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승가봉까지 *-

paxlee 2006. 3. 6. 16:27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그리고 승가봉

 

산행일시 : 2006, 03, 05. 일요일 09:0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불광역 만남의 광장
산행회원 : 소나무 외 2명
산행코스 : 불광역-족두리봉(367m)-향로봉(535m)-비봉(560m)-사모바위-승가봉-구기동하산

 

 

3월 첫주 산행은 불광역에서 북한산을 올라갔다. 북한산의 산행코스 가운데 암벽길이 없는 곳이 없지만, 유난히 바위가 정겨운 산길을 겨우  세명이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은 세명이면 가장좋은 팀웍을 이룰수 있다. 앞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정담(鼎談)을 나누며 산행하기에 충분하고, 암벽을 오르고 우회하면서 갈리는 일이 없고, 한사람이 주위 경관의 아름다움에 빠지면 모두가 함께 빠질수 있고, 분위기와 감동에 공감할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된다.

 

날씨는 바람이 차지않아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오늘은 안개와 연무가 산과 대지를 덮고있어 우중충한 날이었다. 구기터널 직전에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는 이곳 수리봉이라고도 하고 족두리봉이라고  부르기도하는 코스는 처음부터 경사길이 이어지고 바위가 있고 암벽이 버티고 있다. 땀을 흘리며 3-400m를 올라가면 족두리봉의 대슬랩의 릿지코스가 다가선다. 일단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고 쉬었다가 암벽코스를 올라간다.

 

초보자나 암벽에 자신이 없는 등산객은 우측으로 우회를 하여 암벽계곡으로 오르면 누구나 올라갈수 있다. 그러나 이코스의 릿지는 경사도와 암벽상태가 그렇게 어럽운것은 아니지만 대슬랩의 높이는 암벽산행의 멋과 재미를 만끽하게 만들어 준다. 바위를 타고 족두리봉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이 답답한 가슴을 속까지 후련하게 씻어준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산하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고 정겨울수가 없다. 산과 산사이에는 어김없이 집들이 자리를 잡고있다.

 

족두리봉의 높이가 367m 이므로 그리 높은 곳은 아니지만 암벽위에 서면 어렵고 힘든 코스를 무사이 올라왔다는 자부심이 가슴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여기서 암벽을 돌아서 내려가는 길은 슬랩의 경사가 가파르고 높아 릿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내려가는데, 위험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다시 바위를 내려와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을 돌아서 올라가야한다. 음지쪽에는 얼었던 길이 녹아서 길은 질퍽거리고 있어 지나가는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향로봉(535m)을 향하여 올라가는 길에는 등산객들의 줄이 이어서 늘어선다. 향로봉을 올라가는 유일한 암벽계곡길 앞에 오늘은 공원관리소에서 나왔다는 감시원이 지켜서서 향로봉 진행을 막고있어 등산객들의 원망을 사고있었다. 늘 이길을 올라갔는데, 오늘은 왜 막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고, 여기보다는 저쪽 족두리봉이 더 위험한데, 그곳은 허용하면서 여기는 왜 막느냐? 시비를 걸기도 하고, 이곳 향로봉 암벽코스를 오르기 위하여 여기까지 왔는데, 한마디씩 하고 지나간다.

 

이곳 향로봉 코스가 이쪽에서는 암벽의 묘미가 있고 스릴이 있어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는데, 오늘 산행은 그 의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지난 밤에 비가내려 미끄럽다고 통제를 하는 것 같은데, 산행의 의미를 모르는 관리들의 생각이 짧은 것 같아 아쉽기만 하였다. 우회길을 따라서 쉬엄쉬엄 올라갔다. 겨울내내 얼어붙었던 길에 얼음이 녹아 길은 비가와서 젖은 것 이상으로 발길을 불안하게 하였다. 지난주와 날씨 차가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하였다.  

 

비봉(560m) 앞에도 통제하는 관리가 있는지 오르는 사람이 없어 우리도 우회를 하여 비봉을 돌아서 지나왔다. 비봉에서 사모바위까지도 몇개의 바위길을 오르고 넘어서 사모바위앞 광장에 도착하여 한족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였다. 어느 산악회는 여기까지 올라와서 시산제를 지내는 팀들도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승가봉을 향하여 진행을 하였다. 문수봉을 넘어서 대남문에서 하산하려고 문수봉 밑에 까지 갔다.

 

그런데 동료 한 분이 콘디션이 달려 힘이 든다고 하여 승가봉쪽으로 다시 되 돌아 가다가 등산객 한 사람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좌측으로 계곡을 향하여 하산을 시작 하였다. 길은 있는데, 등산객이 없어 유유자적한 산길을 내려가는 한가로움이 또 다른 등산의 의미를 깨우쳐 주기도 하였다. 하산을 하다보니 승가사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나고 다시 조금 더 내려오니 대남문에서 하산하는 길을 만나서 우리는 구기동 매표소를 지나 하산을 하였다.

 

구기종 종점에서 오늘도 냉면을 맛있게 먹고 산행(15:10)을 마무리 하였다. 오늘은 입장료와 식사대를 모두 청산님이 계산을 하였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후 산행은 싱그러운 바람에 상쾌한 산소가 실려와 기분을 좋게 하였으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한 정겨운 산행은 한 주 동안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내려오다 차디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아직은 발이 시리고 따가움을 전해주었으나 기분은 상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