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청계산 목요산행을 다녀와서 *-

paxlee 2006. 3. 10. 10:45
                            청계산 목요산행

 

산행일시 : 2006, 03, 09. 목요일 09:3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양제역 5번출구.
산행회원 : 라이브님, 라이브1님, 대청공원님, 잠실맹호님, 유정님과 친구님, 하얀그리움님, 맑음님,

                소나무(모두9명)
산행코스 : 원터골-원터고개-길마재-돌문바위-매바위(578m)-매봉(582.5m)-월읍재-망경대(618m)-

                석기봉 헬기장-절고개-이수봉(545m)-엣골-이수봉산장.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10여분이나 늦게 양제역 5번 출구를 올라오니 라이브님이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직 한분이 도착하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렸는데, 그 분은 먼저와서 건너쪽에 앉아있는 것을 서로 늦게 발견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버스 정류소로 이동을 하여 4312번 버스를 타고 원터골 청계산 입구에서 하차를 하였다. 여기서 만나기로 한 대청공원님이 보이지 않아 전화로 연락을 하니 옛골이라고 하여 다시 이곳으로 와서 함께 산행을 시작(10:35)하였다.

 

오늘 산행은 모두 9명이 되었다. 목요산행에 나는 두번째 이지만, 잠실맹호님과 유정님의 미국에서 오신 친구분, 그리고 하얀그리움님은 처음 참여하셨다. 산행의 첫 만남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아 좋다. 서로를 그 만큼 믿어주고 배려하여 주는 보이지 않는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며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되는 자연의 평범하고 우직할 만큼 자기 모습에 자신감을 표현하며 산을 이루고 있는 능선과 계곡 그리고 나무와 돌과 바위, 옹달샘, 시냇물의 조화는 평화롭다.

 

평일 산행인데도 청계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생각 외로 많다. 청계산 산행은 옛골에서 많이하고, 화물터미널에서 종주하기도 하였지만, 이곳으로 하산을 한 경험은 있었으나 오르는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아 오르는 산행에 기대를 하면서 올라갔다. 길은 편하고 넓어서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주었다. 경사가 완만 한데도 곳곳에 나무로 계단을 설치한 곳이 많았다. 계단과 계단사이가 그렇게 높지 않아 걸음걸이에 부담을 많이 주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계단이 없는 길을 걷고 싶어 한다.

 

오르다 보면 작은 능선을 올라서게 되는데, 능선을 오르는 경사길 그 길을 오르는 수고의 값은 땀으로 확인이 된다. 이마에 구슬같은 땀이 솟아 오르고 몸도 땀에 젖는다. 이렇게 땀이 나야 산행의 참 맛과 멋을 느낄수 있게 된다. 그래서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 가가 그날의 산행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또 하나의 능선에 올라서서 땀을 닦으며 과일과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올라갔다. 여자회원 한분이 힘들어 하여 배낭을 매고오지 않은 대청공원님이 대신 매고 올라갔다.

 

청계산은 언제와도 서울의 어느 산보다 돌과 바위가 없어 좋다. 시멘트 시공물에 갖혀사는 서울에서 흙 길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을 좋게 한다. 길마재 정자에 도착하여 우리는 계단길을 피하여 좌측길로 진행을 하였다. 겨우내내 얼었던 길이 녹아 질퍽거리고 있었지만 그 길을 걸었다. 몇 개의 능선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 왔으나 이 계곡길은 길고도 멀었다. 또 하나의 능선을 올라서니 돌문바위였다. 청계산 정기를 받는다는 돌문바위를 세번 돌고 정기를 듬뿍받아 힘을 얻어 다시 올라갔다.

 

오르고 올라도 주 능선은 멀기만 하였다. 오르다 보니 이번에는 암벽이 앞을 막아선다. 그 암벽을 올라서니 매바위(578m)였다. 드디어 주 능선에 올라서게 되었다. 매바위에서 바라보는 서울대동원과 경마장 그리고 관악산, 서울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정에서 산하를 조망하는 그 기분은 그 높이 만큼이나 마음의 폭을 넓혀주는 것 같아 감동적이다. 여기서 매봉은 지척에 있다. 매봉(582.5m)에서는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쉬었다가 망경대를 향하여 진행을 하였다.  

 

망경대 정상에는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어 그 옆에 바위 암벽에 올라가는 길도 조금 험하다. 우회를 해도 되지만 바위를 오르는 그 찌릿하고 스릴이 넘치는 감동이 있어 바위를 밟고 가야 산행의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수 있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다. 암벽을 내려가 우회하는 길이 지금은 참으로 많이 변했? 처음 이길을 지나 갔을 때는 숲이 우거져 한 사람이 간신히 빠저 나갈 수 있는 오솔길이어서 나무와 바위를 잡고 힘들게 올라 갔는데, 지금은 대로로 변하여 쉽게 통과를 할 수 있다.   

 

우회도를 돌아서 올라서면 우리가 올라갈 수 있는 만경대 정상(618m)이 연결된다. 서울대공원의 호수가 시원하고, 그 위에 있는 백운호수 또한 푸는 물이 시원함을 전해준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조망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안정시켜 주기도 한다. 여기서 하산하는 길이 재미가 있다. 짧기는 하지만 암벽의 맛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는 석기봉 헬기장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며 간식과 커피까지 나누어 먹으며, 만남의 정을 나누는 대화의 꽃을 피우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하산하는 길은 유난히 푸른빛을 발하는 소나무가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소나무 중에서도 붉은 빛을 띄는 적송이 많다. 잡목과 소나무가 공존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굵은 소나무 사이에 아주 가는 소나무가 존재하는데, 굵은 소나무나 굵기가 가는 소나무가 그들의 키가 같이 크다는 것에 눈길이 간다. 그들에게도 얼마나 살벌한 생존경쟁이 있어 저 가는 소나무가 저 굵은 소나무의 키를 따라가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정열을 다였을가 한 번쯤 생각을 하게 하였다.

 

절고개의 넓은 광장을 지나 이수봉을 올라가는 흙 길도 많이 질척거렸다. 이수봉(545m)에 도착하여 또 사진을 몇 장 찍고 쉬었다가 하산을 하였다. 내려오다가 옛골로 내려가는 첫 번째 좌측 길로 내려섰다. 이 길도 경사가 급하고 길은 질어서 많이 미그럽기까지 하였다. 조금은 지루함을 느끼며 내려와 개울물에 발을 담그니 엄청나게 발이 시리다. 얼음이 녹아 내린 물이어서 그런지 1분을 물에 넣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내려오다 보니 길옆에 복수초의 노란꽃이 눈길을 끌어 당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