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상장능선 *-

paxlee 2006. 5. 2. 21:16

 

         진홍빛 진달래가 아름답게 수놓은 북한산 상장능선

 

산행일시 : 2006, 04, 30. 일요일 09:3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불광역, 만남의 장소(역 구내)
교 통 편  : 불광동 시외터미널에서 .구파발-의정부행(솔고개 하차)    
산행회원 : 청정님, 늘푸른님, 예주님, 소나무.                  
산행코스 : 솔고개-패타이어봉(325m)-상장봉-545봉-왕관봉(565m)-

                552봉-550봉-510봉-육모정고개-552봉-헬기장-영봉

                (608m)-하루재-우이동.

           - 상장능선 마지막 봉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

 

불광역에서 네 사람이 다정한 얼굴을 마주하고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의정부행 34번 버스 앞에는 등산객이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서 있었다. 줄 뒤에 서서 앞쪽을 바라보니 좌석의 자리는 다 체워지고 입석이 진행되고 있어 우리는 앞으로 가서 입석자리에 올라서니 발을 들여놓을 자리가 비좁다. 만원인 버스를 타고 힘든 산행을 출발(09:45)하였다.

 

이렇게 북한산 뒤쪽으로 산행을 할 때마다 차 타기가 어렵고 힘든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쪽 코스를 선택하게 되는 것은 산행의 즐거움이 쌓이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소 표지판에 솔고개라는 정류소 표시가 없어 버스 기사님에게 솔고개에서 내린다고  하였드니 용산예비군교육장에서 내리라고 하여 그 곳에서 하차를 하였는데, 지난번 그 솔고개가 아니다. 

 


                   - 약초 세신의 보라빛 꽃이 지면에 숨어있다. -

 

위로 아래로 살펴보아도 낯이 익은 곳이 아니다. 하는 수 없이 상장능선을 올려다 보면서 능선을 찾아 올라갔다. 처음에는 넓은 길이 있어 들어섰는데, 그 길에서 희미한 산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올라갔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서 길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없어 주위 상황을 살피며 길없는 산을수풀을 헤치며 올라갔다. 길을 만들어가는 산행이 되었다.

 

올라가는 곳에 약초 세신이 있어 살펴보니 그곳에 무리를 지어 대 여섯 포기가 눈길을 끌어 허리를 굽혀 자세히 살펴보니 잎새 밑에 남색을 띠는 예쁜 꽃이 숨어있다. 세신이 꽃을 피우는 것을 처음 보아서 그런지 신기하게 만 느껴졌다. 오늘 산행은 약초 세신의 꽃을 본 것 만으로도 가슴을 꽉체워 주는 즐거움이 충만하였다.

 


             - 보기 어려운 세신의 꽃이라 한번 더 보다 -

 

세신은 겨우 잎새 하나를 피우고 더 이상 자라지도 잎새를 늘리지도 않고 한 해를 살다가 가을이면 땅 속으로 스며 들었다가 봄이 오면 다시 솟아나 잎새와 꽃을 피우는 아주 보잘것 없는 식물이지만 그 약초의 향기는 그 어느 향기 보다 더 진하다. 산행을 하다가 물이 떨어져 목이 마를 때 그 뿌리를 캐어 입에 넣고 씹어면 갈증을 풀어주는 특효를 지닌 약초이다.  

 

우리는 디카로 세신의 꽃을 몇 장 담아서 길 없는 산길을 올라가니 땀이 솟아오른다. 그렇게 30여분을 올라갔더니 능선의 길을 만날 수 있었다. 상장능선을 바라본 후 좌측으로 발길을 옮겨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솔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났다. 우리는 한 정거장 앞서서 내린 것을 확인 할수 있었다.

 

      - 상장능선의 암벽 봉우리가 높이 솟아있다. -

 

여기서 부터는 상장능선의 정상코스를 따라 올라갔다. 땀을 흠뻑 흘리며 상장능선에 올라서면 좌측에 도봉산이 자리를 잡고 우측에는 능선을 이루고 있는 능선의 줄기와 계곡에는 혹독한 겨울을 견디어 온 나무마다 초록의 새 잎을 피우고 있어 그 푸르름
이 꽃 보다 더 싱그럽고 아름답다.

 

삼각산의 세 봉은 연무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겨우 숨은벽의 대 슬랩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영봉은 까마득하게 그 형상이 그려진다. 상장능선의 한적한 오솔길을 즐기며 걷다보면 첫 봉인 상장봉이 앞을 막아선다. 이 암벽을 오르는 길은 만만치가 않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크렉이나 발을 붙일 곳이 마땅치가 않다.

 

            - 상장능선의 한적한 오솔길 옆에는 진달래가 한창이다. -

 

 첫 봉은 정면으로 오르는 코스가 있고, 그 다음 우측으로 몇 발자국 돌아가면 오를 수 있는 암벽과 암벽사이의 오름길이 있다. 그리고 그 밑으로 돌아가면 또 하나의 길이 열려있다. 우리는 두 번째 코스로 올라갔다. 암벽을 오르는 재미는 긴장감을 간직하며 정상에 오르면 그 쾌감은 산행의 진수를 한 아름 안겨준다.

 

우리 일행 네 명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코스를 통과 할 때는 손을 잡아주기도 하면서 함께 힘든 코스를 어렵게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왔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땀도 닦
고 쉬면서 간식도 나누어 먹었다.
첫 봉을 무사히 통과한 후 조금 걷다보면 이번에는 두번째 봉인 545봉이 기다리고 있다.

