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서울의 산, 관악산에서 *-

paxlee 2006. 7. 4. 23:43

 

                    서울의 산, 관악산에서.

 

산행일시 -> 7월 2일(일요일) 09 :30
모임장소 -> 2호선 낙성대역 4번 출구
산행코스 -> 서울대 신공학관뒤ㅡ암벽능선코스-제1국기봉ㅡ연주대ㅡ말바위ㅡ방송탑안부-

                  팔봉정상에서 중식ㅡ팔봉능선 암벽코스-무너미고개-호수공원-관악산 입구.
산행회원 -> 고니님, 고니1님, 2님, 민들레님, 아우게님, 아우게1님, 청산님, 방이사자님,

                  늘푸른님, 그린님, 소나무.  (4050 정다운산악회/ 번개대장 : 늘푸른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산행을 망설이다가 정다운님들을 만나기 위해 밖을 나서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다시 들어가 우산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비가 올것인가? 개일 것인가? 하늘을 무겁게 덮고 있는 구름과 안개와 운무가 시야를 가려 날씨를 예측 할 수가 없었다. 안개가 이렇게 짙게 겹겹히 덮혀있으니,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을 하면서 관악산으로 달려갔다.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9시 30분이 다되어 낙성대역에 내리니 어디쯤 오고 있느냐고 콜이 울린다. 

 

오랜만에 방이사자님이 참석하여 무척 반가웠다. 이어서 민들레님과 그린님이 도착하여 우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대 구내의 푸른숲이 우거진 캠퍼스를 돌아 공학관앞에서 내렸다. 서울대학의 캠퍼스는 거대한 도시를 연상케한다. 자연의 숲이 무성하고, 잔디광장이 잘 마련된 곳곳에 수 없이 많은 학교건물이 자리를 잡고있다. 학교 면적이 엄청나게 넓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가 오고가는 캠퍼스는 아마 서울대학 뿐일 것이다. 관악산 자락에 서울대학이 자리를 잡고있어 관악산은더욱 그 산세가 우월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관악산을 오르는 코스는 많치만 서울대학 공학관에서 출발하여 뒤쪽 암벽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은 험하고 힘이들어 땀을 많이 흘려야 하고 숨 소리도 거칠게 토하며 올라가야 한다. 암벽을 올라서면 전망이 좋은데, 오늘은 하늘과 땅 사이에 운해가 가려 하나가 되어 있다. 시야가 50m도 되지않아 앞만 보고 올라가야 하는 오늘같은 날은 산하의 모습은 애써 바라볼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저 구름사이를 유영하는 기분으로 오르다가 힘이 들고 땀이 흐르면 바위에 앉아 쉬어서 다시 또 올라간다.

 

경사가 급한 능선길에는 암벽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암벽타는 아기자기한 멋을 아는 등산객에게는 즐거움이 넘치는코스이지만, 아직 암벽에 두려움을 먼저 느끼는 분들에는 고통서러운 코스가 되기도 한다. 제1국기봉에 올라서면 땀을 진하게 흘리며 올라온 자부심은 높게 오른 만큼 마음은 넓어지는 느낌은 받는다. 제1국기봉은 올라오는 것 보다내려가는 데, 애로를 감지하게 된다. 크렉과 발 붙이는 자리의 순서를 안다면 누구나 진행할 수 있지만 초심자는 우회도로로 돌아가야 한다.

 

제1국기봉을 넘어 바위에서 쉬고 있으니 운해가 서서히 겉히고 햇살이 살며시 산을 비추어 준다. 우리는 연주대에 올라 다시 거친 숨을 고르고 잠시 쉬었다가 관악산 주능선의 암벽코스를 따라 산행을 진행하였다. 말바위에서 관악산 정상을 되돌아 보는 조망은 일품이다. 연주대 우측 암벽위에 자리잡은 연주암자는 보는 이의 눈길을 시리게 한다. 사당역에서 올라오는 봉우리에도 등산객은 머물러있고 과천쪽에서 오르는 등산객도 줄을 있고 있다. 방송송신탑 안부에도 계곡길로 오르는 등산객이 무리를 지어 오른다. 

 

계속이어지는 능선길은 암벽을 오르고 넘고 하면서 진행하면서 오봉능선의 힘차게 뻗아내린 산세를 보면서 저렇게 힘찬 능선들이 관악산의 연주대를 받치고 있으니 관악산의 암벽은 더 장엄하게 우리 앞에 다가 서는 것 같다. 우리는 팔봉능선으로 우회전을 하여 첫 봉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육봉능선의 국기봉을 바라보면 안양으로 뻗어내린 능선의 수려함이 눈길을 끈다. 둘러앉아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오늘도 상치와 쑥갓 풋고추가 입맛을 당긴다. 우선 시원한 막걸리를 한잔씩 하고 식사를 하였다.

 

회원들의 수가 많으니 자연 반찬의 가지수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과 감식초, 냉커피, 과일, 떡 등먹거리가 다양하고 맛 또한 일품이다. 배가 부른 것 못지않게 마음을 열어놓고 나누는 대화는 서로의 믿음을 주고 받는 자리가 되어 산행의 진수는 여기에 배여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산행에서는 사회의 제도를 초월하여 오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현재에 주어지는 환경에 모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보여주는 것 만을 보고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산행하는 인간관계의 예절이 아닌가 한다. 

 

굽이굽이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팔봉능선의 암벽코스는 등산하는 의미를 알게해 주는 산행이 되어 언제 누구와 가도 즐겁고 멋과 감동을 만끽하게 해 주는 능선이다. 깍아지른 칼바위의 위엄이 병풍처럼 서있고, 두꺼비바위에서 삼성산을 바라보는 조망은 시원하고 마음을 푸르게 넓게 열어주는 느낌을 준다. 조금 내려가면 왕관바위가 있다. 오늘따라 왼 등산객이 그 곳에 빽빽하게 올라가 있다. 이렇게 팔봉능선을 내려서면 물소리가 우리를 부른다. 개울물에 발을 담그면 그 시원함이 뼈속까지 파고든다.

 

무너미고개를 넘어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면 길에는 바위가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약수터에서 줄을 서서 빈 물병에 다시 약수물을 채워 그 길고 긴 계곡길을 내려오는 길은 하산인파가 길을 메운다. 호수공원을 지나면 넓은 도로 시멘트길이 관악산 입구 광장으로 이어진다. 그냥 헤어지기가 섭하다며 상가 지하 식당가에 들어가 간단히 한잔 하면서 뒤풀이로 다시 웃음꽃을 한바탕 피우고 우리는 다음산행 때 까지 일상속으로 들어간다.