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커피 이야기 2

paxlee 2005. 3.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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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계란 노른자 띄운 모닝커피

시간이 있으시면 커피 한 잔 하시죠?"(영화에서 신성일씨가 엄앵란씨에게 건넨 대사) 이 유명한 대사는 지금까지도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 당시 커피는 그만큼 특별하고 상대방을 격이 있게 대우하면서 대화의 매개체로써 역할을 했다. 그 당시 커피는 진할수록 고급커피라고 생각했고, 원두커피 가격이 비싸서 일부 다방에서는 담배 가루를 넣어 커피를 조리하다가 적발되어 뉴스에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모닝커피로 다방의 단골손님에게 계란 노른자를 원두커피에 띄어 주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 중에 하나였다. 다방에서는 7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커피와 홍차가 주로 판매되었으며 그 당시 자장면 가격의 2배나 되는 비싼 가격

이었다고 한다. 1970년 당사에서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커피를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 판매한 이후 진정한 커피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게 되었으니, 국내에 커피가 최초로 들어 온지 약75년이 지난 후이다.

 

6.   인스턴트 커피가 나오기 전의 커피 문화

인스턴트 커피가 나오기 전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즐겼을까? 우리 나라에 커피가 전파된 경로에 대한 견해는 분분해 어떤 이는 러시아인이 전했다 하고 어떤 이는 일본사람이 전했다고도 한다. 당시는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이권 쟁탈권을 벌이던 때여서 외국의 상품들이 물밀 듯 밀려들어온 시기를 반영하는 쟁론이기도 하다.

 

정식 문헌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 아관파천 때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신 사실이 최초라고 한다 그 뒤 러시아 공사 베베르(Karl Ivanovich Waeber)의 미인계 전략으로 한국 사교계에 침투한 손탁이란 여자가 공사관 앞에서 정동 구락부를 경영하였는데, 이곳은 우리 나라에서 처음 등장한 당구장과 다방으로 각종 다류와 양식이 선보인 곳이다. 이를 시작으로 개화기와 일제시대에는 명동과 충무로, 소공동, 종로 등에 커피점들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일부 고위층에 한정된 사람들만이 드나들던 곳으로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할 수 없는 곳이었다.

 

ARTICLE

커피 좀 알고 마시자

 

1.  커피의 유래

커피는 처음에는 음식으로 사용되어졌으며, 그 다음에 술, 의약품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 음료로 사용되어졌다. 음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A.D 1,000년경 부터이다. 커피는 대개 묘상을 만들어 파종하고 7-12개월 쯤에 이식하여 3년이 지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나 상품화 될 수 있는 커피열매는 5-6년이 지나야 하며 그 때부터 14-18년간 수확이 가능하다. 개화로부터 결실, 수확까지는 12개월이 소요된다. 커피 열매는 처음에는 흑녹색 이었다가 성숙해감에 따라 황금색으로 변하고, 6-7개월이 지나면 마침내 짙은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바로 커피 열매이다.

 

커피열매의 껍질을 벗기면 과육이 들어있고, 이것을 벗기면 콩 같은 커피씨가 들어있는데 이것을 커피생두라고 부른다. 커피수확기는 브라질이 5월, 페루, 콜롬비아가 7월, 중미가 10월이고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커피나무는 기후, 토질, 고도 등의 여건에 크게 지배 받는 상록의 관목으로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회선 23.5도 사이의 고산지대에 있는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 생산되고 있다.

 

이 지역을 "커피존"이라고 부르며, 현재 세계에서 70개국 정도가 재배하고 있다. 커피는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산되며 그 중 세계 총 생산량의 70%각 중남미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특히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쥬엘라, 멕시코, 쟈마이카, 인도네시아, 이디오피아들이 주 생산국이다.

 

2.   커피가 박해 받던 날들

커피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매혹적인 커피 특유의 검은 색깔, 맛과 향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커피의 등장을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종교 국가의 경우 박해의 정도가 더욱 심했는데 그 예로 회교국가에서는 커피가 사람을 흥분시키는 음료이므로 코란에 위배된다고 하여 커피를 금지하고자 했으며 (회교 창시자 마호메트가 매니아 엿다는 것은 깜박 잊고) , 1600년경의 이탈리아에서는 교황 클레멘트8세에게 커피가 사탄의 음료라는 이유로 금지하자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2세는 커피의 소비가 급증하게 되자 정부에서 커피로스트업을 독점하고 커피소비를 막았다. 그 이유는 프로이센의 경제가 맥주소비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커피소비로 인하여 자국의 경제가 위협 당할 것을 염려해서였다. 심지어는 커피향 감별사를 뽑아서 나라 곳곳을 돌아다니게 하면서 원두를 볶아서 커피향이 나는 가정을 적발하게 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 커피의 재배가 확대되고 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커피는 가족간의 화목함과 안락함을 상징하는 음료로 각인 되기 시작했으며 영혼과 육체를 데워주는 음료로서 어느 곳에서나 사랑을 받고 있다.

