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땀에 젖고, 비에 젖은 도봉산 산행 *-

paxlee 2010. 7. 25. 23:11

 

                                    땀에 젖고, 비에 젖은 도봉산 산행

 

/ 2010, 07, 25. 일요일, 09:30 ~ 15:00
산 / 도봉산~도봉동~다락능선~은석암~포대능선~Y계곡~신선봉~주봉~옛날깡통집~마당바위~도봉동

 

▲ 도봉산 다락능선은 최고의 산행코스

 

도봉산 산행은 도봉산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한다. 도봉산 산행을 하려면 전철 도봉산역과 시내버스 종점에 내려 만남의 광장에서 산행동료를 만나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도봉산 입구 등산장비점과 음식점이 어우러진 갈림길 앞에 넓은 공연장이 새로 마련되어 이곳에서 모여 산행을 출발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전철 망월사역, 회룡역, 의정부역에서도 도봉산을 올라가는 코스가 형성되어 있다. 도봉산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아 항상 등산객이 많은 편이다.

 

도봉산 입구에 이르면 '북한산국립공원' 표지석이 서 있다. 우이령을 경계로 삼각산과 도봉산이 이어져 있으므로 이 두산을 묶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기 때문에 도봉산 곳곳에 북한산국립공원 이라는 안내판이 존재한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도봉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지난주 도봉산 선인봉 가슴길과 오늘 오르는 다락능선~포대능선 길은 도봉산 산행의 백미를 맞보며 즐길수 있는 Y계곡의 험한 암벽코스를 힘들게 올라가면서 도봉산의 진수를 느끼며 경험하려고 한다.  

 

다락능선을 오르는 지점은 도봉산입구 광륜사를 지나면서 직진해 능선길에 올라서기 까지는 완만한 길이 전개된다. 다락능선도 처음에는 평지길이나 다름이 없다.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계곡길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다. 계속오르는 길이 다락능선길이다. 중간쯤 오르면 첫 암벽이 길을 막아선다. 일부는 좌측으로 우회길로 진행을 하고 암벽을 타고 싶은 산객은 암벽길을 오른다. 암벽길이 다 그렇지만, 바위를 오르는 암벽의 높이가 높아 쉽지 않으나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일단 힘들게 오르면 바위 위에서 한 번 쉬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 비 예보는 없었는데, 날씨는 잔뜩 흐려있다. 도봉산 봉우리는 엷은 안개구름에 덮혀 정상의 모습이 선명하지가 않다.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벌써 온 몸에선 땀이 흘러 젖고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이렇게 많은 땀이 흐르면 일 할 맛이 나지 않을 텐데, 산행중에 흐르는 땀은 보약처럼 여기며 그래도 묵묵히 산을 오른다. 산행을 하면서 땀이 나지 않는다면 산행의 기분이 나지 않으며, 산행의 의미를 느낄 수가 없다.

 

다락능선 8부 능선쯤에 이르면 또 한 번 긴 암벽코스를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도 우회길이 존재한다. 이 암벽길을 올라가 바위위에 오르면 조금 넓은 암벽이 있어 여기서 또 한번 쉬어가게 된다. 여기서 바라보는 포대능선의 정상과 도봉산 자운봉과 만장봉, 그리고 선인봉의 우뚝솟은 연봉의 암벽은 우리들의 눈길을 끌어 당긴다. 눈에 담기에는 부족하여 사진기에 오늘의 모습을 담는다. 도봉산은 언제 어느 계절에 올라와도 그 모습 그대로 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신비롭기만 하다.

 

▲ 다락능선에서 바라본 망월사 뒤 연봉들

 

이 암벽코스를 지나 올라가면 흙 길의 평지 능선길이 전개된다. 좌측으로 암봉을 돌아가면 은석암 뒤 암벽코스를 지나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암벽코스를 힘들게 올라온 산객들의 수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산 길은 마냥 걷기가 편한 평지길이 이어진다. 우측으로 그 높은 숲 속에 망월사의 전경이 아름답다. 망월사 뒤 쪽의 연봉들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산수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망월사가 그곳에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 지도 모르겠다.

 

다락능선으로 가장 많은 등산객이 도봉산을 오르는 이유는 도봉산을 조망하기가 가장 좋은 산행코스 이기 때문이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3개 암봉의 웅장함과 세련미에 감탄하게되고, 포대능선의 정상과 포대능선의 망월사 뒤 쪽의 연봉이 솟아오른 봉우리들의 자연미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어서 좋은 곳이다. 좌우의 산하를 굽어보는 시야는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돌아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도봉산의 암벽코스앞에 이른다.

