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관악산 암벽코스는...*-

paxlee 2006. 3. 27. 10:43

봄 기운이 넘치는 관악산에서 이산가족이 되어...

 

산행일시 : 2006, 03, 26. 일요일 10:00.
모임장소 : 전철 2호선 낙성대역 3번 출구.
산행회원 : 늘푸른님, 청산님, 소나무.
산행코스 : 낙성대역-서울공대뒤 오름길-국기봉-연주대-631봉-578봉-549봉-팔봉 국기봉-팔봉능선-
                무너미고개-삼성산 오름길-삼성산초소-446봉-서울대 하산길-관악산 공원입구-뒤풀이.

 

                     - 공대 앞 뒤길이 만나곳 거북바위 앞에서 -

 

오늘은 한층 봄이 가까이 느껴지는 따뜻한 날씨였다. 노란 개나리가 꽃잎을 피우고 관악산 기슭에는 산수유가 그 화창한 봄 소식을 전하는 전령이 되어 활짝 웃고 있었다. 수양버들은 초록색으로 수줍게 물들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봄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느낌을 주었다. 양지바른 곳에 진달래는 분홍색 꽃잎을 뾰족하게 내 밀고 있어 다음 주면 환한 미소로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 같다. 기다리던 봄은 이제 그 서막을 열고 있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이오는 소리를 들으려고 귀 기우리며 관악산을 향하였다. 낙성대역에서 늘푸른님과 청산님을 만나 서울대학으로 출발하는 2번 마을버스에 승차를 하였다. 공대앞에서 내려 오늘은 공대 앞으로 오르는 길을 두고 공대뒤로 오르는 길로 올라갔다. 평탄한 길을 지나 능선을 잡고 오르는 길은 여기서 부터 바위가 많은 길은 경사가 급하였다. 이 길은 처음 오르는 길이어서 관악산의 또 다른 코스에 기대를 하면서 올라갔다.

 

능선에 올라서서 주위 경관을 둘러보니 이 코스는 서울대 옆 계곡을 따라 오르는 매인길에서 연주대로 오르다가 서울대 뒤쪽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이 길이 바위가 많아 그 어느 오름길보다 험하고 힘이 많이 드는 코스이다. 관악산은 바위가 많으나 코스가 길거나 높지않아 그렇게 험난하지는 않다. 그리고 우회길이 잘 되어있어 암벽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위를 오르고 초보자는 우회길을 선택하면 된다.  

 

능선길을 오르다 바위가 펼처진 봉에 올라서서 쉬면서 서울대학을 바라보면 그 옛날의 모습과는 많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넓은 공간이 건물로 체워져 조밀하게 변하여 가고 있으며 지금도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필요에 의하여 세워지지만 공간도 그 이상의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앞으로 더 건물을 세워야 한다면 관악산은 그 자리를 내 주어야 할 것 같다는.....

 

바위길을 몇 구비 돌아 오르다 보면 공대 앞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되는 곳에 당도하게 된다. 한 숨 돌리고 쉬었다가 이 코스에서 가장 험하고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국기봉에 올라서면 더 넓은 시야의 산하 모습이 마음을 시원하게 하여 준다. 여기서 내려가는 코스는 위험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크랙과 홀드의 위치를 알면 그렇게 위험하거나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초보자는 우회길로 돌아가는 것이 안전하다.

 

국기봉을 지나면 다시 바위 암벽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하나의 코스를 오르면 또 하나의 코스가 이어진다. 이 암벽의 스릴을 느끼며 올라가는 재미를 느끼려고 하면 끝이나고 연주대에 올라서게 된다. 연주대에서 시계를 보니 11:35분 이었다. 연주사로 조금 내려가다가 우측으로 631봉으로 올라가면 관악산 주 능선의 길이 암벽코스로 이어지는데, 이 암벽코스가 관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산행의 스릴을 감지하는 감동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연주대와 연주암의 모습이 그림같고 군사시설의 외관이 위엄을 주고, 연주사의 불경소리는 중생들의 사악함을 사하여 주는 영혼의 소리로 울려퍼진다. 연주사 헬기장에는 오늘도 시산제가 올려지고 있었으며, 관악산에 세 방송사의 안테나가 관악산을 지키고 있다. 멀리 경마장의 트랙이 쉬고 있는 한가 한 모습과 서울대공원의 경관이 조망되고 청계산이 건너 보이고 안양 넘어 수리산까지 가까이 접하게 된다.

