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형제봉(작은 형제봉-큰 형제봉)에서 *-

paxlee 2005. 10. 2. 21:15

 

           북한산 형제봉(작은 형제봉-큰형제봉)에서

 

산행일시 : 2005, 10, 02. 일요일 10:00

만남장소 : 전철 4호선 길음역, 구내 만남의 장소.

산행회원 : 소나무 외6명.

산행코스 : 길음역-국민대학-북악매표소(10:25)-영불사-작은형제봉-

                큰형제봉-형제봉능선-대성문(1:00)-보국문-대동문-

                아카데미하우스로 하산(4:00).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린 후라서 산길은 촉촉하게 젖어있고 아직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북악매표소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생각 외로 길이 넓고 한가 하였다. 영불사를 지나면서 암벽이 어우러진 산길이 북한산임을 알려주듯이 바위를 타고 오르는 길은 발길을 더디게 하였다.

 

땀을 흠뻑 흘리며 오르는 경사 길은 우리의 인내심을 시샘이나 하는 듯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오르다 넓은 바위 위에 올라 땀을 닦으며 뒤돌아보니 우리가 올라온 국민대학과 그 주위의 경관이 내려다 보이고 때아닌 꽹과리 소리가 흥겹게 들려오고 있었다.

 

서쪽에는 산 너머 비봉이 우뚝 서 있고 향로봉의 그 절벽이 수직으로 보인다. 우리의 갈 길을 말하여 주는 듯 문수봉은 아주 높게 솟아있다. 다시 바위가 이어지는 길을 앞장서서 올라가다가 잠시 실수를 하여 한길이 넘는 곳에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모두들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들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일어나려고 하니 그대로 잠시 쉬라고 하면서 물을 마시라고 주어서 물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일어났다. 일어나 보니 엉덩이가 조금 아프고 오른손 세끼손가락에 약간의 상처가 나 있다. 그리고 바지가 엉덩이에 구멍이 나 있다고 하였다.

 

꽃색시님이 손가락을 하나 펴서 보이며 몇 개로 보이느냐고 물어 다섯 개로 보인다고 대답을 하고 올라갔다. 아마도 오늘 넘어진 것은 산행에 주의를 하라고 경고를 주는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다친 것 보다 함께 오르든 동료들을 놀라게 하여 미안하고 창피 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땀을 흐리며 작은 형제봉에 올라 좁은 공간에서 숨 길도 고르고 물도 마시고, 과일도 나누어 먹으며 쉬었다. 오늘 처음 산행에 참여하여 주신 제이드님이 조금 힘들어 하였으나 열심히 산행을 하여 주었다. 모두들 산행의 좋은 점과 힘을 나누어 주는 격려를 하면서 함께 걸었다.

 

레기나님이 제이드님과 같이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하여 무척 반가웠다. 작은 형제봉의 철책의 철 파이프를 잡고 내려가는 가파른 바위 길은 주의를 요하는 곳이었다. 다시 큰 형제봉을 올라가는 길도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험하고 힘든 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 올라서니 문수봉이 훨씬 가까이 다가선다.

 

보현봉에서 문수봉까지는 휴식년제가 실시되어 입산을 금지하는 차단 줄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니 대성문을 오르는 길이다. 이 길도 날카로운 바위가 솟아있는 그 오르막길은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드디어 대성문에 오르니 다른 문 과는 다르게 문루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우리는 여기서 비봉 쪽으로 산행을 예정하고 올라왔으나 오늘은 제이드님이 첫 산행이어서 조금 힘들어 하여 산행코스를 수정하였다. 대동문 쪽으로 진행하다가 적당한 곳으로 하산하기로 결정 하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쉬어 가기로 하고 앉을 자리를 찾았다.

 

대성문에서 조금 올라서니 조금 넓은 공간에서 몇 팀이 식사를 하고 있어서 우리도 그 한쪽에 자리를 펴고 둘러 앉았다. 어느 사이 해는 중천에 떠서 뜨거운 빛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돗자리를 펴고 등산화를 벗어놓고 둘러앉아 방이사자님의 얼음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정담을 나누며 맛있게 즐겁게 식사를 하였다. 땀을 잔뜩 흘리며 등산을 하고 정상에서 함께하는 점심식사는 언제나 꿀맛 같은 맛이 넘치고, 재치 있는 대화를 주고 받는 이 시간만큼은 등산에서 가장 흥겨운 시간이 된다. 만남이 즐거운 정다운 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까지 끝내고 2시쯤에 자리에서 일어나 북한산 산성성곽을 따라 걸으며 전망대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조망은 멀리 보이는 한강물처럼 시원하고 시멘트로 쌓아 올린 아파트 군상은 이제 너무 많이 그 유용한 가치가 조금씩 퇴색하여가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만경대와 인수봉 정상이 더 가까이 조망되는 곳에서 산하를 굽어보니 벌서 나무들은 가을 단풍을 준비하는 듯 그 나뭇잎들은 색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는 것 같은 감을 느끼게 하였다. 북한산에도 이달 하순쯤에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곱게 물들이겠지,

 

보국문을 지나며 칼바위를 바라보니 오늘도 많은 등산객이 오르고 있었다. 산성 성곽을 따라 걸어서 대동문에 도착하여 잠시 쉬었다가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대동문을 통과하여 내려오다가 아카데미하우스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이 길도 무척 경사가 급하고 바위 길이다.

 

얼마를 내려오니 물 흐르는 소리가 정답게 들려왔다. 바위에 부디 치며 졸졸 흐르는 물 소리는 나무들의 침묵을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내려오다 자리를 잡고 물에 발을 담그는 족탁 타임을 가졌다. 물속에 발을 넣으니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그래도 산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이 시간은 빼놓을 수가 없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바위가 미끄러워 철책을 세워놓아 그것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오다 폭포같이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를 보면서 여름 같으면 그 물속에 빠져 들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기도 하였다. 바위 위에 쉬면서 아직도 남아있는 과일을 나누어 먹고 다음 산행을 이야기 하였다.

 

아카데미하우스를 지나 내려오니,(4:00)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버스를 타고 수유역에 내려 전철을 탔다. 오늘도 7명이 모여 북한산 형제봉 코스를 파란 가을하늘 아래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능선에서 형제의 우정을 나누며 정다운 님들과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