품종만으로 만드는데 주로 피노 누아 100%를 사용한다. 황금색의 컬러에 풀 보디한 샴페인을 생산한다. 볼렝저의 쿠베 비에이 빈 프랑세즈가 있다.

 

  전체 생산량의 3%에 지나지 않는 로제 샴페인은 핑크 빛의 아름다운 색깔에 풀 보디하지만 산도가 낮아 그다지 오래 숙성할 수 없다. 동루이나 로제, 동 페리뇽 로제, 빌레카르 살몽 로제 등이 있는데 가격이 높은 편이다.

 

  샴페인의 당도에 따라 엑스트라 브뤼, 브뤼, 엑스트라 섹, 섹, 드미 섹, 두의 6단계로 나뉘지만 실상은 전체 샴페인의 95% 이상이 드라이한 브뤼이고, 다소 당도가 느껴지는 엑스트라 섹과 드미 섹이 조금 있을 뿐이다.

 

  샴페인과 음식을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올바른 잔의 선택이다. 좁고 깊은 플루트 모양의 샴페인 잔은 오랫동안 거품을 간직할 수 있으며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 준다.

 

  둘째 적정한 음용온도. 일반적으로 7~9도씨의 차가운 온도가 좋지만 프리스티지 쿠베나 오래 숙성된 빈티지 샴페인의 경우는 약간 높은 10~12도에서 더욱 좋은 맛과 향이 난다.

 

  셋째 음식과의 조화. 연어·새우·생선 등의 시푸드, 토마토 소스를 제외한 파스타, 닭·돼지고기 등과 잘 어울리고 치즈와도 잘 어울린다. 다른 와인과 마찬가지로 소스가 진하거나 매운맛이 있을수록 풀 보디한 샴페인이 더 잘 어울린다. 쇠고기 스테이크 등 붉은색 육류는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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