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도봉산 우이암과 오봉 그리고 여성봉 *-

paxlee 2006. 2. 27. 23:28

 

                도봉산 우이암과 오봉 그리고 여성봉

 

산행일시 : 2006, 02, 26. 일요일 오전 10시.
모임장소 : 전철 수유역 가든빌딩 앞.
산행회원 : 청정님, 청산님, 백송님, 소나무.
산행코스 : 우이동 우이파출소-원통사-우이암-관음암-주봉능선-오봉-여성봉-송추.

 

수유역에서 네 사람이 만나 우이동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우이령을 향해 올라가다가
다리를 건너기 전에 우측으로 개울을 따라 오르는 길은 도봉산 우이암을 향해 이어진다. 오
늘은 바람이 제법 쌀쌀하여 추위가 느껴지는 날씨라 몸을 웅크리며 산행을 시작하였다. 우선
이 길은 등산객이 붐비지 않고 조용하여 한가롭게 오를 수 있어 좋았다. 

 

우이동으로 진행하는 등산객은 거의 모두가 북한산으로 오르고 겨우 몇 사람들이 도봉산을 찾
는다. 도봉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수없이 많으나 이 코스는 오봉을 오르는 분들이 선택하는 길
이다. 오르막 길이지만 길이 평탄하고 능선길이어서 산하의 전망이 좋고 계곡과 능선이 사이좋
게 굴곡을 형성하고 나무와 더불어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건너편 수락산과 불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좌측에는 북한산 상장능선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
이 다가오고, 인수봉앞에 영봉이 서있고 인수봉과 백운대는 겹쳐저 하나로 보이고 만경대는 더
날카롭게 뾰족하게 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앞만 보고 걷기보다는
좌우의 경관을 조망하면서 여유로운 산행은 넓은 시야만큼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원통사와 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산행의 아기자기 한 멋을 흠뻑 느끼기 위해 암벽이 늘어선 능선길로 올라갔다. 오르는 길은 조금 더 가파라서 숨이차고 힘이 들지만 열심히 오르다
보니 쌀쌀한 날씨인데도 땀이 뽀송뽀송 솟아 오른다. 땀이 나야 산행의 그 시원한 맛을 느끼게 되
고 산행하는 보람을 즐감하게 되므로 걸음은 조금씩 빨라진다.

 

능선에 가까이 오르니 드디어 바위가 우리앞에 막아서고 거대한 암벽이 기다리고 있다. 바위와 바
위 사이에 크랙을 잡고 발을 붙일곳을 찾아 한발 한발 오르는 암벽등반은 산행의 진수이며 흥미를
이끌어 간다. 곳곳에 로프줄이 늘어져 있어 그 줄을 잡고 오르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오를 수가 있
으며 위험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오르기 보다는 내려가는 길이 항상 더 어렵게 한다.

 

힘들게 숨을 헐떡이면서 능선에 올라서니 바위 봉우리 세개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모습의 암벽은 우리눈에 경외로운 감동을 전하여 주어 한참을 멍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입을 벌리고 그 모습에 집중한다. 이런 감동때문에 산행은 계속 이어지고 산을 찾
아 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정다운 님들과 아름다움을 함께 하는 산행은 이래서 즐겁다.

 

첮째봉을 오르는 코스는 좁은 바위계곡에서 지체를 하면서 오르고 바위와 바위 사이가 멀어 힘들어
하면서 숨을 죽이며 올라갔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주위 경관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시원한 시야가
수고로움을 앗아간다. 올라왔으니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하산하는 코스는 더 많은 어려움과
수고를 지불해야 한다. 바위와 바위사이의 좁은 공간에선 돌아서서 내려가야 한다.

 

손가락이 조금 걸리는 아주 작은 크랙을 잡고 발 붙일 턱에 의지하면서 한발 한발 내려갈때는 마음을
조리면서 긴장을 해야 한다. 처음가는 길은 동료의 안내가 있어야 발을 옮겨 놓을 수 있다. 그래서 등
산은 더불어 동료와 함께 하는 것이다. 수고로울 때는 함께 긴장을 하고 아름다운 자연앞에서는 같이
환호하면서 감동을 나누고 즐거움을 함깨하는 산행이어야 산행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 세번째 봉은 너무 힘이 들어 우회를 하였다. 우리가 위회를 하니 뒤 따라오는 팀들도 우회를
한다. 우회길은 아무래도 더 많이 돌아가야 하므로 걸음은 더 걸어야 한다. 내려갔다가 능선을 따라 오
르니 우이암이 눈앞에 서있다. 주봉능선에 있는 주봉암과 우이암의 독특한 모습과 위용이 멀리서도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그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것 같다.

 

우이암 능선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계단길이 잘 설치되어 있어 발길이 조금은 안정감을 찾게 하여
준다. 오봉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오봉의 조망은 이곳이 최고여서 여기는 항상 등산객이 붐빈다. 우리
는 지나가면서 한번 눈 길을 주고 내려갔다. 얼마동안 내려가면 만경대와 오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예정되로 오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허리길을 돌아 갔다.

 

다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는 길 한쪽에 넓고 편편한 바위가 있어 이곳에 중식을 하고 올라가기로 하였
다. 올라가면 바람이 세차서 점심식사 하기가 불편할 것 같다는 이유를 달았다. 넷이서 둘러앉으니 자
리가 넉넉하였다. 밥과 반찬이 그래도 푸짐하였다. 산에서는 김치 한가지만 있어도 밥 맛은 꿀맛이다.
오늘도 커피와 과일까지 후식을 먹고 충분히 쉬어서 다시 오봉을 향해 올라갔다.

 

오봉에는 많은 등산객이 모여있었다. 지난 밤에 비가 조금내렸지만 이곳 도봉산에는 눈이 내려 소나
무에 파란 솔잎사이에 하얀눈이 쌓여있어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북쪽 나무가
지에는 찬 바람이 불어 상고대가 아주가냘프게 얼어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은 상태이지만 그림자같은 상고대도 볼수 있었다.

 

우리는 오봉에서 여성봉을 향해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있어 편치가 않았다. 음지여서 눈길
이 얼어있는 곳은 무척 미끄럽기도 하였다. 로프줄은 잡고 내려가다가 미끄러져 중심을 잃고 넘어지
기도 하였다. 여성봉에 도착하여 여성봉을 오르는 그 바윗길도 요령있게 올라가야 한다. 처음 오르는
분들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여성봉 그 모습을 볼때마다 그 소나무가 있어 돋보인다.

 

송추로 하산을 하였다. 넷이서 산행을 하다보니 걸음걸이는 자연 빠를 수 밖에 없었다. 10;20분쯤 시
작한 산행은 3:15경에 마감을 하였다. 송추 평양냉면집에 들어가 꿩냉면과 녹두전으로 간단히 뒤풀이
를 대신하고 버스로 구파발에 도착하여 전철을 탓다. 산행에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것 보다 몇 사람이
마음을 열고 산행을 하는 것이 더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을 체험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