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 부동산 아직 바닥 아니다. *-

paxlee 2009. 1. 12. 10:52

 

부동산 아직 바닥 아니다…기다리면 최고의 기회 올것

 

전설적 부동산 재벌 월터 쇼렌스타인
잘못된 분산투자는 `최악`…자산20%는 항상 현금으로

◆ 샌프란시스코포럼 / 스탠퍼드대학서 2009년을 논하다 ◆

매일경제 샌프란시스코포럼이 열리는 기간에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TV 회장은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관계자들과 글로벌 경제 위기, 오바마 정부 대외정책, 교육, 중동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담을 했다.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를 후원하고 있는 월터 쇼렌스타인 쇼렌스타인 컴퍼니 파운더와 아태연구소에 와 있는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미국 국무차관, 신기욱 아태연구소장이 참석했다. 대담은 스탠퍼드대 앞 스탠퍼드 파크호텔에서 오찬을 겸해 2시간 넘게 진행됐다.

1915년생으로 올해 94세인 월터 쇼렌스타인은 `미국 서부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전설적인 부동산 재벌답게 현재 경제 위기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장대환 회장=아직도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나.

▶월터 쇼렌스타인=이젠 아들이 사업을 맡고 있다. 아들은 꽤 잘하고 있는 편이다. 우리는 현재 상황(경제 위기)을 예견했다.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이전에 대부분 자산을 팔았고 지금은 대부분 현금으로 갖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갖고 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타워도 팔았고, 시카고 존 행콕 센터도 팔았다. 스미소니언 빌딩은 갖고 있다.

-장 회장=이제 현금 금고를 지키고 있는 셈인데. 앞으로 투자 계획은 어떤가.

▶쇼렌스타인=그저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 위기가 마무리되면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그런 기회가 도래할 것이다. 하지만 앉아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오바마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볼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경제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

-장 회장=얼마나 기다릴 것인가. 2년 이상 갈 수도 있나.

▶쇼렌스타인=지금 부동산시장 문제는 너무 많은 주체들이 부동산 매입을 위해 대출에 나섰고 그 액수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자금 리볼빙을 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재대출과 투자자금 회수가 가장 문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 회장=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특별한 경제 모델을 갖고 있나.

▶쇼렌스타인=(하늘을 가리키며)바람이 불 때면 경제학자들은 많은 이론을 쏟아낸다. 하지만 진짜 돈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극히 적다.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하늘을 본다. 누구보다도 신문과 잡지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비즈니스위크, 포브스와 좋은 경제서적들을 읽는다. 경제 흐름과 에너지가 어떻게 이어가는지 알아낼 수 있고 내가 처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주의할 건 현금 비중이다. 우리는 항상 20% 이상을 현금으로 갖고 있다.

-장 회장=대공황 때를 어떻게 기억하나.

▶쇼렌스타인=당시 아버지는 옷가게를 했고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1920~30년대 들어서면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게 자리는 소유하고 있었고 임대가 가능했다. 사업을 하는 것보다 임대가 훨씬 나았다. 그래서 우리는 생존할 수 있었고 대공황 동안 그 가게 자리에서 수익을 올렸다.

아버지는 은행에서 융자받기를 원하지 않았고 대출을 모두 갚았다. 집도 대출 없이 소유했다. 난 그 이후 항상 `너무 많은 빚을 지지 말라`는 철학을 잊어본 적이 없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대출을 갚을 수가 없다. 이 시대에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다.

-장 회장=대학이 때때로 재심사돼야 한다는 생각인가.

▶쇼렌스타인=두 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연구소다. 이 문제로 학장을 만나곤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을 교육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항상 점검해야 한다. 정부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그들 영역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항상 살펴봐야 한다.

-장 회장=흔히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은 현금 보유와 부동산, 주식 투자를 30%씩 나누는 게 좋다고 말한다.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나.

▶쇼렌스타인=그렇다. 특히 부동산이 기회를 준다. 좋은 부동산 말이다. 모든 부동산이 좋은 것은 아니다. 지금 이 호텔(스탠퍼드 파크호텔)을 봐라. 이 호텔은 스탠퍼드대학 바로 옆에서 항상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준다.

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이론을 믿지 않는다. 난 오히려 `달걀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아라. 다만 그 바구니가 좋은 바구니라는 걸 확신해야 한다`고 말하는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실패하고 있다. 좋은 자산을 팔아 나쁜 자산을 사는 데 쓴다. 우리는 항상 가장 최고 자산가치를 보유하는 데 주력했다. 우리는 절대 싸게 산 적이 없다. 항상 비싼 가격에 샀다. 그리고 잘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산 중 3분의 1을 보유하는 건 좋지만 대출을 통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절대 소유하기 위해 돈을 빌리지 마라. 들어올 수입 규모를 유념해야 한다. 수입 규모가 부동산을 유지하도록 받쳐 줄 정도라면 괜찮다.

-장 회장=영국 자동차산업은 대부분 외국 자본에 넘어갔다. 한국도 외환위기 전에 자동차 회사 5개가 있었지만 그동안 많은 리스트럭처링 과정이 있었다. 미국 자동차업계도 이제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

▶쇼렌스타인=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자기를 먹어치우는(self-devouring)` 과정의 연속이라고 얘기했다. 결국에는 모두가 서로를 죽이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조합, 예컨대 두 가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자본주의는 그 자체가 과잉 상태를 야기한다.

-장 회장=아시아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쇼렌스타인=캘리포니아와 샌프란시스코는 갈수록 아태지역과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대기업들은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아시아로 분산될지 모른다.

-장 회장=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생각은.

▶쇼렌스타인=가장 염려되는 대목은 오바마가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안전문제는 방심할 수 없는 문제다.

■ 월터 쇼렌스타인은

= 미국 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기업 쇼렌스타인 컴퍼니 창업자다.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 400대 갑부 가운데 377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해 왔고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타워 등 유명한 건물을 많이 소유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유대인으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한 그는 그동안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에 집중적으로 기부해 왔다.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는 그의 이름을 따서 월터 쇼렌스타인 연구소로 불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의 강력한 후원자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탠퍼드대 출신 민주당 정부 내 정책 결정자들과 유대관계가 좋은 편이다.

[샌프란시스코 = 김경도 매일경제신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