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청계산 소낙비 한 줄기 *-

paxlee 2005. 8. 7. 23:36

 

         청계산 숨어있는 계곡폭포를 찾아서

 

산행일시 : 2005, 08, 07. 일요일 09:0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양재역 7번출구,

산행코스 : 화물터미널-옥녀봉-매바위-매봉-옛골계곡으로

                하산

샨행회원 : 마리아님(번개대장) 고니님, 꽃색시님, 둥이님,

                청산님 외1인, 뭉치님 외2인, 라임님 외1인,

                소나무. (모두 12명).

 

오늘도 삼복더위에 청계산 산행을 간다.

전철 3호선으로 갈아타고 지하로 달려가다가

동호대교를 지나며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보니

변함없이 흐르는 한강의 파란물길이 시원하다.

 

다음주 일요일이 말복이라고 하니 아직은 덥다.

그러나 오늘이 입추라고 한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

결실의 계절을 기다리는 햇볕은 더위를 더 한다.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할지 설레인다.

 

양제역에서 올라오니 낯선 분들이 더 많다.

정말 오랜만에 뭉치님이 반갑게 손을 잡아주고

친구 두 분을 모시고 나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둥이님도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하여 반가웠다.

 

라임님이 친구 한 분과 같이 처음 참여를 하였다.

오늘은 열 두 분이 산행을 함께하게 되었다.

라임님이 승용차를 가져와 8명이 타고 화물터미널로

나머지 네 명은 마을버스로 산행기점에 도착하였다.

 

라임님은 친구분과 같이 하산 지점인 옛골에

차를 세워놓고 매봉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우리는 9시 30분쯤에 산행을 시작하여 올라갔다.

이곳 오르막길에는 나무 계단이 많아 힘이 든다.

 

오늘은 마리아님이 번개산행 대장으로 산행리드를

어제도 혼자서 산행코스를 한번 더 답사를 하였다고,

대장의 임무가 그만큼 크고 책임감에 박수를 보내며,

옥녀봉을 향해 올라가는 오르막길은 땀이 먼저 흐른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바람 한 점 불지 안는다.

바람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보고 싶고 그립다.

땀을 흠뻑 흘리며 오르다 지치면 쉬어가면서

모두가 힘든 산행을 힘겨워 하면서 올라갔다.  

 

몇 번을 쉬어서 옥녀봉에 오르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옥녀봉의 전설이 있을 만도 한데 그냥 넘어가자.

옥녀봉이라는 봉우리는 곳곳에 많이 산재하여 있으니

청계산 옥녀봉은 끝자락에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제 매바위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멀다.

계속 이어지는 나무계단 길에는 하나하나 번호가

계단의 이름표처럼 매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길은 지루하고 힘이 드는 만큼 땀이 솟아 오른다.

 

중간쯤 오르다가 뭉치님 친구 분이 너무 힘들어 하여

뭉치님과 세 분이 원터골로 내려가 계곡에서 만나기로

그러다 보니 라임님 팀과 뭉치님 팀과 우리일행과

한 가족이 세 갈래로 이산가족이 되어 산행을 하였다.

 

돌바위 문을 돌아가야 청게산 정기를 받는다고 하여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를 돌고 다시 올라갔다.

이 코스에는 간이 벤치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오르다 힘이 들면 자주 쉬면서 땀을 닦으며 올라갔다.

 

매바위에 올라 청계산을 둘러보고 산하를 굽어보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이 길에는 바위가 나타난다.

매봉에 올라서면 582,5m라는 매봉표지석이 서있다.

과천 시가지와 관악산이 정면으로 그로즈업 된다.

 

                  바 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 만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매봉 정상에는 유치환님의 시 바위가 걸려있다.

구름이나 원뢰처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의 일부로

두 쪽으로 깨어져 파멸한다 하여도 불평하지 않는 바위가

되겠다고 외치는 시인의 강인한 의지가 돋보이는 시 이다.

 

우리는 라임님과 매봉아래 막걸리 집에서 만나기로 하여

바로 내려갔으나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하였드니 청계사 쪽에서

올라오는데 한 20분 후에 도착한다고 하여 기다렸다.

그러나 조금 후 다시 전화로 길을 잘 못 들어 늦어진다고 한다.

 

우리는 하산을 하니 하산 후에 만나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청계산 숨겨놓은 계곡폭포를 향하여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길은 계곡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시원함을 느끼게 하였다.

12시가 지나면서 바람도 조금씩 불어주기도 하였다.

 

계곡의 그늘이어서 그런지 하늘이 잔뜩 어두워 지고 있다.

소나기라고 한줄기 할 것 같다며 내려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사정없이 쏟아진다. 오늘 우리의 산행 목적지 숨겨진 계곡폭포가

있는 곳에 다 왔는데, 소나기 때문에 들리지도 못하고 지나왔다.

 

12시 50분부터 내린 소나기는 약 20분간 그 흔적을 남기고

햇 볕에 밀려 떠나고 다시 맑은 날씨가 위축된 마음을 펴주었다.

계곡물가에서 뭉치님과 3총사를 만나 흐린 물에 발을 넣고

둘러 앉아서 일부는 서서 늦은 점심을 상추쌈을 맛있게 먹었다.

 

라임님팀은 이제 매봉 정상에서 하산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수산장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하고 우리는 걸어 내려왔다.

이수산장에 들어가 막걸리와 이곳 별미인 콩국수를 시켰다.

모두 배가 불러 콩국수를 두 사람에 한 그릇씩 시켰는데,

 

처음에는 모두가 사양을 하드니 먹어 보고는 꼬소 하면서도

구수하고 맛이 있다며 모두가 배가 불러도 맛있게 먹었다.

한참 먹고 마시고 있는데, 라임님과 친구분이 도착을 하였다.

오늘 이산가족이 모두 상봉하는 자리는 웄음 꽃이 피어났다.

,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니 새삼 즐거운 분위기는 살아났다.

처음 나오신 세분이 분위기를 리드하며 막걸리를 주고 받는

화기애애한 자리는 번개대장 마리아님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고

비록 소나기 때문에 숨겨놓은 계곡폭포는 구경도 못 하였지만,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더 청계산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늘 함께 산행하는 회원의 우정은 더욱 쌓여가고 있으며

오랜만에 만나고 처음 만나는 회원들의 믿음은 신선하고

그래서 정다운 산방의 산행은 언재나 즐거움이 넘쳐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