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 보르도 와인여행 *-

paxlee 2007. 10. 7. 06:43

 

                보르드 와인여행

 

와인을 한 번이라도 마셔봤다면 ‘보르도(Bordeux)’라는 프랑스어가 낳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프랑스 보르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이자 와인의 메카다. 와인과 막 사람에 빠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보르도에 수없이 많은 유명 샤토(chateaux·양조장)을 순례하며 시음해보고 싶어한다.

 

'작은 베르사이유 궁전'이라 불릴만큼 예쁜 샤토 베이슈벨.

 

파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만에 보르도에 도착했다. TGV로는 3시간 걸린다. 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들어오는 길에 흰색 석회암으로 지은 웅장하고 화려한 18세기 건문들이 눈에 들어온다. 파리를 조금 작게, 하지만 더 깨끗하게 축소한 느낌이다.

 

보르도에서의 첫 일정은 CIVB(보르도와인연합회)에서 시작했다. 보르도 중심부 코메디광장(Place de la Comedie)에 있다. 웅장한 ‘그랑 테아트르(Grand Theatre)’ 대극장도 여기 있다. CIVB에서 운영하는 와인학교인 ‘에콜 뒤 벵(L’Ecole du Vin)’에서 2시간 동안 간단한 와인 교육을 받았다. 와인 초보자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미리 신청을 하면 영어나 프랑스어 중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곳 외에도 생테밀리용(Saint-Emilion) 등 와인 산지에도 단기 와인학교가 있다. 와인 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샤토 투어에 나섰다. 고색 창연한 샤토를 그대로 유지하며 와인을 만드는 곳들과, 현대적인 샤토가 섞여 있다. 와인 애호가라면 유명 샤토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보르도 관광안내소에서 ‘샤토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샤토를 돌아볼 수 있다. 유명한 샤토를 방문하고 싶다면 와인 전문 가이드를 고용하는 편이 낫다. 한국의 몇몇 여행사도 보르도 와인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샤토 베르티네리 와인창고.

 

첫 방문지였던 블라이(Blaye)에 위치한 ‘샤토 베르티네리(Chateau Bertinerie)’는 새롭게 단장을 해서인지 젊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그와는 달리, ‘샤토 피숑 롱그빌(Chateau Pichon-Longueville)’이나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에서는 세월의 깊이를 그 와인의 향기만큼이나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베르사이유 궁전’이라는 별명이 붙었을만큼 아름다운 ‘샤토 베이슈벨(Chateu Beychevelle)’에서 맛본 와인은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샤토를 돌며 시음하다보면, 같은 지역이라도 와인을 만드는 방식이 샤토마다 다르고, 그에 따라서 맛과 향도 모두 다르게 표현되는 신비한 와인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샤토 보네(Chateau Bonnet)’에서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해야 할만한 일이 있었다. 보르도 와인의 대부이자 전설적 양조자로 존경받는 앙드레 뤼통(Andre Lurton)씨를 만난 것이다. 샤토 보네는 뤼통씨가 소유한 여러 양조장 중 하나. 80년 넘게 포도밭과 양조장에서 열정을 다해 일한 뤼통씨와의 맛본 와인은 맛을 떠나서 감동적이었다.

 

오로지 와인을 맛보기 위한 여행을 원하지 않는다면 샤토 방문은 하루 2개 정도만 잡고, 한가롭게 샤토 주변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생테밀리옹과 아르카숑 (Arcachon)을 추천한다. 생테밀리옹은 프랑스라기보다 영국의 작고 예쁜 마을 같다. 과거 보르도가 속한 아키텐(Aquitaine) 지역이 영국 지배하에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어디를 가나 와인숍과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부자들의 별장이 많은 아르카숑은 보르도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거리. 프랑스 최대 굴 산지이기도 하다. 갓 딴 생굴에 레몬을 뿌린 다음, 신선한 앙트르 되 메르(Entre Deux Mers) 지역 화이트와인과 함께 입에 넣으면 아르카숑 바다의 향내를 즐길 수 있다.

 

여행에서 쇼핑이 빠질 수 없는 법. 독특한 선물이나 독특한 패션 아이템을 찾으려면 보르도 시내 생트 카트린느(Sainte Catherine) 거리로 간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쇼핑가로, 빠르게 걷기만해도 1시간쯤 걸린다. 명품 브랜드숍에서부터 프랑스의 중 저가 브랜드숍, 북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들어온 이국적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들이 유럽에서 가장 긴 보행거리를 따라 이어진다.

 

쇼핑을 마쳤으면 거리에 있는 카페 중 맘에 드는 곳에서 차나 음료를 마시며 쉰다. 음식의 왕국 프랑스답게 식사시간은 길고 양도 푸짐하다. 보르도나 프로방스처럼 남부 프랑스의 음식은 중·북부에 비해 덜 기름져 한국인 입에 더 맞는다. 보르도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은 ‘카늘레(Canele)’다.

 

보르도에서는 와인을 정제할 때 달걀 흰자를 사용한다. 와인에 흰자를 넣고 저어주면 여러 불순물이 흰자에 달라붙는다. 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로 만든 디저트가 카늘레다. 쫄깃쫄깃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 너무 달지 않아서 끝없이 먹게된다.