 

3.   카페는 언제 생겼을까

커피는 특유의 깊은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해 줄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가족, 동료, 친구들과의 만남과 대화의 자리에서 커피를 마셔야만 느낄 수 있는 안정되고 푸근한 분위기는 커피가 현대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에티오피아 고원지에서 시작된 커피는 홍해를 건너가 예멘 땅에서 재배되었고 15세기 무렵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한 세기 이후, 터키에서는 음료와 음료조리기구를 파는 커피하우스가 생겼다.

커피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7세기였다. 당시에 유럽의 상류층들은 터키 문화를 즐기는 것이 유행이었으므로 터키의 커피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퍼져나갔다. 단 경제적인 문제로 18세기가 넘도록 커피는 상류층만의 특권이며 전유물이었다.

대화를 이끌어 내고 생각과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드는 커피의 역할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유럽 여기저기에서는 원두가 소개된 지 20년 만에 커피를 즐기고 모임을 갖을 수 있는 카페들이 생겼다.

영국에서는 레바논출신의 유대인이 옥스퍼드에 최초의 카페를 세웠으며 그리스인이 두 번째로 런던에 세웠다고 한다. 그 이후 유럽의 대도시에 생겨난 카페들은 지식인들과 예술인들이 모이는 장소로서 정치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카페의 아름다운 테라스와 실내풍경 때문에 그림과 문학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우리 나라 최초의 카페는 고종황제 때 생겼는데 고종은 장관헌이라는 서양식 집을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던 커피 매니아였다. 그 무렵 러시아 공사인 웨베르의 처형인 손탁이라는 독일 여인이 서울시 중구 정동에 <손탁호텔>이라는 2층 양옥을 세웠고 그 안에 다방을 열었는데 커피를 판매한 곳은 이곳이 최초일 듯 하다.

 

4.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커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랑 받고 있는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가 되고 있으며 가장 보편화된 기호 음료인 커피는 만드는 방법이 아주 간단하다

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각 지역에 따라 커피의 전통과 맛이 다 틀리며 각 지역마다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방법에 특색이 있다는 데에서도 그 묘미가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카페 꼬레또(Caffe corretto)'라는 이름의 꼬냑을 탄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꼬냑은 포도 찌꺼기로 만든 브랜디인 그라파나 꼬냑을 이용했다. 술을 타서 마시는 커피로는 아일랜드의 위스키와 생크림을 섞은 아이리쉬 커피가 유명한데 따뜻하게 데운 잔에 커피와 술이 잘 어우러져서 독특한 향과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아이리쉬 커피를 마시는 법은 크림사이로 커피가 흘러나오도록 하면서 크림과 커피를 반드시 동시에 맛보아야 한다. 크림과 커피를 숟가락으로 섞는 일은 신성모독과도 같은 일로 여긴다.

에티오피아는 최초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나라이며 세계적인 커피 원산지로서 생산하는 원두의 대부분을 자국에서 소비하고 있는 보기 드문 나라이다. 아침이면 집집마다 원두를 볶으며 전통적으로 하루에 세 번 정도 커피를 우려내며 점점 부드럽게 해서 마신다고 한다.

왈츠의 나라 오스트리아는 커피와 우유를 배합한 카페오레를 즐긴다. 커피와 우유를 똑같은 비율로 섞은 멜랑제(Melange), 멜랑제에 약간의 크림을 얹은 카푸치노(Kapuziner), 아라비카를 더 많이 배합한 페르케르트(Verkehrt), 우유를 약간 더 많이 섞은 브라우너(Brauner)을 좋아한다.

 

과거 우리 나라에 달걀 노른자를 동동 띄운 모닝커피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많으실 텐데 오스트리아에도 계란 노른자를 얹은 샬레골드(Schale Gold)라는 커피가 있다고 한다. 한 때 유럽여행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에게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비엔나 커피가 있냐고 물어 보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었다.

 

과연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있을까? 많은 분들이 답을 예상하고 있겠지만 대답은 '비엔나라는 이름의 커피는 없다'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비엔나 커피가 오스트리아에도 '아인슈패너(Einspanner)'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거품을 낸 생크림으로 장식하여 유리잔에 제공되는 블랙커피인데, 빈에서 유명한 커피들은 대부분 거품낸 생크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모로코에서 팔레스타인에 이르는 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 연안 지역에서 방랑 생활을 하는 유목민들은 세계에서 유일한 방식으로 커피를 만들어 텐트에서 의식을 거행한다. 우선 프라이팬처럼 생긴 기구를 불 위에 올려놓고서 생두를 볶고 난 후 생두를 기구에 넣고 잘 분쇄한다. 커피를 끊이기 위해서는 크기가 다른 커피포트 3개를 이용한다.

여러 산지에서 나는 커피 한 알, 한 알에서 감별사들은 신맛, 과일맛, 풍부한 맛, 가득찬 맛, 예리한 맛, 부드러운 맛, 완전한 맛 등 여러 가지의 맛을 가려낸다고 한다. 단순하게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미묘한 맛을 지니고 있는 커피의 맛을 감미롭게 즐길 수 있는 보다 다양한 방법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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