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2008년도 시산제 *-

paxlee 2008. 3. 16. 07:29

4050 정다운산악회 시산제

 

시산제 일시 / 2008, 03, 09. 일요일 12시.

시산제 장소 / 청계산 청계사 옆 양지바른곳.

시산제 순서 / 일시와 장소 / 참석회원 신청 / 제물과 축문 준비 / 시산제 산행 /

                  시산제 상차리기 / 시산제 행사 / 뒤 풀이.

 

1. 시산제의 의의.

시산제는 새해를 맞이하여 새해 1년동안 산행을 계획하면서 회원상호간에 우의를 돈독하게 하고 산행 중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 행사로 각 산악회에서 1년 행사 중에서 가장 큰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1년에 산행사고로 사망하는 산행인이 매년 1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산행사고를 미리 막아보자는 뜻을 시산제에 응집하여 산악회 회원들이 정성을 모아 시산제를 올리는 산악회에 널리 퍼져 2월과 3월에 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2. 시산제의 유래.

산악회에서 시산제가 처음 진행된 참고 문헌을 찾아보면, 우선 1966년 설악산 관광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설악산악회, 예총 속초지부, 속초시 공보실이 공동주관한 설악제를 들 수 있다. 설악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이 설악제는 산제의 형식보다는 등반대회 등 축제의 성격이 짙었다. 한국산악회 최선웅 총무이사는 시산제의 시초는 동국대학교 산악회에서 찾는다. 동국대학교 산악회가 1968년 신년 초에 북한산에 올라 돼지머리와 음식을 장만하고 제사를 올린 게 시산제의 시초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최근의 시산제처럼 유교 적 순서에 따라 축문을 읽고 소지를 하는 등의 의식을 치르지 �았지만 등반중 사망한 악우들과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즈음 산악회들은 오늘과 같은 시산제 행사를 갖지 않았다. 다만 등반장비가 귀했을 때 이 므로 자일이나 텐트 등의 귀중한 장비를 구입한 후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장비 앞에 술을 따라놓고 간단히 제를 올리는 일은 있었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시산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1971년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이 '설제(雪祭)'를 시작하면서부터라는 게 통설이다. 서울시산악 연맹은 1회 설제를 1971년 2월 첫째주, 명성산에서 실시했으며, 다음해인 1972년에는 2월 첫째주 운길산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원직회장(작고) 재임시 시작된 이 설제는 산악인을 대표하는 연맹으로서 산악인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연맹 산하 단체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산제의 기원은 우리의 전통적인 신앙인 산악 숭배사상이라 하겠다. 산에 제를 올리고 소원을 기원하는 행위의 근원은 <삼국사기> 잡지 제사편에 전하는 신라의 5악 숭배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통일신라는 북으로 백두산, 남으로 지리산, 동으로 금강산, 서로 묘향산, 중으로 계룡산을 5악으로 숭배했으며, 조선시대에는 묘향산에 상악단, 지리산에 하악단, 계룡산에 중악단을 설치하고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산신에게 제를 지냈다. 이런 산악 숭배사상은 동제나 서낭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 시산제의 유래는 월간 사람과 산에서 참고하였음 -

            

3. 시산제 일시와 장소.

시산제는 년초에 지내는 것이 정설이어서 음력 정월에 올리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보통 2월 말이나, 3월 초에 많이 진행한다. 먼저 시산제 날짜를 정하고, 시산제 장소를 정해야 그 다음 제물과 축문등을 준비하게 된다. 금년 정다운산악회 시산제는 3월 9일 일요일 청계산 청계사 옆에서 진행하기로 정하였다. 청계산 산행은 보통 원터골이나, 옛골에서 많이 시작한다. 그곳은 너무 복잡하여서 우리는 전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출발하여 청계사입구 소나무 숲이 우거진 남향 조용한 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4050 정다운산악회는 2003년 5월 27일 창립하여 2004년 시산제(2/15)는 관악산에서 지내고, 2005년 시산제(3/6)는 마니산 함허동천에서 지냈으며, 2006년 시산제(3/19)는 청계산 청계사옆에서 지냈다.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시산제를 올렸다.

이곳은 멀지않고, 복잡하지 않아서 좋고, 차가 청계사까지 갈 수 있어 제물등을 운반하기가 편하여 좋은 장소이다. 제물등을 준비하는 동안 이수봉까지 간단히 산행을 한 후에 시산제를 올리기에 알맞은 장소이다.

 

4. 시산제 산행.

일부 집행위원들이 시산제를 준비하는 동안, 회원들은 이수봉까지 왕복산행은 거의 1시간 내외가 걸려 돌아온다. 오름길은 청계사 좌측길로 올라가면 서울대공원 고개마루에 올라서게 된다. 이곳은 대공원을 경계로 철조망이 둘러처져있다. 철조망을 따라 능선길로 오르면 순탄하지만 경사가 급한 곳도 있어 숨이 차기도 하는 길이다. 그 능선 끝자락에 올라서면 청계산 정상 만경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은 암벽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이수봉까지는 지척의 거리이다. 이수봉 정상 표지석 앞에 모여 사진을 찍고 하산을 한다.