 


           - 암벽을 네 발로 오르는 모습들 -

 

이 코스는 크렉과 발 붙이는 곳이 확보되어 있어 조금은 오르기 쉬운 암벽길이다. 그러나 암벽길은 언제나 주의하고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정상에 서면 시원한 산하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넓은 곳을 많이 보면 자신의 마음도 그 만큼 넓어지는 것을 알수 있다.

 

다시 능선길을 걸으면 바위가 없는 흙 길은 낙엽이 밟히는 오솔길이 이어진다. 길 좌측에는 참나무등 잡목이 우거져 있고 그 우측에는 소나무가 많아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살피며 낭만이 가득한 호젖한 산길을 걸어가면 이번에는 세번째 봉인 왕관봉(565m)이 솟아있다.

               - 암벽을 오를 때는 로프를 잡고... -

 

앞의 1봉과 2봉 보다 난 코스이다. 돌아가려고 하니 예주님이 올라가자고 서둔다.

예주님이 오른다고 하니 모두가 오르기로 하고 늘푸른님이 먼저 올라가고 그 뒤에 소나무가 올라가는데, 앞으로 튀어나온 바위를 오르는 곳에서는 앞서 오른 늘푸른님이 손을 잡아주어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 가지가 멋진 소나무와 함께 -

 

다음에는 예주님이 오르고 청정님이 올라갔다. 이곳을 오르면 정상까지 무난히 오를 수 있다. 문제는 하산하는 코스가 난 코스 중에서 난 코스이다. 이 코스는 바위와 암벽의 좁은 공간을 통과해야 한다. 통과한 경험이 있는 소나무가 배낭을 벗어놓고 먼저 내려갔다.

 

첫 번째 암벽을 내려서려고 하면 왼발이 바위사이에 끼어 잘 빠지지 않아 조심스럽게 발을 빼서 좁은 공간에 내려서서 쉬었다가 튀어나온 바위의 안쪽을 잡고 한발 한발 내려오는데, 발 놓을 자리가 경사 심해 아주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다음에는 청정님이 내려와 중간에서 배낭을 차례로 받아 내려보내고 순조롭게 모두가 무사히 내려왔다.

 

            - 우리가 넘어온 상장능선 1봉, 2봉, 3봉을 배경으로 -


 

우리 다음 팀의 배낭도 받아주고 한 분이 내려오는 것을 도와주고 우리는 다시 오솔길을 걸었다. 이제는 상장능선의 가장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지고 몇 구비의 능선도 넘어서 오다가 길 옆에 편편한 바위가 펼처져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12:30)를 하였다.  

 

 좌측길로 가야하는데, 우측 길로 잘못들어서 내려오다 보니 이길이 아니어서 우리는 좌측으로 허리를 돌아 가는 길이 다행이 있어 아무도 다니지 않는 조용한 길을 걸어서 그 능선길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앞에 보이는 뾰족하게 높은 마지막 봉이 선망의 대상으로 솟아있다. 7부능선 그 아래에는 진달래가 모두 꽃 잎을 떨어뜨렸으나, 상장능선 오솔길에는 진달래가 만개하였다.

                - 진달래가 한창인 상장능선애서 -

 

마지막 봉의 암벽 사이사이에는 진홍빛의 진달래가 암벽을 예쁜 옷으로 단장을 한것 처럼 아름다웠다. 이 봉은 먼곳에서 바라보면 몹시 날카롭게 솟아있어 오르기 어려울 것 같으나 막상 오르면 누구나 쉽게오를 수 있는 코스라 모두가 이 코스를 오른다. 마지막에 올라서니 이제는 인수봉과 백운대가 그 자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영봉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선다.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육모정고개이다. 여기서 쉬고있는데, 아차산에서 용마산, 망우산, 구릉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서울대간이라는 깃발을 달고 서울9개산을 종주하는 산악회원들이 우이동에서 몰려 올라온다. '서울대간'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수도북' 보다 더 긴 코스를 종주하는 산악회도 있으니 그들의 산 사랑은 산처럼 높기도, 하고 계곡처럼 깊기도 하고, 물처럼 맑기도 하다. 

 

          - 하산길에 만난 철쭉도 활짝 피어나고 -

 

우리는 영봉을 향해 올라갔다. 조금오르면 길 좌쪽에 산불로 인해 소나무의 고사목이 앙상한 가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나 푸른 숲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헬기장을 거처 영봉에 올라서니 많은 등산객이 모여있다. 인수봉에는 오늘도 암벽을 오르는 메니아들이 새까맣게 붙어있다. 영봉에 잠든 영영들은 언제나 인수봉을 그리며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계지.....

 

영봉 하산길은 바위가 많은 가파른 경사 길 이어서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내려오는 길이 무척넓다. 하루재에 도착하니 굳게 닫쳐있던 울타리가 열려있다. 도선사 주차장에서 부터 걸어야하는 닥닥한 세멘트길이 싫어서 우리는 깔닥고개를 내여오다가 좌측 능선으로 하산하는 길을 걸었다. 완만한 능선길은 아주 부드럽고 길 좌우에는 절쭉과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 누구의 모습인가 인상적이다. -


내려오는 길에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가료를 받느라고 산행을 하지 못한 거북이님과 방실님이 우리를 마중나와 참으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날수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 옆 순두부집에 들어가 간단하게 뒤풀이를 하면서 정다운 정을 한겹 더 쌓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늘 상장능선 산행은 암벽코스가 멋있고 한적한 오솔길에 진달래가 만발한 정겨운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 사진 : 청정님의 작품 ]

 [  글   : 4050 정다운산악회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