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삶의글

백수의 일상 - 197. <들꽃 언덕에서>

paxlee 2021. 6. 9. 08:39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 -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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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선생의 이 시의 감성은

"사람이 키우는 화초"와

"하느님이 키우는 들꽃"으로 나누고 있다.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라고 하였다.

그 향기가 얼마나 컷으면!

하늘의 향기라 느꼈을까?


우리가 키우는 화초의 향기는 그 집에 머문다.

하늘이 키우는 들꽃 향기는

하늘만큼 커야만 한다고 생각하였다.

 

들꽃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가깝고도 멀다.

들꽃과 하늘 사이의 거리는 더 멀다.


들꽃과 하늘은 마주보고 자란다.
들꽃은 하늘의 빛과 비와 바람을

받아서 꽃을 피우고 향기로 보답한다.

 

사랑은

사랑해 주는 사람을 향한다.

들꽃 향기는 하늘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