 

하산 길은 좌측으로 급 경사길을 내려가다 보면 우측으로 청계사로 이어지는 길이 연결된다. 회기 산행이지만 오름길과 하산길이 다르므로 산행의 묘미와 운치가 있다. 청계사 경내에 들어서면 거대한 와불이 우측에 길게 누워있다. 불상이 비스듬이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기 드문 자태를 하고 있다. 대웅전과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시산제 장소에 이르면 시산제 준비를 완료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청계사는 남향의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고있어 주위경관이 명당으로 보인다.

 

5. 시산제 제물과 식순

먼저 돼지머리와 시루떡은 기본으로 진설하고, 포를 놓고 다음은 다섯가지 과일 대추, 밤, 곶감, 배, 사과, 그리고 몇 가지 나물류, 제주는 막걸리를 준비하였다. 배낭을 제단 뒤에 나란히 진열하여 놓았다. 제단 뒤쪽에 나무와 나무사이에 4050 정다운산악회 시산제 현수막을 걸어놓고, 태극기도 준비하였다. 양쪽에 컵으로 바람막이를 하여 촛불을 밝혔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제단앞에 둘러섰다. 사회자의 식순에 의해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 봉창은 생략하였다. 순국선열과 산행사고로 숨저 먼저간 산행인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산악인의 선서가 진행되었다.

 

먼저 카페지기가 향를 피우고, 시산제를 올리는 인사말씀을 간단히 하고, 잔에 막걸리를 따라서 좌, 우와 중앙에 나누어 붓고, 두 번 절하고, 그린님의 축문 낭독이 이어졌다. 축문에는 정다운산악회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글과 회원님들의 건강과 가정의 화목을 빌고 회원상호간의 친목을 강조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그 다음은 고문님들이 막걸리를 올리고 예를 드리고, 운영자와 운영위원님들이 예를 올렸다. 그리고 돼지머리에 봉투와 세종대왕의 영정이 그려진 돈을 돼지머리 코와 귀에 꽂아 놓았다. 그리고는 모든 회원님들이 차례로 예를 올렸다.

 

6. 시산제 음복.

산악회 회원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식순에 의해 제사를 올리고 모두가 둘러앉아 제주를 음복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모습은 우리들의 옛 조상님들이 그래 왔듯이 산악회원간의 친목을 다지고, 산악회의 발전을 위하여, 올 한 해의 건강한 산행을 기원하는 자리에 시산제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의미는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을 산행에서 이어가 함께 땀을 흘리는 산악회의 한 가족으로 정다운 정을 쌓아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7. 산악인의 선서.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뿐이다.         – 산악인 노산 이은상님 -

 

8. 2008년도 始山祭(시산제) 祝文(축문).

 

維 歲 次(유세차)

檀紀4341년 戊子年 2월 초이튼날 午時(오시) 정다운산악회 회장 권경자는 회원과 함께 淸溪山(청계산) 기슭에서 酒果脯(주과포)를 陳設(진설)하고 天地神明(천지신명)과 청계산 山神靈(산신령)님께 告(고) 하나이다.

때는 西紀(서기) 2003년 5월 27일에 創立(창립)된 사슴길산악회을, 2004년 음력 6월 2일 戀人山(연인산)을 산행으로 시작하여 4050 정다운산악회로 새로이 태어났습니다. 바라옵건데, 自然(자연)을 欽慕(흠모)하고 자연에 同化(동화)되며 꾸준한 산행을 통하여 强忍(강인)한 挑戰精神(도전정신)과 不屈(불굴)의 鬪志(투지)로 心身(심신)을 鍊磨(연마)하며 健康(건강)과 忍耐(인내)와 協同精神(협동정신)을 涵養(함양)하고 산의 浩然之氣(호연지기)를 배우고 自然保護(자연보호)에 精誠(정성)을 다바치고저 하오니, 우리 4050정다운산악회가 날로 繁昌(번창)하여 많은 회원이 山行(산행)에 同參(동참)하고 無窮(무궁)히 發展(발전)하도록 도와 주시옵고, 그 산행 하나하나 마다 無事安全 山行(무사안전산행)이 持續(지속)되도록 산행길을 굽이 보살펴 주시길 바라옵나이다. 이제 우리 4050 정다운 산악회 회원일동은 보배로운 祖國江山(조국강산)을 알뜰히 가꾸어 子孫萬代(자손만대)에 물려줄 것을 다짐하여 이 盞(잔)을 오리오니 산실령님 이시어 精誠(정성)을 大禮(대례)로 헌쾌히 받아 주소서…

 

단기 4341년 무자년 2월 초이튼날.

4050 정다운산악회 회원일동.                 - 축문 / 운영위원 그린님 -

 

9. 시산제는.

 

시산제는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산행하는 사람들의
안전산행을 위한
마음으로 다짐하는 날이다.

나무처럼
우뚝 서기 위한
시작이며 출발이다.

바위처럼
우직하게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파란 풀잎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순수하게 때를 기다리기도 하며,

자연의 품에서
자연에 의해
자연을 배우며

자연을 닮아가려는 노력이다.

시산제는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회원들이
함께 산행을 하며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산악회의 가장 큰 행사이다.    

 

– 이 글은 2005년도 마니산 시산제산행기에 올린 글이다. -

- 4050 정다운 산악회 :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