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의 고장 상주

-* [상주MRF이야기길| 제2코스] 초원길 *-

paxlee 2011. 1. 27. 10:45

 

        [상주MRF이야기길| 제2코스] 초원길


        낙동강 절경지와 덕 많은 노부부
        전설 깃든 명산 잇는 초원길

초원길은 낙동강의 절경과 만나는 경천대에서 시작한다. 경천대를 출발해 중동면 회상리와 예천군 풍양면 효갈리를 거쳐 상풍교를 건너 매협제방을 따라 경천대로 원점회귀하는 장거리 걷기 길이다.


▲ 경천대 전망대에서 본 낙동강과 강변 들녘. 덕암산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경천대 관광지 내의 고갯마루에서 첫 발을 뗀다. 오른쪽 이정표를 길잡이로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용머리’를 지나 자전거박물관 앞 경천교를 건너선다. 이 구간은 낙동강이야기길과 겹쳐진다.

경천교를 건너면 ‘옛 회상나루터’라는 표석이 있고, 그 앞으로 이어진 아스팔트길을 300m 정도 가면 왼쪽으로 농로가 이어지고 다시 왼쪽으로 한 번 더 굽으면 낙동강 투어로드다. 이 길은 상주활공장 진입로로 이어진다.


▲ 덕암산 일출. 의성 비봉산 옆으로 해가 뜬다.

덕암산(德岩山·331.1m) 가는 길은 상주활공장을 이용하는 글라이더들의 편리를 위해 찻길이 개설되어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덕암산의 3분 2는 상주땅이고, 3분의 1은 예천땅으로 상주뿐 아니라 예천 쪽에서도 정상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잘 나 있다. 때문에 승용차를 타고 올라와 경치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능선 상에 벚나무가 많아 봄이면 벚꽃 탐승객에게 큰 인기를 끈다.

억새 숲을 이룬 정상 능선은 너른 상주들판과 낙동강 그리고 백두대간을 조망하는 전망대라고 할 만큼 사위가 트여 있다. 때문에 최고의 감동을 받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낼 만한 곳이다. 능선을 기준으로 풍양 쪽으로 정자가 하나 있고, 능선 상에는 야생화가 지천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망가졌지만 지금도 아기솜다리가 여기저기에 피어 맵시를 자랑하곤 한다. 내려가는 길목에는 덕을 베푸는 ‘큰덤이’와 ‘작은덤이’ 바위가 있어 이 산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덕암산 일몰. 백두대간 봉황산 너머로 해가 진다.
효갈마을에는 쉼터인 정자가 있고 그 옆에는 저수지가 있으며, 아스팔트길을 30m 정도 밟다가 왼쪽 효갈 배수장으로 발길을 돌려서 제방 길을 따르다 낙동강을 가로지른 상풍교를 건너면 낙동강 투어로드와 만난다. 이후 길이가 무려 4.1km인 매협제방 길을 따라야 한다. 거의 직선으로 뻗은 제방 길은 사람들의 인내심을 실험하는 코스나 다름없다. 강과 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지만 길게만 느껴진다.

제방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올라가면 경천대 후문이 나오고, 경천대 전망대를 지나 경천대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대장정을 마친다.

▲ 가을 향기에 취해서.

▶초원길  | 총 19.6km, 5시간
경천대~(1km·15분)~양수장~(0.5km·10분)~경천교~(2.3km·35분)~활공장 진입로~(3km·45분)~덕암산 정상~(0.9km·15분)~풍양정자~(3km·45분)~지방도~(2km·25분)~상풍교~(0.7km·10분)~매협제방 입구~(4.1km·60분)~매협제방 끝~(1.1km·20분)~경천대 후문~(1km·20분)~경천대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 → 상주 시내 방향 첫 번째 삼거리인 외답삼거리에서 우회전 → 경천대(약 10분 소요)

▶볼거리
덕암산 정상에서 조망하려면 풍양면 효갈리 또는 중동면 회상리에서 활공장을 향해 올라가면 된다. 상주들판과 낙동강 그리고 백두대간을 조망하는 전망대라고 할 만큼 사위가 시원하게 트여 있다. 때문에 최고의 감동을 받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낼 만한 곳이다.

▶덕암산 지명유래

덕을 베푸는 노부부 바위가 있는 덕암산
덕암산은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가지각색이다. 중동면 회상리 매골에서는 산이 바르고 곧게 이어져 있다고 하여 ‘바른등산’이라 하고, 사벌면 매호리와 매협리에서는 밀개같이 밋밋하다 하여 ‘밀개산’, 예천군 풍양면 소재지에서는 과거 황금을 캤던 산이라고 하여 ‘황금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예천군 풍양면 효갈리 쪽에 덤바우가 있다 하여 산의 원래 이름이 ‘덤바우산’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한자로 기록하면서 ‘덕을 베푸는 바위가 있는 산’이라는 뜻의 ‘德岩山(덕암산)’이 된 것이다. 효갈리 옆 마을인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에서도 덕을 베푸는 큰덤이와 작은덤이 바위가 있다고 하여 덕암산이라고 일컫는다.

산 속에 특이하게 생긴 큰덤이와 작은덤이 바위가 그 주인공이다. 옛날 산 아래에 금실 좋고 욕심이 없는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땅이 워낙 많아 일 년에 도지로 들어오는 쌀만 해도 창고를 다 채우고 남을 정도로 풍족하여 언제나 베풀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소문을 듣고 강원도에서 온 허름한 노승이 “물이 찬다 물이 차!” 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노승이 다녀간 다음부터 부자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꿈이었다. 여러 날 똑같은 악몽에 시달리게 되자, 하루는 역술인을 찾아가 물어보았다. 역술인은 큰 물난리가 나서 천지개벽을 하니 빨리 몸을 피하라고 알려주었다. 노부부가 이곳을 너무나 사랑해 떠날 수 없다고 하자 역술인은 부적을 만들어 주며 “천지가 개벽해 물이 들어오면 각자 부적을 가지고 산으로 올라가라”고 일러 주었다.

큰 물난리가 나 노부부가 산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물살에 휩쓸리게 되어 급히 부적을 펼치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들이 그 동안 사람들에게 베푼 인정을 생각해서 이 산에 영원히 살도록 할 테니 잡고 있는 손을 놓아라!”고 했다.

손을 놓자마자 부인은 위쪽에 작은 바위로, 남편은 아래쪽에 큰 바위로 변했다. 그리하여 후세 사람들은 살아생전에 덕을 많이 베풀었던 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작은 바위는 작은덤이로, 큰 바위는 큰덤이 바위로 부르게 되었고, 덕을 베푸는 바위가 있는 산이라고 하여 덕암산이라 일컫게 되었다는 것이다. 

-  글 김기환 차장 / 사진 염동우 기자 / 월간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