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 거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

paxlee 2008. 3. 26. 21:38

 

               거품은 왜 생기고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끝없이 가격이 오를것 같아서…" 비이성적 투자가 값 부풀리죠.
17세기 튤립 사재기부터 美서브프라임까지 뒤늦게 참여한 투자자ㆍ국가 큰 피해 입어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기사 중 하나가 거품(Bubble)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수시로 보도하면서 이와 함께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이 언급되고있다. 중국 경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중국 주식시장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중국 주식은 거품의 한 복판에 서있다. 6개월전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나 있다. 또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도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르므로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걱정들을 하고있다. 경제용어로 거품이란 어떤 물건 가격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거품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어떤 물건(부동산, 주식 또는 다른 자산)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으로 투자심리를 부추겨 비정상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를 든다면 저금리가 지속되거나 각종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 돈이 필요 이상으로 풀릴 때 개인의 탐욕과 어울려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이 왜 거품을 두려워하고 걱정들을 할까요?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인데 그 거품이 언제 터질지 알기 어려운 데다 거품이 갑자기 터지면 금융위기나 경제공황으로 이어져 개인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거품의 역사

 

 (1)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

역사적으로 거품의 예를 든다면 네덜란드 튤립 투기를 빼놓을 수 없다. 17세기 초 네덜란드는 무역과 산업 발전으로 생활에 여유가 있었는데 터키에서 튤립이 소개돼 들어왔다. 국민들이 새로 들어온 튤립을 좋아해 수요가 많아지자 가격이 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튤립이 희소해지자 부자들은 튤립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으로 생각해 더욱 많은 튤립을 사들여 정원에 심었다. 이러한 풍조가 도를 넘어 토지나 주택을 팔아 튤립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사람도 많이 생겨나고 외국인들도 투기 열풍에 참여할 정도였다.

 

그 결과 1636년에는 고급 튤립 한 송이 값이 당시 근로자가 5년간 받을 임금에 해당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1637년 튤립 가격이 더 이상 오를 수 없다는 인식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폭락했다. 뒤늦게 튤립 투자에 뛰어든 수많은 사람이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투기 심리가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지나칠 때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꺼지기 전까지는 거품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 거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 세계대공황의 서곡이었던 검은 목요일(미국 주식시장 대폭락)

1930년대 초 미국 세계대공황은 1929년 주식시장 대폭락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미국은 포드자동차 회사 컨베이어 시스템 도입, 주 5일 근무제 도입, 라디오 방송 시작과 함께 광고방송이 시작되는 등으로 대량생산과 소비 시대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은 활발한 생산활동으로 이윤을 많이 얻고 근로자들도 소득이 늘어나 경제가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물건보다 기업이 더 많이 생산함에 따라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모든 정보가 먼저 모여 거래가 이뤄지면서 다른 시장을 앞서는 특징이 있다. 미국 주식시장도 1920년대에 호황을 지속해 돈이 없는 사람도 빚을 내서 투자하고, 구두닦이를 하는 사람도 주식투자를 할 정도로 투기 열풍이 불었다. 그러다 1928년에 불경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했고 일부에서는 주식시장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대부분 사람이 이를 무시했다.

 

그러나 1929년 10월 24일 그 거품은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많은 사람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날을 주가가 떨어질 때 표시하는 어두운 색에 비유해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라고 하였다.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된 세계대공황은 이렇게 미국 주식시장의 대폭락과 함께 시작되었다.

 

(3) 일본 `잃어버린 10년`과 부동산 거품

일본의 1990년대 장기불황을 일컬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만 이것도 대표적인 거품 사례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일본은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환율 약세를 유지하자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은 일본 엔화 환율을 바로잡기로 결의(1985년 플라자합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수출이 급감하고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쓰면서 1985년부터 1991년까지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1991년부터는 그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부실이 발생해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불황을 겪게 되었다. 그런데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개인이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도 부실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거액의 세금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해야만 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극심한 침체를 겪고있다. 한 주택앞에 매물로 내놓았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 거품이 경제에 미치는 해악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거품 사례를 보았지만 거품은 개인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해악을 끼친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거품 발생 가능성을 수시로 경고하고 거품이 급격히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거품 해악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거품을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이유를 살펴보기로하자.

 

(1) 우선 거품이 생기는 과정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들은 엄청난 재산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묻지마 투자` `부동산 불패` 등 잘못된 신념에 근거해 비정상적인 투자를 하거나 또는 정상 수준을 넘는 고수익을 기대하는 욕심을 부리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2) 거품이 발생하면 국가적으로도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게 된다. 생산적으로 쓰여야 할 자본이 투기에 동원된다면 국가적인 낭비라 할 수 있다. 개인 손실 발생이 국가적인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심할 때는 경기가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3) 마지막으로 거품이 만들어지고 꺼지는 과정에서 정보가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소득분배를 왜곡시키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근로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고 사회계층간 갈등이 더욱 확대된다면 이 또한 거품의 큰 폐해라 아니할 수 없다.

 

         - 글 / [안형순 한국은행 경제교육센터 차장] / 매일경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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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거품, 주택거품, 다음은?

 

금융용어로 '거품'(bubble)이란 말은 1720년대 영국에서 탄생했다. 남반구 개발을 내걸고 설립한 South Sea Company사의 주식이 미친 듯이 올랐다가 갑자기 붕괴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재산을 날렸다. 물리학자 뉴턴도 당시로는 거액인 2만 파운드를 잃었다. 영국의회는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거품법안'을 제정했다.

 

거품의 망령은 20세기에 되살아났다. 1차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산업계는 전쟁 중 개발한 기술인 라디오와 냉장고의 민수용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RCA 등 관련주식 가격은 무섭게 치솟아 거대한 거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1929년 10월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지가 되었다. 세 번째 큰 거품은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있었던 IT거품(닷컴거품)이다. 인터넷관련산업에 대한 과대한 기대는 7조 달러의 허구적 가치를 만들었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많은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이 노후 자금을 날렸다.

 

지금 다시 미국의 주택가격 거품이 세계를 괴롭히고 있다. 금융시장에 불안을 느낀 투기자금이 보다 안전한 원유, 곡물, 광물 등 원자재 시장 쪽으로 몰려들면서 원자재 값이 겁나게 올라 물가를 부채질하고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세계의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예일대 실러교수는 주택가격 거품의 규모를 12조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거품이 자주 일어나고 또 붕괴하여 세상을 골탕먹이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 출신 CEO 에릭 얀센은 하퍼즈 최근호에 기고한 글에서 IT거품과 주택거품은 10년 주기로 일어났는데, 이것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도 비슷한 거품의 발생과 붕괴가 잇달아 일어난다고 내다보았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누적으로 빚더미가 된 미국경제는 거품이 없이는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번의 거품은 어떤 것일까? 그는 대체에너지 부문에서 주택거품의 손실을 만회할 20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원자력 발전과 수소에너지, 태양열, 지열,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석유를 대체할 산업과 제품에 대한 러쉬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미국경제에서 새로운 거품보다 더 나쁜 것은 거품이 아예 없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거품이 사라지면 세계는 다시 고통을 겪을 것이다. 긴 안목으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일이지만 모두 선거에 정신이 팔려 제대로 챙기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 글 신우재(언론인) / 노컷뉴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