 

631봉에서 내려가 578봉을 오르는 암벽길은 경사가 급하여 로프줄이 늘어져 있어 그 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능선길은 암벽이 연 이어져 산행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내려가는 길은 암벽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이 안부에는 막걸리를 파는 주점이 하나있다. 다시 549봉을 올라 조금 내려오니 길 옆에 자리가 좋아 이곳에서 중식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12:30분 이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먹는 산행의 점심은 언제나 꿀 맛이다. 

 

언제나 점심시간은 먹고 즐기는 시간이어서 1시간은 금시 지나간다. 후식까지 먹고 충분히 쉬었다가 다시 출발을 하였다. 우리는 암벽을 타고 내려가 건너편에서 청산님이 오지않아 기다리고 있다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천천히 출발하였다. 우리가 암벽 능선을 올라갔다가 내려와 우회길과 만나는 곳에 와도 청산님이 보이지 않아 따라 오겠지 하면서 진행을 하였다. 다음 암벽코스에 올라가 높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청산님이 오지를 않는다.

 

핸드폰을 꺼내 전화기를 켜니 청산님의 전화번호가 찍혀있다. 전화를 하였드니 높은 곳에 있는데 보이지 않느냐고 하면서 막걸리를 파는 곳에 있다고 한다. 두번 통화가 되었는데, 청산님이 있는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몰라서인지 서로의 위치를 이해하지 못하여 우왕좌왕 하게 되었다. 그 후 전화는 불통이 되어 하는수 없이 우리가 점심을 먹은 곳과 그 전의 막걸리 파는 곳까지 다시 가 보았으나 청산님은 만나지 못하고 본의 아닌 이산가족이 되었다.

 

많치않은 세 사람이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이산가족이 되고 나니 산행의 즐거움이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여기서 산행을 포기하고 하산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기분은 가라앉아 있지만 둘이서라도 산행은 진행하자며 팔봉 국기봉을향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서서히 옮겼다. 팔봉국기봉을 넘어오니 그곳에도 막걸리는 파는 곳이 있었다. 여기서 바로 진행을 하면 정부청사에서 오르는 오봉으로 연결이 되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팔봉능선으로 이어진다.

 

팔봉으로 접어들어 내려가는 길도 암벽길은 경사가 급하여 주의를 요한다. 팔봉을 오르는 길은 더 깊은 암벽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팔봉능선을 내려가면 암벽길은 오르고 내려가는 굴곡이 여덟개가 줄지어 있어 암벽산행의 멋을 즐기는 감동을 선사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이산가족의 아픔으로 즐거움이 반감되어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내려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데, 청산님 한테서 전화연락이 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날아갈 것 같았다. 

 

청산님은 벌서 삼성산 정상에 가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여장을 준비하여 무너미고개 입구에서 좌측으로 삼성산을 향하여 올라갔다. 마음은 급한데, 오르는 길의 경사까지 급하여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올라갔다. 오르는 중에 늘푸른님이 다리에 쥐가 난다고 하면서 배낭에서 침을 꺼내 다리에 몇번 침을 찌르고 나서 조금 숨을 돌리고 다시 서서히 올라갔다. 삼막사 사거리에서 이산가족 청산님을 반갑게 만났다.

 

아마도 우리가 암벽능선길로 가는 사이 청산님은 우리가 보이지 않아 빠른걸음으로 우회길을 통과하였는데, 우리는 뒤에서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여 그곳에서 거의 30여분을 지체한 사이에 청산님은 더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하여 우리보다 앞서가게 된 것이 이산가족이 된 사유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혜어졌다가 다시 만나 산행의 마무리를 같이 하게 되어 즐거움은 배가되고 우리의 오늘 산행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늘푸른님은 칼바위로 해서 호암산까지 산행계획을 세웠지만, 우리는 서울대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고 서서히 내려갔다. 그 계곡길도 길고 지루한 길이었다. 내려오다가 펑펑 쏟아지는 옹달샘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바가지 마시고 걸어서 내려오는 길은 그 넓은 길임에도 등산객으로 비좁았다. 오늘 관악산의 암벽코스는 산행의 묘미를 흠뻑 느끼게 하였고, 이산가족의 아픔을 맛보게 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