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오경옥
무슨 말이든 전할 수 없을 때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과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때
기다림에 가슴 먹먹하도록 그리워질 때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될 때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다름과 차이 앞에서 혼란스러울 때
존재에 대한 정체성 앞에서
갈등과 번먼에 휩싸일 때
그래도 견디어야 한다고 생각될 때
달려가곤 했었지
무작정
그가 정말 보고 싶을 때
그가 그리울 때
무작정 겨울 바다를 찾아가곤 했지.
그의 목소리는 파도 소리가 되어
나를 반겨주었고.
반갑다고 밀려오고 또 밀려왔다.
가슴을 파고 드는 찬 바람은 오히려 따뜻했다.
겨울 바다는 그를 숨겨둔 체
끝내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그를 생각하는 시간은 푸른 바다이고
그와의 추억은 수평선만큼 멀다.
겨울 바다를 바라보는 그 시간은
그렇게 편하고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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