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서울의 산, 청계산 *-

paxlee 2006. 6. 18. 23:04

 

                                  서울의 산, 청계산

 

산행일시 : 2006, 06, 18. 일요일 오전 09 :30.
모임장소 : 전철 3호선 양제역 5번출구밖 만남의 장소.
산행코스 : 원터골 청계산입구-길마재-상적동 삼거리-매바위-매봉-흡월재-만경대-

                 이수봉-옛골 하산.

 

청계산은 서울의 서초구에 접해있고, 성남시, 과천시, 의왕시에 그 자락을 펼치고 서 있는 산이다. 청계산은 시내에서의 접근로가 가깝고 편리하여 강남의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산이며, 이 산의 정상인 만경대(618m)가 그렇게 높지 않으나 산세는 큰 편이고, 계곡이 깊으며, 수목이 울창하고, 산길이 황토 흙 길이어서 산행의 멋이 풍겨나는 아름다운 산이다.

 

청계산의 유래를 살펴보면 청계산이란 이름은 대동여지도에 있고, 그전에는 청룡산이란 이름이 이색(고려말의 학자 목은, 포은, 야은 등 고려말의 삼은)의 시에 보인다. 청룡산의 유래는 과천관아의 진 산을 관악산으로 볼 때 과천관아의 왼편에 청계산은 풍수지리의 ‘좌청룡’ 형국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수리산을 관악산의 오른편에 있다 하여 백호산이라 불렀다.

 

고려말,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분개한 정공산, 이색, 조윤, 변계량등 우국절사들이 청계사와 망경대, 금정수에 숨어들어 고려의 국권회복을 꾀 했던 곳 이기도 하다. 망경대는 고려말에 조견이 올라 개성을 바라보며 슬퍼하였다는 곳이며, 이수봉은 연산군때 유학자인 정여창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이 산에 은거하면서 생명의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다는 데서 생긴 지명이고, 국사봉은 이색 등이 기우는 고려를 걱정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청계산 산행은 양제역에서 옛골행 4312번 버스로 원터골 청계산입구에서 시작하던지, 종점 옛골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제역에서 화물터미널행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청계산을 오르면 옛골까지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반대로 옛골에서 화물터미널까지 역으로 산행하는 것이 경사 길의 오름길을 하산길로 이용하므로 조금은 수고를 들어주기도 한다. 옛골에서 이수봉을 오르는 길도 경사 길이어서 조금 힘들어 하는 코스이다.

 

이수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국사봉(540m)으로 이어진다. 약 20분쯤 부지런이 걸으면 도착한다. 흔히들 국사봉을 가 보지않고 청계산을 다녀왔다고 말하지 말라고 전하는 말이 있다. 그러나 청계산을 산행하면서 국사봉을 거처가는 길목이 아니고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코스여서 대부분 지나치고 있다. 그러나 청계산에서 수원 광교산을 이어서 종주하는 팀은 국사봉을 거처 하오고개로 하산을 하여야 한다.  

 

이수봉(545m)에서 능선길을 따라 절고개로 내려가 청계사로 하산하는 길이있고, 우측으로 내려가 망경대를 오르는 코스가 청계산을 산행하는 능선길이다. 석기봉에서 청계산 정상 만경대(618m)에 올라 설 수 있다. 이 오름길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만경대에서 과천쪽을 바라보면 서울랜드의 동물원과 놀이기구, 공원호수가 시원함을 전하고, 과천 경마장의 트랙이 인상적이다. 시내 건너편에 자리잡은 관악산은 과천의 진산으로 손색이 없다. 

 

만경대 정상은 군사지역이어서 그 앞쪽에 있는 바위봉우리가 만경대를 대신하고 있다. 여기서 망경대를 우회하는 길이 조금은 난 코스이다.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는 길은 암벽과 경사가 급하여 가장 힘든 코스다. 능선에 땀을 흠뻑 흘리며 올라가 다시 암벽에 오르면 가슴이 시원하게 트인다. 청계산이 육산이지만 만경대에서 흡월재까지의 암벽코스가 있다. 흡월재에서 매봉을 오르는 길도 경사길을 올라가야 한다.

 

매봉이 청계산의 거의 중간쯤에 있기 때문에 이곳은 항산 등산객이 분빈다. 장소는 넓지않고 좁은 공간이지만 매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 벤취는 모자란다. 한쪽에 "유치환님의 바위"라는 시가 걸려있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憶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生命)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매봉에서 매바위는 지척에 가까운 거리에 있다. 매바위에서 망경대와 이수봉을 되돌아보면 산세는 무척 활기차고 푸른 녹음은 능선과 계곡을 덮고 소나무의 노송이 우거지고 참나무의 강인한 모습들이 청계산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매바위가 암벽이어서 내려가는 길도 바위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조금 더 진행하면 상적동 삼거리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원터골로 하산하는 길이다. 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돌문바위을 세번 돌아서 지나가면 청계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다. 

 

원터골 청계산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등산객이 옛골기점에서 산행하는 등산객 만큼 많다. 길마재에서 좌 우측길이 갈린다. 곳곳에 약수터가 많아 물이 모자라면 보충할 수있다. 다시 상적동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이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서 부터는 황토길이어서 산행이 즐겁다. 내리막에는 나무계단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서초구에서 관활하는 길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길이 있고, 곳곳에 쉼터가 있어 벤취들이 길 옆에 많이 설치되어 있다. 

 

청계산은 시내와 거리가 가깝고 산세가 부드러워 등산객도 많이 오르지만 가볍게 산책을 하는 시민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녹음이 우거진 숲속의 길과 계곡의 맑은 물 길을 따라 걷는 산길은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청계산은 혼자 걸으도 좋지만 친구 몇 명과 동호인, 산악회 회원과 함께 산행하면서 만남의 정을 나누고 산행의 즐거움은 같이 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진하게 느낄 수 있어 좋다.

 

오늘은 '4050 정다운산악회' 회원 몇 명이 원터골 청계산 입구에서 출발하여 길마재 팔가정 정자를 지나 돌문바위를 돌아서 상적동 삼거리를 지나 매바위, 매봉, 망경대, 이수봉을 거처 옛골로 하산을 하였다. 땀을 함께 뻘뻘 흘리며 산행을 하고 하산길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그 느낌은 산행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산행은 산행코스도 좋아야 하고, 날씨 또 한 청명하고 바람이 조금 불어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호인 몇 명이 함께하는 산행을 산행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