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창덕궁 후원 아미산 산책 *-

paxlee 2005. 11. 14. 15:36

                  * 창덕궁 아미산 단풍 산책 *

 

산책일시 : 2005, 11, 13일 일요일 10:00.

만남장소 : 전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나와서.

산책코스 : 창덕궁 인정전-후원 단풍길 산책-옥류천-인사동

          (학교종이 땡땡/ 중식)-청계천-명동-남대문시장-회현역.

산책회원 : 소나무 외3명.

 

                                     - 고궁의 담장과 단풍을 배경으로 -

 

안국역에서 만나 창덕궁을 향해 걸었다. 입장권을 구매하여 돈화문으로 들어갔다.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을 들어서니 인정전 앞에는 궁중음악회를 준비하고 그 앞마당에는 의자들이 줄을 지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정전희정당, 대조전을 둘러보고 옛날 임금님이 사용하던 가마와 캐딜락, 다임슬러 자동차를 구경하고 후원으로 진행하였다.

 

                   - 인정전 앞의 궁중음악회 준비모습 -

 

후원을 들어서면 창덕궁과 창경궁의 돌담길이 무게를 느끼게 하고, 형형색색의 단풍이 눈길을 끈다. 넓은 길에는 낙엽이 겹겹이 쌓여 있고, 나무들은 벌서 그 무성하던 잎들을 떨어뜨리고 헐벗은 가지가 앙상하다. 새빨간 단풍이 있는가 하면 노란 단풍도 보이고, 아직 파란 잎의 싱싱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나무가 어울려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 창덕궁과 창경궁의 돌담과 단풍길 -

 

처음 창덕궁 후원에 들어서면 서울 한 복판에 이렇게 숲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 속의 아늑함을 접하고 그 울창한 나무와 숲의 고요함과 신비한 느낌에 감동을 받게 한다. 지금은 절정에 이른 단풍과 낙엽이 지천으로 쌓인 오솔길을 걸어가면 산책의 낭만이 가슴속에 낙엽처럼 쌓인다. 부용지의 한 가운데 그 소나무는 연꽃 잎과 더불어 후원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 아직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 -

 

수어문을 지나 우뚝 선 주합루 1층은 규장각 도서관이고 2층은 열람실이라 한다.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책과 더불어 살았으며, 우리의 삶을 이끄는 지혜는 고스란히 책 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다고 한다. 책을 가까이하는 옛날 선비와 조선왕조의 정책을 실행하는 임금과 그 신하는 공개경쟁시험인 과거를 통하여 선발하였다는 것은 책의 힘이다.

 

                      - 우리는 '좋은 친구' 인사동에서 -

 

불로문을 들어서면 애련지애련정을 만나게 되는데, 애련지에 애련정자가 비치면 낙영(落影)이라 하여 그림자가 물결에 춤 추는 그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데, 오늘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햇볕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웠고, 앙부일구라는 해 시계가 가르치는 그 정확성을 확인 할 수가 없어 조금은 상심이 되었다.

 

                   - 소중한 유산 '앙부일구' 해시계 -

 

후원에 6개의 연못과 25개의 정자가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하나하나를 다 확인하여 보지는 못하고 옥류천으로 향하였다. 후원의 진수가 서려있는 곳이 바로 옥류천이다. 옥류천을 보지 않고는 후원을 가 보았다고 말 할 수 없는 곳이다. 소요암옥류천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넓은 바위에 물이 흐르도록 홈을 파서 술잔을 띄워놓고 술을 마셨다는 설이 전하여 진다.

 

                - '소요암'과 '옥류천' -

 

옥류천은 이름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사진에서 보는 봐와 같이 가냘픈 물줄기가 겨우 흐르는 아주 작은 하천의 시발점이다. 옥류천에는 주위경관이 아름답고 조용하여 소요정태극정, 청의정, 농산정, 취한정등이 있고, 주방이 딸린 온돌방과 휴식공간이 갖추어져 있다. 한적한 산 속 요소요소에 휴식공간이 꾸며진 후원을 넉넉한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 낙엽이 겹겹이 쌓인 창덕궁 후원 -

 

넓은 산길에는 낙엽이 흐드러지게 쌓여있어 발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발에 밟히는 낙엽의 그 감촉은 발 길을 가볍게 하고, 고운 단풍은 절정을 이루어 우리의 눈 길은 단풍의 진한 선홍색의 그 아름다움이 발 길을 멈추게 한다. 올 가을의 단풍구경은 겨우 이곳 창덕궁 아미산에서 접하지만 단풍나무의 단풍만이 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 정자와 연못과 단풍이 아름답다. -

 

한적한 숲 속에 많은 수종의 나무들이 있지만 단연 단풍은 단풍나무의 잎에서 그 멋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상 할 수 있다. 소나무의 그 푸른 잎은 계절의 변화를 읽을 수 없으며, 참나무 잎은 그 대로 말라 낙엽이 져 단풍이라는 그 이름을 찾아 볼 수 없고, 낙엽으로 그 이름이 다 한다. 자연이 보여주는 그 계절의 감각을 따라가는 세월의 시간은 처음과 끝이 없다.

 

                   - 때 아닌 철쭉이 활짝 웃는다. -

 

우리의 삶 속에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함께 일하는 동료가 옆에 있지만 취미를 같이하는 동호인의 존재는 연인이나 가족, 친구보다도 더 소중하게 간직한다. 만나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은 즐거움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서로를 배려하지만 의지하는 않고, 한 사람의 연인이 되기보다는 모두의 연인이 되기를 바라고, 헤어져 있는 동안은 철저하게 남남이 되는 사이다.

 

 

 

                       - 노랗게 물든 단풍잎 -               

 

창덕궁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와서 안국동을 지나 인사동거리에서 마당발님의 안내로 학교종이 땡땡이라는 별난 식당에 들어가 아주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는 눈치 빠른 청정님이 먼저 계산을 하였다. 오랜만에 인사동 거리를 구경하고, 이왕 나왔으니 청계천 구경도 하자고 하여 청계천을 한가롭게 걸으며 새롭게 바뀐 천변을 걸으며 시골 개천 같은 물 구경을 하였다.

 

                - 인사동 거리에서 -

 

그리고 또 명동으로 향하였다. 등산배낭을 매고 명동의 그 복잡한 거리를 산책하는 우리의 모습은 낯 설기만 한 것 같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 구경을 제대로 한 창덕궁 단풍구경과 인사동거리, 새로 바뀐 청계천 구경, 그리고 명동구경과 남대문 시장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10까지 색다른 서울 산책을 회현역에서 마감하였다.   

                             - 청계천을 건너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