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 서울 이야기 (9) *-

paxlee 2005. 6. 11. 23:22

 

* 서울의 얼굴 남산(262m) *

 

남산 아침은 곧 서울의 아침이다. 우렁찬 구령소리가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맨손체조로 가볍게 몸을 푸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서울의 아침이 열린다. 높이 262m,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남산은 서울의 중심부를 넓은 가슴으로 껴안고 있는 서울시민의 정겨운 산이다.

 

남산에서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볼 수 있는 서울타워 전망대를 비롯해서 팔각정과 놀이터, 식물원, 케이블카 등이 있어 자연탐구와 운동, 휴식으로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도심 속의 서울시민의 정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시립공원으로 지정된 높이 262m의 산으로 옛날에는 목멱산, 마뫼, 종남산, 인경산, 잠두봉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웠다. 조선시대에는 봉화둑 다섯개가 있었고, 산 능선에는 성곽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소나무를 비롯한 2백여 종의 수목과 많은 텃새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서 서울시민의 휴식처이며, 남산 순환도로와 계단으로 된 산책로가 있고, 북쪽 회현동 쪽에 케이블카가 있어 쉽게 팔각정까지 오를 수 있다.


또한 정상에 있는 서울타워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돌고 있어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자연히 서울시내 전체를 볼 수 있다. 백범광장, 어린이 놀이터 등이 산중턱에 있다. 팔각정에 오르기 직전에는 우리나라 표준 삼각점 원점이 설치되어 있기도 하고, 서울 600년을 맞아 타임 캡슐을 보존하기로 한 산이다.

 

남산은 서울의 주산인 북악의 맞은 편 남쪽에 동서로 가로 놓여 있다. 또 그 남쪽으로 한강이 흐른다. 남산은 조선시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면서 궁궐 남쪽에 있는 안산(案山)이 되니 자리잡은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불리어진 이름이라 하겠다.

 

남산의 정상에 높이 솟아있는 서울타워는 서울을 상징하는 표준이 되어오고 있다. 철 따라 그 자태가 다르게 보이고 새롭게 느껴지며 독특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90만평의 넓고 쾌적한 남산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서울타워는 그 높이가 해발 480미터에 달해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남산 케이블카는 국내에 현존하는 케이블카 중 1호로 1962년 5월12일에 처음 개통해 하루도 쉬지 않고 운행하는 국내 최장수 케이블카로 서울의 명물이다. 낮에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밤에는 대형 빌딩들이 내뿜는 환상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1994년 서울 정도 600년을 맞이하여 서울천년 타임켑술에 우리는 오늘날의 시민생활과 서울의 모습을 대표할 수 있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아 남산 산자락에 묻었다.4백년후 서울 1000년에 우리의 후손들은 이 용기 속에 든 이 시대의 문화유산을 펼쳐보게 될 것이다.

 

남산식물원은 중구 회현동1가에 있는 시립식물원으로 4개 관으로 구분되어 있다. 1968년 12월 1호관이 개원하고, 1971년에 제2·3·4호관이 증축 개원되었다. 면적은 2,272㎡이며 보유식물은 총 1,100종에 12,000여본이다. 관엽식물은 303종에 3,180본, 다육식물은 290종에 3,000본, 선인장류는 507종에 5,220본이 있다.

 

남산은 계곡이 그윽하며 수림으로 둘러싸여 사방의 자연 풍경이 사시절 아름다워 서울에서도 제일 경치가 뛰어난 곳으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 옛날부터 많은 명사·문인들이 이 남산에 오르거나 조용히 살면서 끝없는 풍경, 탁 트이는 심금을 명시로 읊어 전하는 등 문학잠품을 남기고 있다.

 

정도 초기에 서울 10경 중의 하나로 남산에서 꽃구경하기가 포함되었고, 15세기의 월산대군·강희맹·서거정·성임·이승소의「목멱상화」시가 있어 유명하다. 남산팔영(南山八詠) 조선 초 판한성부사를 지낸 정이오가 손꼽은 남산팔영이『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려 전한다. 그는 당시 남산에서 볼 수 있는 여덟 가지 경치를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읊었다.