 

 

보르도 와인투어 여행수첩

 

가는 법/ 파리에서 보르도까지 비행기로 1시간, TGV로는 3시간 걸린다. 공항에서 보르도 중심가까지 버스를 타면 되는데, 약 20분 걸린다. 20.40유로. TGV로는 보르도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생장역(Gare Saint-Jean)에 도착한다. 새로 생긴 트램(전차)를 타면 도심까지 편하게 이동한다. 1.30유로. 역내 보르도 관광안내소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보르도공항.

 

와인투어/ 보르도 와인관광청에서 운영하는 ‘와인 샤토 투어’는 생장역 관광안내소에서 오후 1시 15분, 상트르빌(Centre Ville·‘시내 중심가’란 뜻이자 지점)에서 오후 1시 30분 출발한다. 5시간 동안 샤토 2곳을 방문해 다양한 와인을 시음한다.

 

참가비 29유로. 4월 1일~11월 15일 운영한다. 요일에 따라 방문하는 와인산지가 다르다. 문의 05 56 00 66 00, www.bordeaux-tourism.com

더 자세하게 와인산지를 돌면서 유명 샤토도 방문하고 싶다면 와인 전문 가이드를 고용해야 한다.

 

비싸고 미리 예약해 스케줄을 잡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와인 전문 가이드인 필립 라카반(Philippe Lacabanne)씨는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가능하다. 일당 300~400유로. 가격은 협상 가능하다. 휴대전화 06 17 12 16 82, 팩스 05 56 81 48 07, 이메일 prince3@wanadoo.fr

 

와인학교/ CIVB 건물에 있는 '보르도 와인학교(Maison du Vin de Bordeaux)'에서는 포도 재배, 와인 양조, 보르도의 강점인 와인 블렌딩 등 기초지식을 4가지 와인 시음과 함께 알려준다. 매년 6월 1일~9월 30일 운영한다. 수강료 22유로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목·일요일 휴무.

 

보르도 시내 돌아다니기/ 버스를 타도 되지만, 최근 운행을 시작한 트램(전차)이 편하다. 3개 노선이 있으며 목적지에 상관없이 1시간당 1유로30상팀을 내면 얼마든지 갈아타고 다시 타도 된다. 첨단 트램 열차가 오래된 도시 보르도와 대비된다.

 

식사할 곳 / '셰 그레그 르 그랑 테아트르(Chez Greg Le Grand Theatre)'는 요즘 보르도에서 가증 트렌디한 퓨전 혹은 모던 레스토랑이다. 파스타와 아시아의 음식재료로 만든 요리들이 많아 정통 프랑스음식이 부담스럽다면 반가울 듯. 가격은 전채가 15유로, 메인은 20~25유로 정도다. 식사보다는 와인과 함께 보르도의 젊은 열기를 느끼며 밤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주소 29, Rue Esprit des lois 33000  Bordeaux, 웹사이트 www.chezgreg.fr


'라 투피나(La Tupina)'는 전통적인 프랑스 남서부 요리를 선보인다. 예약은 물론, 정장 차림으로 방문해야 마음이 편한 곳이다. 세트메뉴로 주문해야 저렴하게 골고루 맛볼 수 있다. 6코스 세트메뉴 50~60유로. 맛이 진하고 양도 많다. 주소 Rue Porte de la Monnaie 33000 Bordeaux, 웹사이트 www.latupina.com

 

묵을 곳/ 보르도 중심가 코메디광장 근처에 ‘노르망디 호텔(Hotel de Normandie)’이 보르도의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호텔 바로 앞에 CIVB가 있다. 숙박료 100~230유로, 주소 7, cours du XXX Juillet 33000 Bordeaux, 전화 05 56 52 16 80, 웹사이트 www.hotel-de-normandie-bordeaux.com


방문할 샤토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도 방법이다. 메독에는 작지만 예쁘고 편한 '샤토 루덴(Chateau Ludenne)'이 괜찮다. 샤토에서 생산하는 와인 시음과 음료 포함 숙박료 약 280유로(더블룸). 웹사이트(www.lafragette.com)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주소 33340 Saint Yzan du Medoc

 

그밖에 볼거리/ '그랑 테아트르(Grand Theatre)'는 겉모습만큼이나 실내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관람료 30유로, 개장시간 오후 2~6시, 월요일·공휴일 휴관. 보르도가 있는 아키텐 지역의 역사·문화적 유물을 전시한 '아키텐박물관(Musee d’Aquitaine)'이 볼 만하다. 관람료 20유로(수요일 무료), 개장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월요일·공휴일 휴관한다.

 

'보르도미술관(Musee des Beaux-Arts)'은 앙리 마티스 등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국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에서 휴식하기도 좋다. 관람료 20유로(수요일 무료), 개장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공휴일 휴관.

           [환율 1유로=약 1300원]

 

보르도닷컴(www.bordeaux.com)/ 오픈 보르도와인협회가 공식 홈페이지 '보르도닷컴'을 열었다. 와인 정보 및 이론과 아울러 올바른 시음 방법, 와인 구입을 위한 팁, 음식과의 조화 등 실용적 정보를 한국어를 비롯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로 제공한다. 사이트 오픈 기념으로 9월 1~30일 한달 간 보르도 와이너리 투어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02)3452-9243

 

 

/지금쯤 보르도의 드넓은 포도밭은 초록색에서 노랑을 거쳐 갈색으로 변하고 있겠죠. 와인 투어를 떠나기 좋은 계절입니다. 저도 가보고 싶네요. 얼마 전 주말매거진에 레스토랑 컨설턴트 강지영씨가 쓴 글입니다. 사진 역시 강지영씨가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