 

여기서 부터 도봉산의 암벽코스가 얼마나 힘든가를 시험하는 길이 전개된다. 암벽길 좌우에는 쇠줄 로프가 쇠말뚝에 이어저 그 강인한 쇠줄로프 만큼이나 강인한 의지가 가지고 올라가야 한다. 좁은 협곡을 넘어서면 흔들리는 짧은 구름다리가 있고, 다시 또 가파른 암벽코스를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 오름코스는 바위 높이가 너무 높아 모두가 힘들어 한다. 그곳을 넘어 가면 다시 한번 가파른 암벽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 길은 다리 힘보다는 팔의 힘에 의지해 올라가야 한다.

 

비탈길을 돌아서 올라가면 안부에 이른다. 한 번 더 쉬었다가 다시 올라간다. 이제 로프줄은 없지만, 암벽길을 올라가서 바위를 돌아서 내려서면 다시 마지막 안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부터는 포대능선까지 오르는 가파른 암벽길이다. 바위를 지그제그로 돌면서 올라가면 더디어 포대능선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포대능선 정상에 올라서서 산하를 굽어보는 조망은 산객의 마음을 한 없이 넓혀준다. 이런 마음의 변화를 느끼며 감동을 경험하기 위해 산행의 고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올라온 길을 굽어 살펴보면 우리가 쉬었던 바위위엔 지금도 많은 등산객이 모여있다. 포대능선 길 좌우엔 12시가 지났는지 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중식시간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 도봉산 Y계곡 길을 통과해야 한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오늘은 이 길이 정체가 되지않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Y계곡길은 다리 힘과 팔 힘이 함께 어우러져야 진행이 가능한 길이다. 발 붙이기가 어려운 바위 길은 손과 팔 힘으로 뻗히면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장마철이라 바윗길은 조금씩 미끄러웠다. 바닥까지 다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야 하는 이 코스는 사계절 내내 가장 지체가 많이 되는 길이다. 오름길 중간지점을 통과하는 곳에 암벽 사이가 좁아 배낭과 몸을 빠져 오르기가 힘들어 좌우로 몸을 비틀면서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다. 쇠 말뚝에 쇠줄 로프가 없다면 아마 이 길을 오르는 산객은 극히 드물 것이다. 마지막 코스를 오르는 길은 90도의 급 경사의 암벽길을 힘들게 올라서면 가슴이 후련해 진다.

 

일요일엔 이 길이 일방통행이어서 입구에 지킴이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길 중간 봉우리에 올라가 쉬면서 도봉산 산하를 조망해 보고, 오늘은 선선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길로 진행을 하였다. 오늘은 안개구름이 자욱하다가 한 때는 햇볕이 보였다가 다시 하늘이 캄캄해 지기도 하여 산행을 짧게 하기로 하고, 주봉을 지나 옛날 깡통집이 있던 곳에서 마당바위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이 길도 급경사의 암벽이 산재해 있어 하산길이 불편한 길이다.

 

땀에 젖고, 비에 젖은 도봉산 산행

 

좁은 개울물이 흐르는 곳 까지는 길이 사납다. 개울을 건너서면 길은 조금씩 나아진다. 마당바위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고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어두운 하늘에선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을 하였다. 우비를 갖추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집중호우처럼 소낙비가 쏟아진다. 대피소도 없어서 비를 맞으며 하산을 하였다. 천축사에 들려 비를 피해 가려고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냥 걷기로 하고 내려갔다. 오늘처럼 산행중에 비를 맞는 것도 가끔 있는 일이어서 묵묵히 걸을 수 밖에 없다.

 

미처 우비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그대로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내려가는 산객도 많았다. 산을 오르며 흘린 땀이 전신을 적시었고, 하산 하면서 다시 소낙비에 젖으며 도봉산 산행을 진행하였다. 배낭커버를 하고, 비옷을 걸쳤으나, 무릎아래는 그대로 젖었으며, 등산화까지 물이 스며들어오고 있다. 산길은 어디나 비가오면 물길이 되므로 길은 무척 질퍽그렸다. 그렇게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도봉동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다. 땀에 젖고 비에 젖은 도봉산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산행은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다.

 

- 다락능선에서 바라본 포대능선 정상 -

 

- 망월사와 그 뒤쪽 연봉들 -

 

- 좌측에서 신선봉, 만장봉, 자운봉과 신선봉 -

 

- 만장봉과 선인봉 -

- 좌측 자운봉, 가운데 신선봉, 그리고 뜀바위 -

 

- Y계곡 출발지점 -

 

- Y계곡 내려가는 곳 -

- Y 계곡 오르는 좁은 계곡 -

- Y 계곡의 정상부를 오르는 곳 -

 

- 사진인용 / 오늘도 '한국의 산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