첫째 '운횡북궐'(雲橫北闕)은 남산에 올라 저 건너 북쪽에 자리하여 구름 속에 어른거리는 경복궁을 바라다 보이는 경치가 좋고,

 

둘째 '수창남강'(水漲南江)은 장마철에 불어난 한강물이 모래톱 휩쓸어 흐르는 중에 하늘가로 떠내려가는 배 아득하게만 보이는 광경이 좋고,

 

셋째 '암저유화'(巖底幽花)는 산 속은 녹음이 우거지고 골짜기 바위틈의 기이한 풀 향기 그윽하여 좋고,

 

넷째 '영상장송'(嶺上長松)은 산마루 위 우뚝 솟은 소나무들이 공중을 버티고 흰 구름 두둥실 떠 노는 고요한 밝은 달 휘영청 흥청이는 광경이 볼만하다.

 

다섯째 '삼춘답청'(三春踏靑)은 북쪽 편과는 달리 남쪽 기슭은 별난 동천이라 봄철이면 꽃 좋고 바람 맑고 풀이 포근하여 색다른 정서를 자아내니 좋고,

 

여섯째 '구월등고'(九月登高)는 하늘 맑은 구월 초승 붉은 단풍잎 먼 골짜기에 새빨갛고 푸른 소나무 층층마다 둘리운 속에서 술 마시고 시 읊는 운치 또한 제격이며,

 

일곱째 '척헌관등'(陟 觀燈)은 4월 8일 성안 집집마다 연등놀이 성대하여 밤 하늘은 대낮 같이 밝아 남산에서 내려다 보는 그 구경 밤새도록 흥을 일구니 좋고,

 

여덟째 '연계탁영'(沿溪濯纓)은 천천히 흐르는 맑은 냇물가에서 흐르는 물에 갓끈 씻고 붉은 꽃잎 동구 밖으로 떠내려 가는 것을 보노라면 바로 도원경이 예가 아닌가 싶어 좋다는 것이다.

 

남산 중턱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남산 산책로는 서울의 보배이다. 도시 한가운데서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서울 시민에게는 축복인 것이다. 국립극장 입구에서 남산순환도로-팔각정-남산식물원-국립극장으로 이어지는 7.9km의 산책로는 긴 거리에 비해 약수터와 휴식공간이 곳곳에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다.

 

국립극장 입구에서 팔각정으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팔각정부터 남산식물원 입구까지는 반대로 내리막길이다. 이 곳은 자동차 통행이 허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국립극장에서 팔각정 쪽으로 700m쯤 가면 오른편에 상춘약수터가 있다. 오르막길을 내달아 팔각정 입구에 이르면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왼편 길을 따라 600m 가량 내려가면 왼편으로 천일약수터와 자연학습장이 자리잡고 있다. 팔각정 앞부터 남산식물원까지는 583개의 계단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어 도보로 가야 한다. 남산식물원을 끼고 왼쪽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남산순환도로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국립극장까지는 남산공원관리사무소에서 지정한 조깅코스다.

 

봄의 향기와 아름다운 정취를 느끼며 함께 걷고, 뛰고, 달리는 시민 화합의 장으로 남산공원의 북측 산책도로에「시민건강달리기 코스」를 개설하였다. 시민건강달리기 코스는 남산 케이블카에서 국립극장 입구까지 3km 구간으로 경사가 완만해 가족끼리 나와 함께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그 주요 도로는 소월길과 소파길, 그리고 장충단길이다. 소월길은 태평로2가 남대문에서 한남동까지 이르는 길이다. 이 길은 남산의 남쪽 기슭에 개설된 도로이나 속칭 남산순환도로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었다가 1984년 가로명 제정시 소월 김정식의 호를 인용하여 길 이름을 붙였다.

 

소월의 시를 새긴 시비(詩碑)가 남산식물원 입구 길 앞에 세워져 있다. 1968년 3월 28일 한국 신시(新詩) 60주년을 기리는 기념비로서 소월의 시「산유화」가 적혀 있다. 소파길은 충무로2가 세종호텔 앞에서 도동2가 남산어린이놀이터 앞까지 이르는 길이다.

 

사회사업가이며 아동문학가인 소파 방정환의 동상이 1971년 7월 23일에 세워졌다가 광진구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겨졌으며, 그의 호를 인용해서 길 이름을 붙인 것이다. 길 연변에는 드라마센터·국토통일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계속해서 케이블카·백범광장·안의사광장으로 이어진다.

 

장충단길은 광희동 오거리에서 한남동 약수동고개 로터리까지 이르는 길이다. 길 연변에는 호텔신라와 장충체육관이 있다. 남산 제2호 터널의 동쪽 진입로의 입구가 되는 길 인근에는 수표교를 비롯하여 유관순의사 동상 등이 서 있다. 남산 순환도로에 자동차 통행을 제한하여 명실상부한 시민의 산책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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